
▲ 미국 마이크론이 곧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마이크론이 콘퍼런스콜에서 제시할 HBM 실적 및 시장 전망은 SK하이닉스의 매출과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로 꼽힌다. SK하이닉스의 HBM 메모리 기술 전시용 모형.
마이크론이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및 공급 상황과 관련해 제시할 분석 및 향후 시장 전망이 반도체 업황 흐름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근거이기 때문이다.
투자전문지 팁랭크스는 22일 “마이크론 주가는 올해 들어 HBM 수요에 투자자들의 낙관론을 반영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다”고 보도했다.
팁랭크스에 따르면 월스트리트 증권사들은 회계연도 4분기 마이크론 주당순이익(EPS)을 평균 2.81달러, 매출은 111억2천만 달러(약 15조5천억 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회계연도 4분기와 비교해 주당순이익은 138%, 매출은 43% 증가하는 수치다.
증권사 로젠블라트는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앞두고 “내년까지 D램 및 낸드플래시 공급은 제한되고 인공지능(AI) 분야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며 반도체 업황에 긍정적 전망을 전했다.
로젠블라트는 이미 D램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 상태라고 판단하며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분야의 수요가 메모리반도체 업황 강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투자기관 TD코웬은 마이크론의 실적에 낙관적 관측을 전하면서도 내년 HBM 평균 가격의 변동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인공지능 반도체에 주로 사용되는 HBM은 수익성이 높고 수요 증가세도 가팔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실적에 가장 중요한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은 모두 엔비디아와 AMD 인공지능 반도체에 쓰이는 HBM3E 등 새 규격 반도체의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공격적으로 생산 증설에 나서고 있다.
이르면 내년부터 공급이 본격화될 HBM4 규격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개발 및 설비 투자 경쟁도 본격적으로 힘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제조사들의 투자 경쟁이 일시적으로 수요 불균형을 낳아 공급 과잉을 이끌면서 HBM 업황 부진과 평균 가격 하락을 이끌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소수 고객사에 HBM 수요가 절대적으로 좌우되는 만큼 신형 인공지능 반도체 출시 시기나 공급 차질 여부도 중요한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마이크론이 이번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와 관련해 내놓을 분석 및 향후 시장 전망은 SK하이닉스 실적에도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가 현재 HBM 시장에서 부동의 1위 기업으로 자리잡은 만큼 업황 변동에도 자연히 가장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는 최근 기술 세미나에서 HBM 시장이 2027년부터 공급 과잉 국면에 진입한 뒤 수 년에 걸쳐 부진한 업황을 이어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의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되며 공급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업황이 악화하기 시작하는 시기는 이런 예측보다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
마이크론은 현지시각으로 23일 장 마감 뒤 실적을 발표하고 콘퍼런스콜을 진행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