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 국힘 8월 전당대회 관전포인트, '당대표·재보궐·전략적 휴식' 한동훈 선택지는
- 국민의힘이 8월 전당대회 개최를 공식화하면서 당권 경쟁의 막이 올랐다.한동훈 전 대표는 여전히 유력한 당권주자로 거론되지만 출마 여부를 놓고 내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당권 도전 외에도 내년 재보궐 선거 출마나 '전략적 휴식' 등 다양한 선택지가 거론되며 그의 행보에 야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6일 국민의힘 안팎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당 내부에 '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갖춰지며 8월 전당대회 개최가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앞서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연 비대위원장 취임 기자회견에서 '이번에 출범한 비대위는 새로운 당 지도부가 들어설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기구'라며 '비록 여러 제약 조건이 있지만 국민의힘이 승리하는 야당으로 거듭나는 데 초석을 놓는다는 심정으로 일을 하겠다'고 강조했다.국민의힘 전국위원회는 전날인 1일 오전 비대위 설치의 건과 비대위원장 임명안을 안건으로 올려 의결했다. 이후 오후에는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비대위원 임명안을 처리했다. 비대위를 설치하고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건에 전국위원 802명 가운데 538명(67.1%)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417명(찬성률 77.5%)으로 원안이 의결됐다.이로써 국민의힘은 '관리형 비대위' 체제로 8월 전당대회를 운영하기로 최종 확정했다.이처럼 비대위 체제 구축을 서두른 것은 임시 지도부 체제로 거대 여당과 맞서기 어려운 만큼 하루빨리 새 공식 지도부를 임명해 안정감을 가져와야 한다는 취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8월 전당대회 개최가 가시권에 들어온 만큼 곧바로 여러 당권 후보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당 안팎에서는 여러 후보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기 시작했다.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6월27일 인천을 방문하고 25일과 18일엔 각각 부산과 대구를 찾아 민심 투어를 진행해 '차기 당권'을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안철수 의원은 2일 당 혁신위원장에 내정되며 '전당대회가 8월 중순에 열리면 혁신위 활동과 신임 당대표 선출이 겹친다. 이에 전당대회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일각에선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당권을 노린다는 말이 나온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일단 선을 긋고 있지만 지난 6월21일 제주를 시작으로 인천·강원·울산·충청 등을 돌며 잠재적 당권 후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력한 당대표 후보로 꼽혔던 김문수 전 대선 후보는 당 안팎 인사들을 두루 만나면서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가장 유력한 당권주자 가운데 하나인 한 전 대표는 최근 공식 행보는 자제하고 있지만 공개 행보를 지속하면서 당권 도전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한 전 대표는 6월26일 대구에서 열린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에 참석해 뮤지컬을 관람했다. 같은 달 24일에는 한국 영화를 주제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등 대중과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 여부나 나토 정상회의 불참 등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오고 있다.한 전 대표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어도 지금은 중국 전승절 불참이 국익에 맞는다. 지금은 새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국내외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할 때'라며 '이미 이른바 자주파 인사 중용, 나토 회의 불참 등으로 새 정부 외교의 방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절대다수의 서방 주요국 정상들이 불참하는 중국 전승절 행사에 한국의 새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낸다면 우리 파트너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고 적었다.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6월29일 경기도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충무동산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3주년 기념식'에서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하지만 친한(친한동훈)계 내에서는 출마 여부를 두고 찬반이 나뉘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원내대표 선거 이후 불출마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을 두고 '한 80% 정도 된다'며 '한 대표께서도 이제 판단을 하시겠지만 여러 가지 정치 상황이 지금 당대표가 된다 한들 또 원내에서 저항하면서 갈등이 계속 유발될 것이고 그럼 당대표로서 이걸 포지션 잡기도 애매하다'고 말했다.특히 당선된다고 해도 내년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는 만큼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권이 있는 차기 당권을 노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6월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재명 정부가 내년 지방선거까지는 국민에게 인기를 얻으려는 노력을 많이 할 것 같은데 이런 상황에서 한동훈이 혼자 원맨쇼를 해서 지방선거를 이길 수 있겠나'라며 '만약에 지선에서 지면 어떻게 하겠나? 한동훈은 선거 나가면 지는 사람이라고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만약 한 전 대표의 당권 도전이 불발될 경우 당 안팎에선 그의 내년 재보궐 선거 출마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전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이나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지역구였던 충남 아산을 등을 거론하고 있다.하지만 이 역시 험지에 가까운 지역구들이라 등 떠밀기식이 아닌 다음에야 현실성 있는 주장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3일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 그 지역구에서 후계자와 싸우는 모습을 통해 진짜 중도와 수도권에서 먹히는지 선거를 통해 한번 입증해 증명해야 된다'며 '(한 전 대표는) 항상 꽃길만 걸었다. 이것을 고깝게 듣고 우리를 사지로 민다고 판단하면 그냥 그릇이 그것밖에 안 되는 것이다. 계속 집안 싸움 전문가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6월24일 TV조선 유튜브 '강펀치'에서 한 전 대표가 인천 계양을, 용인갑, 충남 아산을 등에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 '선거 중 제일 난이도가 어려운 게 보궐이고 셋 다 어려운 지역구'라며 '내년 보궐선거는 이재명 정부 지지율이 꺾이기 전인 데다 당력을 총동원할 것이다. 여기서 이기면 굉장한 정치적 동력을 얻지만 안 되면 황교안 전 대표와 같이 된다'고 말했다.친한계 일각에서는한 전 대표가 이번 전당대회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미래가 불확실한 만큼 대선 후보 경선 패배 이후 당장 '1승'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국민의힘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지선과 당 내부 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이번에 출마하지 않으면 다음 번에 다시 당권을 잡을 기회가 무조건 온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야권 흐름에 밝은 이준석 의원은 한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높게 바라봤다.이준석 의원은 6월24일 TV조선 유튜브 '강펀치'에서 '한동훈 전 대표의 행동은 아무리 봐도 안 나올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100%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