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 장동혁 국힘 쇄신안 뜯어보니, '윤석열과 단절' 외에 숨어있는 세가지 함정
-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가 그동안 피해왔던 계엄 사과를 단행하며 쇄신안을 발표했다.다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단절하겠다는 언급이 없어 '팥 없는 진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명 변경과 신진 인사 수혈을 통해 6월 지방선거를 준비하겠다는 것으로 읽혀 벌써부터 우려를 낳고 있다.장 대표는 7일 오전 서울시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이기는 변화'라는 이름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며 "2024년 12월3일 선포된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으로서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히며 당 쇄신안을 발표했다.장 대표는 이날 쇄신안 발표를 통해 12·3 계엄에 사과했지만 윤 전 대통령 및'윤 어게인' 세력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기자회견임에도 취재진 일문일답 순서도 없었다. 이에 핵심을 비켜갔다는 평가가 나온다.여기에 장 대표가 이날 제기한 '외연 확장' 등 쇄신의 구체적 방안도 성공 가능성에 대해선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모두와 함께 '이재명 독재 타도', 그런데 한동훈 전 대표는?장 대표는 '이재명 정부 독재 타도'를 강조하며 광범위한 연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장 대표는 이날 "이기는 선거를 위해 폭넓게 정치 연대도 펼쳐 나가겠다"며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동의하고 이재명 정권의 독재를 막아내는 데 뜻을 같이한다면 마음을 열고 누구와도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그런데 그가 말한 '누구나'에 한 전 대표가 포함될 것인지 여부가 첫 번째 질문으로 떠오른다.한 전 대표 역시 이재명 정부 비판에 앞장서고 있다.한 전 대표는 지난해 5월7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떨어진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한민국을 위해 이재명 독재와 계속 싸우겠다"고 말했다.하지만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와 손잡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장 대표는 최근 한 전 대표의 '당게(당원게시판 사건) 사건' 징계 여부를 결정할 윤리위 구성을 마쳤다. 윤리위원 선임 뒤 불과 하루 만에 3명이 사퇴했음에도 나머지 위원들이 윤민우 가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를 새 윤리위원장을 호선했다.윤 교수는 국가정보원 자문위원 및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국군방첩사령부 자문위원을 맡기도 했다. 그는 2023년 11월 언론 기고문에 "내년 한국 총선에 중국이 개입할 동기와 역량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이에 정치권에서 장 대표가 연대의 손길을 내밀 곳은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장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황색 넥타이를 맸다. 국민의힘의 빨간색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지방선거 공천 '이기는 룰'은 누가 이기는 것일까장 대표는 이날 "지방선거 공천의 룰을 이기는 룰로 바꾸겠다"며 "경선을 원칙으로 하되 이기는 선거가 되도록 지역과 대상에 따라 당심 반영 비율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이기는 룰'의 내용이 불분명한 가운데 장 대표가 공천 룰 개편을 통해 자신의 당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정치권에서 나온다.현재 국민의힘 지방선거 출마자들 가운데 중도 표심을 의식하는 이들은 대체적으로장동혁 대표의 강경노선에 반대하고 있다. 이에 후보자 경선 과정에서 당심 반영 비율을 높여 이들을 제어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장 대표는 '이기는 룰' 외에도 지방선거 관리 방침으로 △일정 규모 이상 기초단체장은 당에서 직접 관리 △일정수 요구 이상 최고위 의결 넘어 전당원 투표 등을 내놨다.◆ 여의도연구원 쇄신장 대표는 국민의힘의 공식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전문가 네트워크 허브로 변화시키겠다고 공언했다.장 대표는 이날 "여의도연구원을 전문가 네트워크 허브로 재탄생시켜, 예산을 대폭 보강해서 정책 개발 기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겠다"라고 밝혔다.윤석열전 대통령이 2025년 12월24일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속행 공판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여의도연구원은 정책 연구와 공약 개발은 물론 선거 국면에서 여론조사를 통해 민심을 분석하고 전략 판단의 근거를 제공해온 국민의힘 핵심 조직이다. 하지만 최근 여의도연구원은 제대로 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여기에는 장 대표가 직접 임명한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 핵심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다. 장예찬 부원장은 강성 발언을 쏟아내며 장 대표의 '충실한 스피커' 노릇을 하고 있다.이를테면 장 부원장은 5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제가 부산 사람이라 돼지국밥 참 좋아하는데 돼지국밥에 케첩 뿌리는 게 통합은 아니다"라며 "그 누구와도 우리가 손을 내밀고 통합하고 연대할 수 있는데 아직도 사과와 반성을 안 하는 한 전 대표와 통합하라는 건 '돼지국밥에 케첩 뿌리라는 주문'으로밖에 안 들린다"고 말했다.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여의도연구원에 예산을 추가로 투입하겠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며, 정책 연구보다 자신의 행보를 정치적으로 뒷받침할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이날 오후 MBC라디오 '뉴스 바사삭'에서 "장 부원장이 정책 전문가라고 볼 수는 없다"며 "그러면 장예찬씨에 대한 조치를 하지 않고 예산을 대폭 보강하겠다라는 것은 장예찬씨의 활동비를 좀 많이 높여 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바라봤다.한편 장 대표가 이날 공식적으로 12·3 계엄 사과를 했지만 당내 반응은 엇갈렸다.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 대표께서 잘못된 과거를 단호히 끊어내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변화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반면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쇄신안을 두고 "내부 인테리어 수준"이라며 "국민이 바라는 진정한 변화와 쇄신의 선결 조건은 윤 전 대통령과 비상계엄을 옹호해 온 정치 세력, 부정선거 음모론자들과의 명확한 절연"이라고 주장했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