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 '한국거래소 지주회사 전환' 법제화 급류, 코스닥 맞춤형 관리로 '3천닥' 드라이브
- 여권이 코스피 5천을 달성한 기세를 몰아 코스닥 3천이라는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법제 정비에 나선다.코스피와 코스닥은 2005년 한국거래소 아래 통합됐는데, 여권은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코스닥에 '맞춤형' 운영체계를 적용한다면 코스닥 3천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9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민주당과 정부는 한국거래소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코스닥 시장 부양을 모색하고 있다.앞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이 법안은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 형태로 전환하고 코스닥과 코스피 시장을 그 아래 자회사 형태로 두는 것을 뼈대로 한다. 이는 코스닥 시장을 맞춤형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김 의원 쪽은 법안 준비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와 논의를 진행했다고 비즈니스포스트 쪽에 밝혔다.해당법안에는 △거래소 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해 코스피·코스닥 등 시장을 자회사 형태로 분리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각 시장 특성에 맞는 상장·감시·퇴출 기준을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며 △시장감시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시장감시법인 설립 근거를 신설해 감시 기능의 독립성과 신뢰를 강화하고 △지정거래소의 청산·결제업무를 전문기관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청와대도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 추진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코스피 5천에 이어 코스닥 3천을 향해 가는 바탕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드러냈다.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6일 보도된 서울경제 인터뷰에서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각각 자회사로 분리하고 기업공개(IPO)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여권은 코스닥 시장에 '다산다사'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시장 기업공개(IPO) 기준을 낮춰 많은 기업들이 진입할 수 있게 하면서 상장 후 평가 기준을 정비해 일정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기업들은 곧바로 퇴출시키자는 것이다.김 정책실장은 이번 인터뷰에서 "IMF금융구제 상황에서 망연자실한 선배들이 젊은 너희들이 한번 해보라는 분위기가 있었고 코스닥 시장을 만든 뒤 나스닥 열풍과 맞물려 코스닥에도 불이 붙었던 시절이었다. 당시 '다산다사'가 코스닥 시장의 핵심 요소였다"며 "상장 심사는 지나친 엄격성을 배제하고 많이 상장시키되 2년 내에 퍼포먼스를 못내는 기업은 빠르게 퇴출시킨다는 목표였지만 정작 상장 폐지시 책임소재와 투자자 반발들이 있다보니 시장 퇴출은 없고 (좀비)기업은 쌓여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2000년 초반에는 나스닥 열풍이 시들해지자 코스닥도 타격을 받아 수백개 기업이 한꺼번에 퇴출됐다"며 "엄청난 지탄을 받자 아예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버려서 출범한 게 한국거래소"라고 덧붙였다.2005년 한국거래소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이 통합되면서 코스닥 시장은 '내리막길'을 걸었다.윤병섭 교수와 김승훈 교수(당시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경영학과)는 2016년 2월 '한국거래소의 코스닥시장 분리 방안' 논문에서 2005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한국거래소 아래 통합한 이후 코스닥 시장이 코스피 시장과 유사해진 '동형화'가 일어나면서 코스닥 시장이 부진해졌다고 지적했다.논문에 따르면 2005년에서 2014년 사이 코스피 지수는 38.87% 상승했지만 코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22.63% 하락했다.또 코스닥 시장에서 기업 창업 후 IPO까지 걸리는 시간이 2005년에는 평균 9년이었지만 2013년에는 13.8년으로 늘어났다고 지적한다.코스닥 시장은 2000년대 2800대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2004년 320대까지 폭락하기도 했다.5일 서울시 중구 우리은행 입구에 코스피 및코스닥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57%포인트 하락 1108.41로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한국거래소의 지주화는 2015년에도 추진된 바 있다.이진복 당시 새누리당 의원은 2015년 9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해당 법안에는 거래소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하고 한국거래소 아래 사업부문으로 운영되고 있는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파생상품시장을 각각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분할하는 내용이 담겼다.2015년 이진복 의원이 발의한 자본시장 개정법안에는 한국거래소를 상장하는 내용도 담겼다.한국거래소는 비상장 주식회사이긴 하지만 사실상 독점 지위를 가진 국내 유일의 정규 거래소라는 점에서 공공성이 강하다. 당시에도 이런 성격의 한국거래소가 상장돼 주가 상승 등으로 차익을 실현하게 되면 공공 인프라를 민간의 이익 추구 수단으로 전락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됐다.외국에서는 이미 거래소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 상장해 운영하는 방식이 보편화돼 있다.홍콩 런던 뉴욕 프랑크푸르트 등 주요 거래소들은 이미 회원제에서 벗어나 '지주회사화+상장회사' 모델로 전환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자본시장 경쟁력과 자금조달 기능을 강화해왔다.미국 나스닥(Nasdaq), 홍콩거래소(HKEX),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독일 도이체보르제(Deutsche Börse)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다만 여권이 이번에 거래소 자체의 IPO도 추진할지 여부는 아직 유동적이다. 김태년 의원의 법안에는 거래소의 IPO는 명시돼 있지 않다.거래소 자체가 상장되면 주식을 발행해 자본을 직접 조달할 수 있고 이를 바탕을 기술 인프라 구축, 해외 거래소 인수합병 등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또 상장된 거래소에는 일반 주주도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일부 증권사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의사결정이 일반 주주 가치 중심으로 변화할 수 있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