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경제
- 트럼프 국제기구 탈퇴에 기후대응 실패론 고개 들어, '태양빛 막는 기술' 도입 힘 실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후변화 대응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기구들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공식적으로 관련 국제협력에서 발을 뺐다.이에 기후학자들부터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엑스 최고경영자(CEO) 등 전문가들은 이제는 기후대응 실패를 염두에 두고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빛을 줄이는 '태양 지구공학' 같은 수단을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다만 태양 지구공학은 한 번 적용하면 돌이킬 수 없는 데다 그 영향을 정확히 파악할 방법이 없어 최근까지는 도입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아 당분간 갑론을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8일(현지시각) BBC, 가디언 등 외신 보도를 보면 유럽연합(EU)과 영국 등 주요국들은 주요 기후대응 관련 국제기구들에서 탈퇴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붑커 훅스트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기후위원은 BBC를 통해 '미국의 후퇴는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BBC는 미국의 탈퇴로 글로벌 기후대응의 이정표 역할을 하는 차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 발표가 늦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IPCC가 보고서 작성에 활용하는 핵심 데이터는미국 해양대기청(NOAA)와 항공우주국(NASA) 등 미국 연방 기관들로부터 제공받고 있기 때문이다.세계 최강대국이자 주요 탄소배출국인 미국이 국제 기구에서 빠지면서 범 지구적 기후 대응이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이네스 카밀로니 IPCC 실무그룹 부의장은 가디언 사설을 통해 기후변화가 곧 임계점에 다다를 가능성이 높아 '태양 지구공학' 같은 극단적 기술 사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태양 지구공학은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열을 일정부분 차단하는 모든 종류의 기술을 말한다. 주로 성층권에 특정 입자를 뿌려 태양빛 반사율을 높이는 방식을 사용한다.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지난해 11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투자 포럼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사용하기만 한다면 지구의 기온상승을 크게 억제할 수 있으나 지구 전체의 환경을 인위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인 만큼 광범위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카밀로니 부의장은 '현재 글로벌 노스 국가(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이 기술이 점점 더 빠르게 연구되고 있다'며 '하지만 글로벌 사우스(개발도상국) 국가들 사이에서는 기술이 공론화되거나 정책 결정 과정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술을 공론화하는 쪽으로 빠르게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다만 태양 지구공학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만능열쇠'는 아니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이 기술을 도입하자고 주장하는 카밀로니 부의장도 '태양 지구공학은 해양 산성화를 막거나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게 해주지는 못할 것'이라며 '기껏해야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말하며 한계를 분명히 했다.태양 지구공학을 활용해 당장 기온상승을 억제한다고 해도 결국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지 못하면 같은 문제가 다시 반복될 것이라는 뜻이다.선진국들에서는 이미 일부 투자자들이 기후대응 실패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 태양 지구공학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폴리티코는 시장 조사 결과 50곳이 넘는 금융 회사, 부유층, 정부 기관 등이 태양 지구공학 스타트업 9곳에 1억1580만 달러(약 1684억 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최근 보도했다.조우 킴 시장조사업체 '사이트라인 클라이밋' 최고경영자는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이제는 시간은 흘러가는데 탈탄소화에 크게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것 같다'며 '그래서 기후 기술 및 벤처 투자 업계에서 태양 지구공학을 이해하기 위한 질문이 훨씬 더 많이 제기되고 있고 이 분야에 더 많은 관심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앞서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엑스 최고경영자는 자사의 인공위성 네트워크 '스타링크'를 활용한 햇빛 차양막 방식의 태양 지구공학 기술 활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최근 엑스매거진을 통해 '대규모 태양광 동력 방식의 인공지능(AI) 위성군을 활용해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의 양을 미세 조정해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