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경제
- 이란 전쟁에 에너지 위기 이미 '최악의 시나리오' 분석, "고유가 장기화 유력"
- 이란 전쟁으로 전 세계 에너지 위기가 이미 최악의 시나리오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유가 시대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확실시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중동 지역의 에너지 인프라가 이미 대거 붕괴되고 운송에 차질도 불가피해진 만큼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망에 장기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22일(현지시각)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란 전쟁이 지금부터 가장 양호한 시나리오대로 흘러간다고 해도 에너지 시장에는 재앙이 덮칠 것"이라고 보도했다.이란 전쟁이 이른 시일에 종결되더라도 유가가 단기간에 안정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다.이코노미스트는 브렌트유 기준 국제유가가 이란 전쟁 이전보다 약 54% 상승했고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약 85% 높아졌다고 전했다.이는 유가가 이른 시일에 안정화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금껏 나타난 상승폭이 예상보다 크지는 않다는 의미다.다만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중동에서 전쟁이 벌어진 뒤 유가 흐름을 분석할 때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 부족은 수 개월에 걸쳐 지속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이란은 현재 원유와 천연가스 주요 수출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예고하고 있다.이코노미스트는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고 에너지 공급망이 정상화되려면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과 해상 운송, 정제 설비가 모두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어야 한다고 전했다.그러나 전쟁 여파로 중동 기업들이 설비 가동 상황을 점검하고 송유관을 비롯한 인프라를 회복하는 과정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이란의 공격으로 다수의 중동 국가가 에너지 관련 설비에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이코노미스트는 중동 국가들의 원유 생산량이 전쟁 이전보다 약 40% 줄어들며 과거보다 큰 감소폭을 보였다는 점도 정상화에 더 많은 시간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일본의 원유 운반선 및 관련 설비 참고용 사진. <연합뉴스>액화천연가스 설비의 경우 이란의 공격으로 원유보다 공급망에 더 큰 악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카타르는 LNG 공장 수리에 3~5년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예고를 전했다.이코노미스트는 "이란 전쟁에 따른 타격 규모를 측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관련 설비를 수리한 뒤 활용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과정에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이란의 공격으로 중동 국가들의 항구 설비가 타격을 받았다는 점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 운반선들이 단기간에 운송에 복귀하기 어려운 이유로 지목됐다.이를 수리하는 데도 수 개월의 시간이 걸리는 일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또한 전쟁이 종결된다고 해도 해운사들이 보험 가입 차질을 비롯한 문제로 실제 운송 작업을 시작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원유 공급량이 줄어들자 중국과 인도,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국가에 위치한 정제 설비 다수가 가동을 중단했다는 점도 공급망 회복에 리스크로 꼽혔다.해당 설비가 재가동에 들어가기까지도 최장 수 개월의 시간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결국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트럼프 정부와 이란이 당장 내일 종전에 합의하더라도 에너지 시장 정상화에는 4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원유 및 천연가스 업계에서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지만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고 해도 에너지 공급망 차질에 따른 영향이 쉽게 해소될 수는 없다는 시각이 많다.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시장의 혼란과 중동 전쟁의 여파는 북반구의 겨울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유력하다"며 "다수의 국가에서 겨울에 대비한 물량을 비축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