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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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홍림 서울대학교 총장.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교육과 연구 사이 새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교육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1961년 12월12일 충북 청주에서 출생했다.
청주고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럿거스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양정치사상사와 현대정치사상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부터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로 임용돼 서울대학교 신문사 주간, 기록관장, 사회과학대학 학장을 지냈고 2023년 총장으로 선출됐다.
한국정치사상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역동적인 교육과 연구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대학 운영 제도, 인프라 등의 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 경영활동의 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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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2024년 8월29일 제78회 후기 학위 수여식에서 식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홍림은 구성원과 소통을 강화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유홍림은 2024년 12월16일 샤이닝보드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샤이닝보드는 서울대형 주니어보드의 이름이다. 주니어보드는 기업에서 젊은 구성원들과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참신한 정책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든 조직으로 근무경력 10년 이내 MZ세대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샤이닝보드는 2024년 12월 현재 4기가 운영되고 있다.
이 자리에선 샤이닝보드의 다각적인 발전방안과 대학운영에 대한 정책 아이디어를 나눴으며 2024년 마지막 자리인만큼 그간 제출된 주요 제안에 대한 총장의 의견과 공식 의사결정기구에 참여하는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유홍림은 정기적인 소통창구로서 샤이닝보드의 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나타냈다.
앞서 11월4일엔 학생회와 동아리를 비롯한 학생자치 활동을 주제로 학생들과 ‘On the Lounge: 총장과의 대화’를 개최하고 학생자치 제고 방안, 지역 사회와 연계 등에 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On the Lounge: 총장과의 대화’는 2023년부터 학내 구성원들 간 대면 소통의 장으로 마련된 것으로 이번이 여섯 번째 자리였다.
유홍림은 “학생들이 졸업을 아쉬워할 정도로 만족스러운 캠퍼스 생활을 하는 것이 학내 인프라 조성의 목적”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경로를 통한 학내 구성원들과의 논의를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사회구축 위해 타대학들과 협력
유홍림은 글로벌 위기 해결과 지속가능한 사회 구축을 위한 대학의 책임을 강화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한 실질적인 기여도를 강화하고자 다른 대학들과 협력에 나섰다.
2024년 11월27일 유홍림은 고려대 김동원 총장, 연세대 윤동섭 총장, 포스텍 김성근 총장과 함께 ‘지속가능 캠퍼스 이니셔티브 4개 대학 공동 선언’을 발표했다.
이번 선언에 따라 4개 대학은 공동으로 ‘그린 캠퍼스’, ‘탄소중립 캠퍼스’, ‘페이퍼리스 캠퍼스’ 등 주요 목표를 세우고, ESG 경영 핵심인 탄소 배출 감축, 자원 재활용, 행정 업무의 디지털 전환, 친환경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자원 낭비 없는 친환경 캠퍼스 조성에 나선다.
재생 에너지의 적극적인 활용 등 탄소 저감 계획을 통해 기후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속가능성 관련 교육 및 연구를 확장하고 실천적 프로그램도 제공키로 했다.
특히 대학 간 협력을 통해 제반 지식과 자원을 공유하고, 연대를 강화해 지속가능 사회 구현 실현을 앞당기고 글로벌녹색성장기구와 협력을 바탕으로 국제적으로도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국제 협력 강화 및 다각화
유홍림은 해외 유수 대학 및 기관들과 교육·연구 협력 관계를 다지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통해 국제적으로 교육과 연구력을 인정받고, 학생 및 교수들의 학술교류를 강화하는 한편 국제 공동 연구 플랫폼에 적극 합류해 인류에 기여할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024년 11월25일 유홍림은 학교를 찾은 호텍화(Ho Teck Hua)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 총장과 만나 난양공대의 R&D 생태계 조성 경험을 기반으로 서울대와 난양대간 공동 혁신 R&D 생태계 조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난양공대는 세계적인 연구중심 대학으로, 전기정보공학 분야 세계 1위, AI 및 컴퓨터과학 분야 세계 2위 등 첨단분야에서 세계 최고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MIT, 영국 캠브리지 대학을 포함한 세계 선도대학과의 R&D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아시아대학과의 협력 강화는 중국 주요 대학으로도 이어졌다.
유홍림은 같은해 10월17일 추신(QIU Xin) 중국 푸단대학교 당서기를 만나 양교의 관계 도약을 논의하며 우수 연구자간 연구협력 기회 확대 및 AI분야를 포함한 차세대 과학기술분야에서 활발한 교류협력을 약속했다.
앞서 7월12일 궁지황(GONG Qihuang) 베이징대학교 총장과는 인류의 여러 난제를 함께 극복하기 위한 국제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하고 새로운 협력의 물꼬를 트는 계기를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간 협력을 지속해온 대학들과의 계속적인 협력체계 강화와 교류 확대 논의도 진척을 봤다.
유홍림은 2024년 10월25일 프라바스 모게(Prabhas Moghe) 미국 럿거스대학교(Rutgers University) 교육부총장과의 만나 바이오, 의료, 공학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교류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럿거스대는 유홍림이 박사학위를 받은 대학이기도 하다.
10월23일 학교를 찾은 앤드류 존스(Andrew Jones) 영국 브루넬 런던대학교(Brunel University of London) 총장과는 AI 및 디자인 분야 연구협력, 학생교류 강화 등에 대해 심도깊은 의견을 교환했다.
이보다 먼저 5월21일엔 미국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University of Central Florida)과 학술교류협정을, 4월22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과 학술교류 협력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3월27일 마크 엘리엇(Mark C. Elliott) 미국 하버드대학교 국제부총장과 만나서는 하계대학 프로그램을 통한 학생교류 확대, 양교 의대 간 연구협력 활성화를 위한 협업 모색에 합의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그 외 지역의 정부기관이나 국제기구 등과의 협력도 강화해 공동 연구와 프로젝트 참여의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홍림은 2024년 11월18일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얀부 왕립위원회(Royal Commission for Jubail and Yanbu, RCJY) 칼리드 빈 모하메드 알살렘(Khaled bin Mohamed Al-Salem) 위원장과 주베일과 얀부에서 특히 주목하고 있는 공학 및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각각 사우디의 동부와 서부 연안에 있는 주요 산업 도시인 주베일과 얀부를 관리하는 정부 기관으로, 도시의 산업 개발과 경제 성장 관련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11월19일에는 파투 하이다라(Fatou Haidara)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 사무차장과 UNIDO와 협력 프로젝트 발굴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특히 푸드테크분야에서 공동사업을 모색하는 데 합의했다. UNIDO는 개발도상국의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을 촉진해 빈곤감소와 지속가능한 개발, 환경보호를 목표로 하는 국제기구다.
앞서 유홍림은 같은해 5월24일 헝가리 문화혁신부 야노스 차크 장관과 AI·머신러닝·수학·헬스케어 등 헝가리와 서울대간 활발한 연구 협력을 약속했다. 헝가리는 역대 1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기초과학·기술 강국이다.
▲ 유홍림 서울대 총장(맨 앞줄 오른쪽 세 번째)이 2024년 8월20~2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소재 IPB대학교 캠퍼스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아대학포럼(The 13th Asian Universities Forum)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대>
서울대는 한국과 스웨덴의 교육 및 연구 협력 강화를 위한 ‘SKERIC Week 2024’ 행사를 개최했다.
2024년 11월11일부터 15일까지 5일간 개최된 이번 행사는 SKERIC(Sweden-Korea Education, Research, and Innovation Collaboration, 한국-스웨덴 혁신교육연구단) 프로젝트의 전체 참석자들간 첫 대면행사로 마련됐다.
SKERIC 프로젝트는 한국의 서울대를 비롯 고려대학교, 포스텍, 스웨덴의 룬드(Lund) 대학교, KTH 왕립 공과대학교, 우메오(Umeå) 대학교, 웁살라(Uppsala) 대학교, 예테보리(Gothenburg) 대학교 등이 참여하고 주한 스웨덴대사관이 협력하는 다자간 연구 협력 프로젝트다.
이 행사엔 한국과 스웨덴의 연구자, 스타트업 및 연구재단 관계자 등 약 180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한-스웨덴 간 교류협력 증진 및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 유럽 최대 연구혁신 분야 재정지원 프로그램) 참여 준비에 초점이 맞춰졌다.
한국과 스웨덴 연구자, 스타트업, 대학, 유관 기관의 연구·창업 역량 및 네트워크 강화를 비롯해, 한-스웨덴 연구자 간 긴밀한 매치메이킹(matchmaking)을 통해 향후 국제 공동연구 확대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유홍림은 환영사에서 “SKERIC Week 2024가 한-스웨덴간 새로운 혁신, 가치 있는 파트너십, 영감을 주는 성과를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대학 출범
2025년 3월 서울대 학부대학이 출범해 첫 신입생을 맞는다.
서울대는 2024년 9월27일 학부대학 공청회를 가졌다. 앞서 1월 설립준비단을 설치하고 그간 릴레이포럼과 공청회를 이어가며 의견을 수렴해왔다.
서울대 학부대학은 교육 혁신을 주도하는 플랫폼으로서, 학생들에게 미래 사회를 선도할 핵심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 공통핵심역량 및 융합 교육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교육 혁신을 통해 전공 학습을 위한 기초 학습 역량을 강화하고 전공 교육의 혁신을 촉진하며, 궁극적으로 서울대 교육 전반의 질적 성장을 이루는 데 목적이 있다.
학부대학은 전공 결정 없이 입학하는 학생들이 전공을 탐색하고 결정하는 과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복수전공, 부전공 등 다전공과 학생설계전공등의 설계는 물론 연계 전공 프로그램을 행정적으로 지원해 학생과 프로그램의 성장을 동시에 돕는 역할을 한다.
한편 기존의 기초교육원, 자유전공학부, 전공설계센터는 학부대학으로 통합된다.
△아시아대학포럼 운영
서울대가 아시아대학포럼을 운영하며 고등교육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대학 간 지속적인 교류의 장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24년 8월 20~21일 유홍림은 인도네시아 보고르 소재 IPB대학교 캠퍼스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아대학포럼(The 13th Asian Universities Forum)에 참석했다.
아시아대학포럼은 서울대가 주축이 돼 2011년 설립된 대학 협의체다. 아시아의 주요 개발도상국을 대표하는 대학 총장들을 초청해 매년 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을 통해 공통의 관심 주제에 대한 경험과 통찰을 공유하고, 회원 대학의 발전뿐만 아니라 상호 협력 관계 강화를 위한 방안을 함께 고민한다. 서울대는 매년 한 곳의 회원 대학과 함께 포럼을 공동 주최하고 있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고등교육의 발전을 위한 혁신과 산학 협력 증진(Advancing Innovation and University-Industry Partnership to Shape Higher Education)’으로 아시아 12개국 19개 대학 총장단이 참석했다.
유홍림은 발표·토론 세션과 별도로 열린 총장 회의를 직접 주재해 회원 대학 간의 교류·협력 강화 및 연례 포럼의 지속과 발전을 위한 의견을 수렴하고 방안을 도출하는 데 힘을 모았다.
△첨단분야 우수 인재, 아시아서 데려다 키운다
유홍림이 의대 쏠림으로 서울대마저 첨단분야 인재 수급과 확대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해외인재 영입 카드를 꺼내들었다.
서울대 AI반도체 대학원이 2024년 5월 AI반도체포럼을 개최했다.
서울대는 이번 포럼에 대만국립사범대, 일본요코하마국립대 등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 명문 10개 대학 교수들을 초청해 AI반도체 연구와 교육을 위한 인재 교류의 장으로 마련했다. 이들 대학의 학생들을 서울대 AI반도체 대학원에서 키우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AI반도체 대학원을 돌아보고 반도체 주요공정과 실습교육을 미리 살펴보도록 했다.
서울대 AI반도체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국제 학생들은 한국의 수준 높은 첨단분야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우리나라 팹리스를 포함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기업에서 일할 가능성도 높아 매력적인 유인책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와 같은 구상의 배경엔 서울대마저 자유롭지 못한 의대쏠림 현상이 자리잡고 있다. 전국 의대를 다 채우고 난 다음 가는 곳이 서울대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첨단산업을 포함해 산업현장에서 고급 전문 인력의 부족이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이같은 우려에 정부도 국고를 털어 AI반도체 대학원 설립을 지원했지만 질높은 교육을 제공할 우수 인재의 충분한 수급은 여전한 과제로 남아있다.
△행정혁신 제고에 힘실어
유홍림은 ‘SNU 행정혁신 이니셔티브 워크숍’을 통해 행정혁신 제고에 힘을 싣고 있다.
2024년 4월1일 서울대 실무직원들이 참여하는 ‘SNU 행정혁신 이니셔티브 워크숍’에 유홍림이 참석해 행정직원들의 고충과 혁신을 위한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유홍림은 실무직원들이 행정혁신의 주체로서 대학행정을 앞서서 이끌어 나가달라고 당부했다.
유홍림은 앞서 2023년 6월 총장 직속 특별위원회로 ‘제도혁신위원회’를 설치했다.
국가 고등교육체계 혁신을 선도하는 법·제도 개선, 대학과 구성원의 자율성과 대내외적 신뢰도 제고, 대학 운영체계 혁신, 불합리한 규제 해소 및 행정업무 혁신 등을 추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제도혁신위원회는 2023년부터 5회에 걸친 워크숍을 진행해왔다. 위원회의 활동 상황 및 정책연구 결과 공유, 총장과의 대화, 조별 자유토론 등을 통해 대학혁신방안 모색과 실천에 집중하고 있다.
▲ 유홍림 서울대 총장(왼쪽)이 2024년 7월12일 양교간 협력논의를 위해 서울대를 방문한 궁치황(GONG Qihuang) 중국 베이징대학교 총장을 접견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대>
디지털 대전환시대를 맞아 서울대가 혁신적 지식생태계에서 새 사회적 가치 창출을 선도할 수 있는 융합인재 양성을 위해 나섰다.
서울대는 2024년 3월 디지털 헬스 케어, 지속 가능 기술, 융합 데이터 과학,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혁신 신약 등 첨단과학 기술 분야 5개 융합전공을 갖춘 첨단융합학부를 신설하고 첫 입학생을 선발했다.
초학제적 탐구, 비판적이고 창의적 사고, 심층토론 등을 구현하는 교육 혁신의 대표적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학생들은 1학년 때 전공 없이 입학해 3학기 후에 5개 융합전공 중 1개 전공을 선택한다. 그 전까진 교양과 학부 공통 교과목을 통해 핵심 역량을 키우면서 여러 전공을 탐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토론수업인 ‘베리타스 세미나’, 공동체 난제를 해결하는 ‘베리타스 프로젝트’가 교양 과정의 핵심을 이룬다. 2학년 1학기를 보낸 뒤 전공을 선택한 학생들은 기술창업, 창의연구, 정책리더십 중 하나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현장 연계 체험활동을 한다.
△제28대 총장 취임
유홍림은 2023년 2월8일 제28대 서울대학교 총장에 공식 취임했다. 임기는 4년이다.
유홍림은 취임사를 통해 대전환시대 대응을 위한 서울대의 일대혁신이라는 과제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비효율적 시스템과 불신에서 비롯된 제도와 규제를 걷어내고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대학 거버넌스의 구현을 약속했다.
앞서 2022년 10월24일 유홍림은 서울대학교 총장 후보자로 최종 선출됐다.
같은 해 9월5일 유홍림은 남익현 경영대 교수, 차상균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교수, 이철수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과 함께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가 뽑은 4명의 예비후보자에 포함됐다.
10월6일 이들 4명의 예비후보자의 공약발표에 이어 실시된 투표에서 유홍림이 1위를 차지했다.
유홍림을 비롯 남익현, 차상균 등 상위 득표 3명을 총추위가 이사회에 총장후보자로 추천했고 이사회는 10월24일 이들을 개별면접하고 투표를 거쳐 유홍림을 최종 후보자로 선출했다.
무기명으로 진행된 이사회의 최종 투표에서 유홍림은 재적 이사 15명 중 과반을 득표해 최종 후보자가 됐다.
유홍림은 교육부 장관 제청 후 대통령 재가를 받아 2023년 2월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원래 총추위가 총장후보초빙위원회를 통해 권오현 SNU홀딩스 이사회 의장(전 삼성전자 상임고문),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 예일대 최초 아시아인 학장이었던 천명우 교수 등 3명을 대상으로 학외 인사 후보 초빙절차를 진행했으나 이들 모두 고사했다고 한다.
한편 서울대학교 이사회는 2023년 1월 17일 총장추천위원회 규정과 시행세칙을 개정해 연임 의사가 있으면 총추위가 총장 예비후보자로 현직 총장을 선정할 수 있게 했다. 연임 횟수의 제한은 없으며 유홍림부터 적용된다.
연임은 기존에도 가능했으나 그에 따른 규정이 없던 터라 이전까지 연임 사례가 없었다.
그간 중장기발전계획 추진에 총장 연임을 통한 정책적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규정 개정으로 연임의 길이 열림에 따라 유홍림은 다른 총장들과 달리 긴 안목으로 서울대학교의 변혁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국가미래전략원, 힌국의 비전 전략 수립에 역할
유홍림은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국익의 관점에서 한반도와 세계 질서의 변화를 선도하는 비전과 전략 수립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전 기초를 닦았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은 2022년 4월 세계적 수준의 국가전략을 연구하는 클러스터로 출범했다. 국내 최대 싱크탱크로 서울대에선 사회 기여 욕구를 담은 용광로로 기대를 모았다.
유홍림은 사회대학 학장이었던 당시 오세정 총장의 요청으로 정책 싱크탱크 설립 방안의 연구책임을 맡아 국가미래전략원의 설립 근간을 마련했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이같은 서울대의 의지에 공감하고 국가미래전략원 명예원장으로 함께 하고 있다.
2023년 9월 국가미래전략원은 첫 연차보고서 ‘강대국 외교 구성 한국주도 동심원 전략’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어떻게 세계 질서의 형성과 유지에 기여할 수 있는가’를 비롯 ‘국익을 새롭게 정립하는 과정에서 정체성이라는 정신적 요소가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을 내다볼 때 한국이 그려 나가야 할 청사진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들에 관한 초기 연구결과를 실었다.
클러스터별로 세계질서 변화와 한반도의 미래,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문제, 민주주의, 과학기술의 미래, 경제안보, 탄소중립 등에서 다학제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교육개혁 TF, 한·일협력 TF 등을 운영하고 있다. 2025년 1월 현재 글로벌 팬데믹 클러스터는 연구가 종료됐다.
국가미래전략원은 정부, 지자체 등의 연구용역은 하지 않는다. 연구는 독립적으로 수행된다. 김병연 초대 국가미래전략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과 소통하고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통로 역할에 대해 설명하며 “서울대 역사상 이렇게 활발히 외부와 소통하는 건 드문 일 같다”고 했다.
▲ 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2024년 3월6일 국가미래전략원 개원 2주년 기념 대담회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홍림이 교육혁신 프로젝트 중 하나로 제시한 레지덴셜 칼리지(RC, 기숙형대학)를 본격 추진키로 했다.
유홍림은 2023년 8월 “수 년내 신입생 전원 기숙사 제도를 도입해 학생이 독립적 인간으로 성숙할 기회를 부여하겠다”면서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제도가 도입되면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신입생이라도 캠퍼스에서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한다.
유홍림이 추진 중인 RC는 단순한 기숙사가 아니다. 다양한 교과·비교과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는데 6~7명 단위 토론수업과 자율설계 및 자치활동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공동체 안에서 통섭과 포용을 교육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앞서 2007년부터 서울대는 LnL(Living and Learning) 제도로 관련 시범사업을 진행했으며 2023년 사업을 본격 도입했다. 2023년 LnL에 참여한 신입생들은 프로젝트를 자유롭게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핵심 비전으로 ‘법인화 2.0’ 제시
유홍림은 총장 선거에 나서면서 서울대의 비전으로 모두 8가지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핵심은 이른바 ‘법인화 2.0’이다.
이는 정부 규제에서 벗어나 합의와 신뢰 구축을 통해 서울대의 실질적 자율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유홍림은 교육·연구의 혁신은 물론이고 예산의 편성과 운영, 교수 정원 관리, 구성원 처우개선 등에서도 확실한 자율성을 확보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렇게 획득한 자율성은 구성원들 간 상호소통과 민주적 숙의를 핵심으로 하는 참여적 거버넌스의 확립, 다양성, 공정, 포용의 가치 실현, 신뢰의 학문공동체 구현 등을 품어내는 시스템이어야 한다고 봤다.
서울대는 운영에서 관료주의와 규정집에 얽매여 왔다는 평가를 듣는다.
유홍림은 이를 근본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인데, 정부와 어떤 방식으로 어떤 수준에서 협의하고 신뢰를 쌓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결국 서울대에 어떤 방식으로 어떤 수준에서 자율을 내어줄지를 결정하는 건 정부이기 때문이다.
△캠퍼스별 특성화와 유기적 네트워킹 추진
유홍림은 서울대 관악, 연건캠퍼스를 비롯해 시흥, 평창, 수원·광교 캠퍼스 등 개별 캠퍼스의 환경개선과 특성화에 힘을 싣고 있다.
우선 관악캠퍼스에는 어울림과 열림의 소통공간으로 ‘SNU 커먼스(Commons)’을 구축해 문화관-행정관-학생회관의 가로축과 도서관-본부잔디(이른바 아크로폴리스)의 세로축을 잇는 공간으로 재구성하고 행정관은 학부기초대학과 종합서비스공간으로 전환해 구심점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취임 1년 반 만인 2024년 9월 문화관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으로 ‘SNU 커먼스(Commons)’ 구축 실행에 돌입했다. 이와 함께 2025년 1월 현재 중앙도서관 공사와 학생회관 재건축 등이 진행 중이다.
연건캠퍼스는 증개축을 통해 미디어플랙스로 구축으로 연구와 학습 공간을 추가로 확보하고 제2치의학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국제화의 관문인 시흥캠퍼스는 미래 신산업 발굴과 창업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첨단바이오융합연구원 설립,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유치를 통해 의약보건분야 산학협력의 거점화를 일군다는 계획을 내놨다.
평창캠퍼스에는 생명-웰니스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고령화 사회 웰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확산하는 데 공을 들이겠다고 했다. 수원·광교캠퍼스는 벤처 창업과 산학협력 기관 유치 여기에 지역사회 연계를 특성화의 핵심과제로 삼았다.
▲ 유홍림 서울대 총장(앞줄 가운데)이 2024년 4월23일 간호대학 '나이팅게일 선서식'에서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앞줄 왼쪽 세 번째) 등 참석자들과 박수를 치고 있다. <서울대>
유홍림은 4.19민주평화상 심사위원장으로 제정 첫해부터 3년간 수상자 선정을 맡았다.
서울대 문리과대학 동창회는 2020년 4.19민주혁명 60주년을 기념해 4.19정신을 기리고자 4.19민주평화상을 제정했다. 민주주의 발전과 정의 실현, 인권 신장, 평화 구현에 큰 업적을 남긴 인물을 매년 1명 선정해 시상한다.
유홍림은 심사위원장을 맡아 4.19민주평화상 제정 첫 해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을, 이후엔 김정남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2021년), 김영란 전 대법관(2022년) 등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수상자 상금은 김종섭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동창회장이 10억 원을 서울대발전기금에 지정 기탁해 마련된 재원으로 지급된다.
△‘한반도 대운하 반대’ 최대 규모 지식인 집단행동
유홍림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한반도 대운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하는 전국 교수 모임'이 2008년 3월2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 모임에는 유홍림을 포함해 전국 115개 대학 2466명의 교수가 함께 했다.
이는 1987년 전국 48개 대학 1513명의 교수가 4.13 호헌조치에 반대해 발표한 시국선언 이후 최대 규모의 지식인 집단행동이었다.
모임은 "정치적 사안에 대한 개입은 극히 자제해왔으나 진리를 탐구하고 가르치는 학자로서 한반도 대운하가 야기할 경제적 환경적 피해를 결코 간과할 수 없다"고 창립취지를 설명했다.
당시 민주화를 비롯 정치, 경제개혁 등의 주제에서 생태와 환경 등의 문제로 옮겨간 첫 사회적 행동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모임은 2008년 6월9일엔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대통령은 한반도 운하 사업을 즉각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이 사업에 앞장선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이만의 환경부 장관 등의 사퇴도 촉구했다.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정치학자 183인, 정치개혁 촉구
유홍림은 정치학자로서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움직임에 동참한 바 있다.
유홍림을 포함하는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정치학자’ 183인은 2004년 1월5일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 개혁안 수용을 정치권에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정략적 정치개혁 논쟁을 즉각 중단할 것과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 개혁안을 수용해 회기 중인 임시국회를 통해 입법화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자문기구로 박세일 서울대학교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고 학계, 법조계, 언론계, 여성계, 시민단체 대표 등 11명이 참여했다.
이들이 발표한 개혁안에는 고액 정치자금 기부자 신상공개, 법정 지구당제도 폐지, 예비후보 선거운동 보장, 선거공영제 확대, 합동연설회 및 정당연설회 폐지, 선거사범 처벌 강화 등의 내용을 담았다. 특히 정치권이 민감해 하는 사안으로 지역구는 줄이고 비례대표는 늘리는 국회의원 정수 확대, 선거연령 19세로 하향조정 등의 내용도 담겼다.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정치학자’는 “정치개혁협의회는 지역구를 줄이는 대신 그동안 과소대표돼 온 사회적 약자들의 국회진출을 돕기 위해 비례대표제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는 안을 내어 놓았다”며 “하지만 정치권은 자신들의 밥그릇인 선거구를 지키기 위해 엉뚱하게 지역구 국회의원 수를 늘리려 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들은 “정치학자로서 침묵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정치권은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 지키기 대신 협의회에서 마련한 정치개혁안을 아무런 조건 없이 받아들이라”고 덧붙였다.
▲ 유홍림 서울대 총장(오른쪽 세 번째)이 2024년 4월25일 공대 동문인 대덕전자 창립자 김정식 회장의 기부금으로 건립된 해동첨단공학관 준공식에서 기념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해동과학문화재단 김영재 이사장(오른쪽 네 번째), 시공사 GS건설 허윤홍 대표(맨왼쪽)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서울대>
유홍림이 학부(정치학과)와 석사과정(정치학과)을 거친 곳이자 현재 교수로 재직 중인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는 특히 유력정치인을 많이 배출했다.
총리만 3명이 배출됐다. 노태우 정부 당시 노재봉(53학번) 총리, 김영삼 정부 마지막 총리이자 노무현 정부 첫 총리이기도 했던 고건(56학번) 총리, 문재인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김부겸(76학번) 총리가 모두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나왔다.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는 처음엔 정치학과와 정치학과 내 외교학 전공이 있는 방식으로 존재하다가 1959년 정치학과와 외교학과로 분리됐다. 그러다 다시 2010년 정치외교학부로 통합됐다.
반기문(외교 63학번) 전 유엔사무총장은 정치학과에서 분리돼 나왔던 외교학과 출신이다. 문재인 정부 정의용(외교 64학번) 전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 서훈(외교 81학번)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박근혜 정부 이병기(외교 66학번) 전 국가정보원장 등도 이 학과를 나온 외교전문가들이다.
다시 정치학과로 돌아가 이부영(61학번) 전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손학규(65학번) 전 민주당·바른미래당 대표, 민주당 공동대표와 한나라당 정책조정실장을 지낸 고 제정구(66학번) 의원 등도 모두 정치학과를 나왔다.
김영삼 정부 시절 이홍구 총리는 법대 출신이지만 유홍림 재학 당시 정치학과 교수였다.
이명박 정부에선 언론분야 핵심인사들이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시중(57학번) 전 방송통신위원장, 이동관(76학번) 청와대 대변인, 차명진(79학번) 한나라당 대변인 등이 정치학과를 나왔다.
이 밖에 이영성(79학번) 전 한국일보 대표이사, 우장균(83학번) 전 YTN 대표이사가 이 학과 동문이며 전 서울대 총장을 지낸 오연천(70학번) 울산대학교 총장도 이 대학 정치학과 출신이다.
한편 윤석열 정부에선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이원석 검찰총장, 박철희 국립외교원장 등이 이명박 정부에 이어 재기용됐다 사임한 이동관 방통위원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인연을 맺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왔다.
△청주고 출신
유홍림은 청주 명문고로 알려진 청주고(53회) 출신이다.
청주고 출신 동문으로 재계에선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강유식 전 LG 부회장, 경청호 전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김동수 한국도자기 회장, 김봉영 전 삼성물산 사장, 한용구 전 신한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곽범국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최승주 삼진제약 공동회장 등이 있다.
정계에선 국회부의장을 지낸 6선의 김종호 의원을 비롯해 변재일(5선), 이종배(3선), 이현재(2선, 하남시장), 윤진식(2선), 이시종(2선) 의원 등이 포진해 있다.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장을 역임한 노영민 의원(3선)을 비롯 함께 국민의정부 시절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김영환(4선) 충북도지사도 청주고 출신이다.
한민구 전 국방부장관도 청주고를 나왔다.
공공기관장 가운덴 임해종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김학도 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표완수 전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김한영 전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등도 청주고 동문이다.
- 비전과 과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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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과 과제▲ 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2024년 12월4일 2024년도 제1회 SNU Research Day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행사는 2024년 처음 개최된 것으로 서울대 연구처 주관으로 서울대 우수 연구성과를 기념하고 대학 연구 환경의 발전과 미래 연구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대>
서울대 대전환의 핵심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개방적 플랫폼 위에서 자유롭고 역동적인 교육과 연구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바라본다.
이를 위해 대학 운영의 제도와 방식, 인프라 등에서의 혁신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단절돼 왔던 학문과 전공의 칸막이를 걷고 융합적 고등교육의 혁신모델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
혁신의 구심점이 돼 줄 첨단융합학부를 2024년 신설해 운영하기 시작했고 2025년 3월 학부대학 출범을 앞두고 있다.
유홍림은 미래 사회 융합역량과 글로벌 역량 제고, 필수적인 공통 핵심역량 강화 등을 위한 교육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전문 역량을 강화하는 것 뿐만 아니라 소통, 협업, 비판적 사고, 창의적 문제해결 역량을 제고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을 대학의 중요한 역할로 보고 있다.
유홍림은 이를 위한 서울대형 기숙대학 프로그램 확대와 SNU 커먼스 조성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대의 위상 제고를 위한 연구역량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기후위기 등 인류가 직면한 복합적 난제 극복을 위한 융복합 연구, 미국과 유럽 등 우수 연구자들과 함께 하는 국제공동 연구 플랫폼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자 한다.
이를 위해 연구환경과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는 한편 글로벌 연구클러스터 등 융복합 프로그램이 연결된 연구생태계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홍림은 ‘SNU Outreach’를 실현하고자 한다. 역량을 높이고 이를 공유하는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서울대는 이른바 특정지역 쏠림현상, 특정학과 쏠림현상 등 여러 제기되는 문제에 대한 대안을 갖고 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줄여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의 재정지원이 집중되는 서울대가 오히려 사회의 양극화를 재생산하고 조장하는 부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비례선발제, 지방이전, 거점국립대 10곳을 네트워크화한 서울대 10곳 만들기 등 대학 밖에서부터 문제제기와 해결방안이 제시되는 상황에서 서울대가 우리 사회의 문제, 고등교육 전반의 문제에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평가▲ 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2024년 6월12일 서울대 발전재단 기부자 초청 ‘우리 시대의 영웅 바리톤 사무엘 윤 음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울대>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고 하는 사람’, ‘두루 사람들과 대화하고 소통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평가가 많다.
부드러운 포용력을 갖췄지만 원칙이 있는 인물로 언급된다.
대학과 산업간 연계에서 혁신적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이를 재생산할 수 있는 선순환구조의 플랫폼을 구축해낼 역량을 갖춘 리더로 기대를 받았다.
다만 서울대가 직면해 있는 우리 사회적 양극화 재생산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종전과 달리 서울대도 총장 연임이 가능해진 만큼 유홍림이 책임성과 진정성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 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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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홍림 서울대 총장(가운데)이 2024년 4월19일 제64주년 4․19 혁명 희생자 추모 행사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서울대>
서울대 의대 일부 학생들이 개강 첫날 수업에 복귀하자 이들의 실명을 담은 블랙리스크가 의사들간의 커뮤니티에 공개돼 심각한 비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25년 1월20일 개강한 서울대 의대 본과 3학년 강의에 학생 40명, 4학년 강의에 30명이 출석했다.
이들 70명의 출석자 명단이 의사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게시되며 출석 학생들은 “잡아 족쳐야 한다”, “고립시켜야 한다”, “뿌리 뽑아야 한다”는 등의 과도한 인신공격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서울대 의대 학장단은 엄정 대응하겠다며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수업 참여 학생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거나 모욕하는 행위, 수업 참여를 방해하는 행위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이를 위반할 경우 학칙에 따라 엄중히 처벌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명백한 불법 행위로 법적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교육부는 복귀 의대생들의 실명을 유포한 이들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
△서울대 동문 대상 딥페이크 주범, 징역 10년 선고
서울대 출신들이 같은 대학 동문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들 중 주범에 대해 법원이 징역 10년형을 선고했다.
2024년 10월30일 서울대 출신들인 주범 박모씨와 공범 강모씨는 2020년 7월부터 2024년 4월까지 같은 대학 출신 여성 동문들의 사진을 불법 음란물과 합성해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혐의로 1심 재판부로부터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이와 관련해 확인된 피해자만 60명이 넘고 이렇게 유포된 불법 합성 음란 영상물은 2천 개 이상이었다.
서울대 출신 공범 강모씨에 대해선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사회적으로 잘 된 여성에 대해 품은 열등감과 증오심을 변태적으로 드러냈다면서 익명성 뒤에 숨어 법과 도덕을 무시한 결과에 대해 사회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양형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해 서울고법에서 2024년 12월20일 첫 공판이 진행됐다.
△서울대 캠퍼스 교통사고 연간 126건, 연고대 6~7배
서울대 캠퍼스에서의 교통사고가 연간 126건으로 연고대의 6~7배에 이른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2024년 8월7일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발표한 ‘대학캠퍼스 교통사고위험요인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1~2023년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만 126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주요 대학 17곳의 교통사고 359건 중 35%에 해당한다.
캠퍼스 면적당 발생 건수 환산시 유사 규모의 연세대나 고려대 대비 6~7배 높은 교통사고 발생률이다.
같은해 8월17일부터 교통안전법 개정에 따라 대학캠퍼스 안전관리자의 교통안전 의무가 강화됐다.
이에 서울대는 캠퍼스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사고가 많은 지역의 이면주차를 금지하고 반드시 횡단보도를 이용하도록 교육하는 등 안전관리지침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앞서 학내 2023년 배달 오토바이 사고로 기사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서울대는 가로등 조명 밝기를 개선하고 교통시야를 방해하는 도로 인근 조경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국감서 법인화 후 세계랭킹 하락 추궁받아
유홍림은 국감에서 서울대의 법인화 후 세계대학평가에서 순위가 하락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논문을 쓰지 않고 1억 원의 학비로 석사학위를 받는 EMBA과정이 학력세탁을 하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2024년 10월15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2011년 서울대가 법인화되며서 THE 타임스의 기준에서 톱10에 올리겠다고 했는데 3년 연속 계속 떨어지고 있다. 2024년 62위인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질의했다.
유홍림은 "랭킹이 QS, THE 각각에 따라 좀 다르다"면서 "30~60위 박스권에 갇혀 있는 건 맞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서울대의 문제라기 보단 서울대를 포함한 우리 고등교육의 문제라고 했다.
이어 김의원은 교수 논문 피인용 횟수가 하버드, MIT를 100점으로 놓으면 서울대는 75점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홍림은 "연구분야에서 보다 규모가 큰 플랫폼들이 구축돼야 한다. 임팩트 있는 연구들이 더 나올 수 있는 것은 기존의 랩 중심의 개별연구로선 한계가 있다"면서 "대학이 고등교육 연구의 토대를 어떻게 갖추어야 되는가 이것이 한국대학이 가장 고민해야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역시 서울대만의 문제는 아니란 것이다.
정부출연금이 올라가는데도 1인당 연구비가 낮다는 질의엔 도쿄대, 베이징대 등과 대비 작은 재정규모를 지목했다. 서울대는 의대를 제외하고 재정규모가 1조 원이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서울대에 들어간 재정지원규모 대비 성과가 미비하다고 비판했다.
조정훈 의원은 "서울대가 법인화 후 12년간 서울대 못 간 99%의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서울대에 지원한 예산 총액이 6~7조원에 이르는데 세계 10대 대학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홍림은 "단지 액수의 문제가 아니다"며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것은 안정적 (재정)지원이 전제가 되고 이것을 넘어 교육과 연구의 투자를 끌어낼 수 있는 자체적인 혁신 노력이 또한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자 조 의원은 "그런 노력을 안하고 계시다고는 제가 말씀 안드리겠다"며 "경쟁상대라고 했던 싱가포르국립대 1년 예산은 우리보다 적다. 더 긴장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재차 지적했다.
△“서울대 EMBA, 1억 학비 내고 서울대 타이틀 줘” 학력세탁 비판
논문을 쓰지 않고 2년간 1억을 들여 서울대 MBA를 받는 EMBA과정이 ‘돈 받고 서울대 타이틀을 주는 일종의 학력세탁 과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2024년 10월15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대가 상공회의소와 계약학과의 일환으로 만든 EMBA과정이 연간 4400만 원 등록금으로 두차례 해외여행까지 총 1억 넘게 학비가 들어간다”면서 “석사논문도 쓰지 않고 서울대 석사학위를 받았다는 타이틀을 얻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들어간다. 서울대가 학력세탁을 만들어내는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발전기금을 이런 식으로 모으려고 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국정감사에 출석한 유홍림은 이에 “발전기금하고는 상관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역 비례선발제, 지방이전 등에 부정적 반응
유홍림은 한국은행이 제안한 지역별 비례선발제 방안과 서울대의 지방이전, 서울대 10개 만들기 방안 등에 대한 질문을 국정감사에서 받았다. 이에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2024년 10월15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별 비례선발제 등 균형선발제안과 관련 특정 지역 쏠림을 줄일 대책은 무엇이 있느냐"고 물었다.
유홍림은 "지역 편중은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 맞다. 균형선발 확대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갑자기 (한은이 제안한 지역)비례제로 바꾸는 건 신중하게 검토해야 되는 문제"라고 답했다.
현재 2% 수준의 지역균형선발에 대해 확대하겠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서울대 10개 만들자는 국립대 운영방안에 대한 입장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거점 국립대 10개를 모두 서울대화하자는 아이디어로 이미 수년간 일부분 논의가 돼 왔다. 앞서 오세정 전 서울대 총장도 이 의견에 대해 상당한 공감대를 표한 바 있다.
하지만 유홍림은 "서울대는 많은 교육연구 사업들이 네트워크 형태로 공동협업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고등교육, 연구 생태계에 기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대를 지방으로 옮기는 방안에 대해 검토한 적 있는가"라고 물었다.
유홍림은 "여러 거점 국립대 중심으로 계속 네크워크를 형성하고 플랫폼을 구성하는 형태로 노력을 하고 있다"라는 말로 역시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김 의원은 "지방 이전 검토는 안하시겠다는 말씀인거죠?"라며 질의를 마쳤다.
△'사립대 비해 안이한 운영' 비판받아
서울대가 사립대에 비해 안일하게 운영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2024년 10월15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출연금 한 푼도 없는 사립대도 대학경쟁력을 높이려고 온갖 애를 쓰고 동문들 쥐어짜서 재정을 마련해 대학운영을 하고 있다"면서 "서울대는 좀 안일한 것 아니냐. 6조 원을 들였는데 아직 세계적 대학도 아니다. 입시에서 10% 기회균형선발하라는데 의대는 7%만 뽑겠다고 하고 기회균형선발에 정작 기준을 다 맞춘 학생을 면접에서 전원 탈락시켜도 감사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는 상황이다. 서울대가 이래도 되느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유홍림은 "의대의 경우 정원내외를 다 포함하면 10%를 지키고 있다"면서 "다양성 차원에서 지역균형 뿐만 아니라 기회균형도 포괄해 적극적으로 확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조정훈 의원은 "결과로 말씀해야 한다"면서 서울대가 기회의 문을 열어 균형선발의 성과를 낼 것을 요구했다.
로스쿨이 취지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는 질타도 이어졌다.
조 의원은 "전문성과 다양성을 갖춘 학생들이 로스쿨에 들어와 법률적인 다양성과 전문성을 키운다는 취지인데 서울대 로스쿨은 25세 미만이 50%를 넘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대가 25세 연령대의 시험 잘 보는 학생들만 뽑아놓으면 다른 대학들도 어쩔 수 없이 또 따라가는 것이다. 서울대 로스쿨은 사회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다르게 나가면 안되겠는가. 그게 서울대다움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유홍림은 "공공성 차원에서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장애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에서 18명 모집에 28명이 지원했는데 4명 밖에 선발하지 않은 것을 두고 "22%밖에 선발하지 않았다. 수년간 동일한 문제가 국감에서 계속 지적돼 왔음에도 개선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서울대가 사회적 책무를 방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2024년 10월15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 세종시 공동캠퍼스 공사가 비용 문제로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단되는 일이 있었다.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다행히 2024년 9월25일 당초 개교시한을 맞춰 세종 공동캠퍼스 개교기념 및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세종시 공동캠퍼스는 2024년 초 고금리와 고물가로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사업이 일시 중단됐다.
서울대학교 세종 공동캠퍼스 건설사업은 2022년 LH로부터 750억에 공사를 수주한 대보건설이 맡았다. 급등한 공사비에 대한 협상에 난항을 겪으며 2024년 3월5일 공사가 중단됐다. 공사가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2023년 10월에도 17∽26일 열흘간 공사가 중단됐다.
갈등은 LH가 9개동 건물 중 5개동의 준공을 6개월 정도 앞당겨줄 것을 요구하면서 증폭됐다. 공사기간을 앞당기기 위해선 추가 공사비 투입이 불가피했고 원자재 비용과 인건비가 상승한 데다 화물연대 파업까지 겹쳐 LH에 300억 원가량의 손해가 발생했다며 공사비 인상을 요구했으나 의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공사중단 사태를 빚었다.
다만 LH는 시공사와 협의를 통해 공사가 2024년 3월18일 재개됐다고 설명했다. 시공사인 대보건설도 큰 방향에선 공감대를 갖고 계속 협의해 공사를 진행키로 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세종 공동캠퍼스, 서울대 세종캠퍼스 등으로 불리는 이 캠퍼스는 세종시 집현동 5만8111㎡ 부지에 대학입주공간 5개동과 바이오지원센터, 학술문화지원센터, 학생회관, 체육관, 주차장 등이 들어서는 등 일련의 건립계획을 내놨다. 서울대를 비롯 한밭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대학, 충남대, 충북대, 공주대, 고려대 세종캠퍼스 등 7개 대학이 캠퍼스를 공유해 융합 교육과 융합 연구를 진행하는 신개념 캠퍼스다.
△의대 건물서 화학물질 누출
서울대 의대 건물이 긴급 폐쇄되고 전원 대피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유독성 화학물질로 오인된 악취 때문이었다.
2024년 3월18일 서울대 의대가 있는 연건캠퍼스 의과학관 건물에서 유독성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화학물질 누출이 확인돼 17시간가량 건물이 폐쇄됐다. 건물에 있던 인원은 모두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서울대는 바로 안내방송을 실시하고 건물 내부 인원을 대피시켰다.
이번 사고로 다음날인 19일 오전 9시까지 의대 건물의 실험실, 연구실, 행정실 등에 학생들과 직원들의 출입이 막혀 불편이 불가피했다.
안전조치를 자체적으로 마친 후에 서울대는 의과학관 폐쇄를 풀었다.
사고 확인 결과 실험 중 학생이 화학물질을 쏟고 이를 물로 닦는 과정에서 악취가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쏟아진 화학물질은 메르캅코에탄올으로 유독물질은 아니라도 물에 닿으면 유독가스로 오인될 만큼 심각한 악취가 발생한다고 한다.
△청소노동자 사망 배상 판결 항소 포기
서울대에서 청소노동자가 과로와 괴롭힘으로 숨진 사건에 대해 서울대가 유족에게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은 2024년 2월 서울대 사망 청소노동자 유족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서울대는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유족에겐 서울대가 8600만 원의 배상금을 지급한다.
사망한 서울대 청소노동자는 2021년 6월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원인은 급성심근경색이었다.
업무시간은 주당 45시간이 안 되지만 휴일이 부족했고 업무강도가 높았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오래된 4층 기숙사 건물 1개동을 혼자 청소하고 쓰레기를 수거했다. 코로나19로 배달음식 포장 등 쓰레기가 크게 증가해 혼자는 힘들다고 여러 차례 호소하며 근무장소 변경 등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으나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과로와 함께 직장 내 괴롭힘까지 확인됐다. 새로 온 청소팀장이 매주 회의 개최, 출퇴근 복장 점검, 업무와 무관한 필기시험 실시, 이전엔 없던 청소 검열 등으로 상당한 수준의 업무스트레스를 청소노동자에게 준 것으로 파악돼 산재가 인정됐다.
청소노동자 유족은 서울대를 상대로 손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서울대의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노동자에게 필요한 수준의 휴식을 보장하고 업무부담을 낮추기 위한 노력의 의무가 서울대에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봤다. 또한 업무와 무관한 필기시험 등의 직장 내 괴롭힘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면서 기저질병이 급격히 악화돼 청소노동자가 사망에 이른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은 서울대가 재판 과정에서 업무강도가 과장됐다는 취지의 의견을 내는 등 사망한 노동자와 유족에 대해 적절치 못한 모습을 보였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유족에게 배상금을 즉시 지급하라고 서울대에 촉구했다.
△외국인 유학생 성추행 늑장대응 논란
성추행 혐의를 받는 서울대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서울대 인권센터의 늑장대응으로 논란이 일었다.
2023년 12월 서울대가 성추행 신고를 반년이 넘도록 조사도 않고 방치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같은해 5월13일 경기도 펜션으로 엠티를 간 서울대 동아리 여학생 회원이 같은 동아리 회원인 외국인 남성 유학생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서울대 인권센터에 신고했다.
피해 학생은 성추행을 가한 외국인 유학생이 동아리 회원들이 보는 앞에서 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고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피해자가 거부를 해도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성추행을 한 유학생과는 알던 사이도 아니었다고 했다.
인권센터는 조사를 개시했으나 사건에 대한 종결을 계속 미뤄 신고 6개월이 지난 12월7일에야 피해 보강조사를 요청했다. 징계 관련 심의위원회 회의는 그러고도 20여 일 뒤에야 열렸다.
징계심의위는 12월28일 내놓은 결정문을 통해 "가해자가 추행에 대한 기억이 없다면서 술에 취해 실수를 한 게 사실이라면 처벌을 받겠다고 했다"며 "자신이 정부 초청 외국인 장학생이고 한국 생활 적응을 위한 동아리 활동 중 그런 일이 발생했고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해외 로스쿨에 합격해 진학 예정이란 점 등을 참작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센터는 가해자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신고내용을 모두 사실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센터가 늑장을 부리는 동안 성추행 가해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외국인 유학생은 마지막 학기를 마치고 곧 출국을 앞두고 있다면서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고 출국한다는 사실에 학교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는 피해자의 발언이 전해졌다. 센터가 가해자의 범행 당시 음주 여부를 입증할 자료를 피해자에게 제출하라고 한 점도 지적됐다.
조사가 늦어지자 피해 학생은 같은해 9월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서울중앙지검이 11월 해당 외국인 유학생을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하지만 이번엔 법원이 약식명령을 내리지 않고 있다.
2024년 1월이 돼서야 서울대 외국인 유학생 성추행 사건을 조사한 서울대 인권센터가 유기정학 이상으로 가해자를 징계하도록 총장에게 요청했다.
△서울대 음대 입시비리 의혹
'음대 입시 비리'로 서울대 음악대학 학과장 등 대학교수 14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송치되는 일이 있었다. 이들은 학원법 위반, 업무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았다. 경찰조사 과정에서 서울대는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은 2024년 8월 이들 중 가장 먼저 구속기소된 모 교수에게 징역 3년, 압수된 명품 가방의 몰수와 600만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해당 교수는 서울대 교수는 아니었다.
앞서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2023년 12월 서울대 음대 학과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하고 해당 교수가 학과장으로 있던 2022학년도 서울대 음대 입시 심사위원 선정과정 개입 혐의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언론, 경찰 등에 따르면 2022학년도 서울대 음대 입시에서 심사위원이었던 3명의 외부 교수는 자신들이 과외를 해주던 제자들을 심사하고 심사에서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확인돼 부정입학 의혹이 불거졌다.
이로 인해 서울대 대학본부, 음대 사무실, 심사위원 자택 등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현행법상 대학 교수가 개인교습을 하는 건 불법인 데다 교습을 해주는 학생을 직접 심사한 것 역시도 문제가 됐다.
앞서 같은해 10월 숙명여대 음대 입시 비리 의혹에 연루된 브로커가 서울대 입시에도 관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입시 브로커는 음대 교수와 음대 지망 수험생을 연결시켜 불법 과외 교습을 알선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한편 서울대 음대 입시 비리로 입건된 교수가 2024학년도 입시에도 참여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커졌다. 입시 비리 수사를 받는 중이라면 직위해제가 됐어야 함에도 서울대가 업무배제를 하지 않고 입시에 다시 참여시켰다며 의혹을 키웠다.
입시 브로커로 수사를 받은 예술고등학교 강사가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고서도 대학에 전임교수로 임용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편 반민심 사교육 카르텔 척결 특별조사 시민위원회(위원장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서울대 입시비리 교수 등을 포함 주요대학 음대 교수 등 20여 명을 조사해달라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서울대 음대 성추행 교수 실형 선고
공연 뒤풀이를 마치고 졸업생 제자를 집에 데려다 주겠다며 차를 태웠가던 중 강제추행 혐의를 받아 기소된 전 서울대 음대 교수에게 항소심에서도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등법원은 2023년 11월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서울대 음대 교수에 대해 1심과 같은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명령도 함께 내리면서 법정 구속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합의금을 노리고 주장한 것이라며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했다는 점과 피해자의 고통을 살펴볼 때 엄중한 선고가 불가피하단 점을 들어 실형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피고인의 사회적 유대관계가 안정적이란 점, 사건으로 서울대로부터 파면됐단 점 등 유리한 정상을 반영해 형량을 정했다고 했다.
△허술한 징계절차로 제자논문표절 교수에 수억 원 급여 지급
대학원생 제자의 논문을 표절한 것이 인정돼 해임됐던 서울대 교수가 대학의 허술한 징계절차 탓에 수억 원의 급여를 챙기게 되면서 서울대가 재정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23년 11월 언론은 서울대 국문학과 모 교수가 해임 절차의 문제로 복직했고, 재해임 과정에서 급여를 소급 적용받아 수억 원의 예산이 낭비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2017년 5월 서울대 대학원생이 자신의 논문을 지도교수가 표절했다고 주장하는 대자보를 게시했다. 2018년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해당 교수가 발표한 2000년 이후 2016년까지의 논문을 살펴본 결과 위반 정도가 중한 연구부정으로 결론냈고 2019년 징계위원회는 해임을 의결했다.
해당 교수는 징계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2023년 3월 논문표절은 인정된다면서도 연구진실성위원회가 조사위원 구성에 있어 절반 이상이 해당 연구분야 전문가여야 한다는 규정을 어겼다는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점을 들어 서울대에 패소판결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는 2023년 6월 해당교수에 대한 해임을 취소했고 해당교수는 복직됐다. 징계 절차는 다시 진행됐고 2023년 10월 유홍림은 총장으로서 해당 교수에게 해임을 통지했다.
문제는 처음 해임된 2019년 12월부터 복직이 이뤄진 2023년 6월까지 급여를 전부 지급해 수억 원의 재정손실이 발생했다는 점이었다. 서울대 규정은 징계처분 취소가 되면 재징계 절차를 밝게 될 경우라도 그 전의 징계기간에 대한 보수를 소급 지급하도록 돼 있다.
서울대는 처음 징계 당시 학내 국문과 교수 수가 적어 조사위원으로 들어가면 이해충돌 발생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조사위원의 적격성 범위를 넓게 해석했는데 그것이 법원에서 문제가 됐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 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2023년 10월24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 교수들의 과도한 사외이사 겸직 문제 해결에 수입 일부를 발전기금으로 출연토록 한 것을 두고 문제의 본질을 비켜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유홍림이 사외이사 겸직제도를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갖고는 있는지 의문이란 비판까지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3년 10월16일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서울대 사외이사 승인 건은 2022년 321건에 달했다. 전임교원 중 사외이사 겸직자는 215명이나 됐다.
서울대는 사외이사 겸직 절차와 기준을 강화했다고 밝혔지만 2017~2022년 겸직 승인이 1655건에 달한 반면 승인을 하지 않은 건 수는 6건에 그쳤다.
사외이사를 겸하는 교수는 사외이사 연봉의 2천만 원 초과금액의 15%를 발전기금으로 출연을 강제하는 규정이 생기면서 2019~2022년 이들 사외이사 겸직 교수들이 출연한 발전기금은 35억3132만 원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동용 의원은 교수에겐 알짜 부업, 서울대에겐 알짜 수입원일지 모르지만 거수기 논란에도 과도한 사외이사 겸직 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또 서울대는 사외이사 겸직 후 2년 동안은 몸담았던 기업의 연구용역은 받을 수 없도록 규정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실제 교수 2명이 겸직 규정을 위반하고 연구용역을 받아 진행했음을 알고도 서울대는 징계하지 않았다고 했다.
△코인기부 관리 실태, 도마 위에
서울대가 코인 등 가상자산 기부 방식에 대해 자산 변동성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대학의 첫 코인 기부 사례인 위메이드 위믹스에 대해 1년간 매도금지 보호예수 조건을 달았단 점이 문제였다.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3년 10월24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비트코인을 기부받고 당일 현금화한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사례를 들며 가상자산의 자산 변동성에도 서울대가 1년 뒤 매도 약정을 맺은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기부받은 가상화폐는 가격 변동성과 보관, 보안 문제 등으로 기부 즉시 현금화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강 의원에 따르면 서울대는 해당 코인을 보관하는 지갑 조차 개설하지 않은 데다 전혀 관리도 되지 않고 이행 과정 점검도 없었다. 위메이드 가상자산 광고 홍보나 해주고 끝난 것 아니냐며 강의원의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유홍림은 교육부 지침이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무책임하다는 질타를 받았다. 강 의원은 서울대 자체의 기준과 원칙이 있어야지 교육부 탓을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기부당시 10억 원이던 해당 코인은 현재 3억 원 수준이라며 신속한 대책을 촉구했다. 유홍림은 가상자산을 기부받는 경우 적합한 절차와 규정들을 정비하겠다고 답했다.
△무기계약직에 연가보상비 체불
서울대가 무기계약직에 연가보상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 임금을 체불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3년 10월24일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체직원 연가보상비 지급 내역을 보면 서울대는 2020~2022년 근로기준법에 따라 지급해야하는 연차보상비 74건을 체불했다. 체불 대상은 일부 단과대 무기계약직으로 매년 반복해 임금체불이 발생하고 있다고 서 의원은 지적했다.
서울대는 미사용 연차에 대한 연가보상비를 지급하지 않은 것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연차 유급휴가사용 촉진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서 의원은 시용자가 연차사용 지시에도 근로자가 지정 휴가일에 출근해 근로할 경우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노무 수령을 거부하지 않았다면 보상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들어 체불이란 점을 명확히 했다.
특히 자체직원이라 칭해지는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경우 명확한 규정 없이 단과대별로 규정을 갖고 있는 데다 기준까지 제각각이란 점도 지적을 받았다.
서 의원은 고용노동부의 철저한 근로감독과 근본적으로 서울대의 비정상적인 이중적 고용구조 개선을 위한 감사원 감사를 촉구했다.
△최근 5년간 학폭 징계받고도 서울대 4명 합격
서울대가 입학전형에서 학폭으로 징계받은 이력이 있는 지원자 4명을 선발한 것이 확인되며 곤혹을 치렀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3년 10월24일 서울대에서 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9~2023년 5년간 학폭 등으로 학내외 징계를 받아 서울대 입학전형에서 감점을 받은 지원자는 27명이었으며 이중 4명이 최종 합격했다고 밝혔다.
연도별로 2020년 2명, 2021년 1명, 2022명 1명 등으로 앞서 2022년 2월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 하루 만에 아들의 학폭 사건으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가해 아들이 2020년 합격자 2명 가운데 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는 학폭 징계 지원자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수준에 대해 원칙적으로 비공개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국회 교육위에서 정순신 변호사 아들 학교폭력 청문회가 열리면서 공개됐다.
2020년 정시에서 학폭 8호(강제전학) 또는 9호(퇴학) 조치를 받은 지원자는 서류평가에서 최저등급을 부여하거나 수능성적에서 2점을 감점하는 방식으로 불이익을 줬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은 8호 처분을 받았다.
강득구 의원은 학내외 징계 여부에 대해 감점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서울대 모집요강에 명시하고 있는 만큼 학폭 등 징계에 대한 감점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성추행 혐의 전직 서울대 교수, 무죄 확정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던 전직 서울대 교수가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를 확정받아 오명을 씻었다. 그런데 서울대는 해임처분이 부당하다는 행정소송에서 해당 교수에게 패소했음에도 항소했다. 성추행 혐의는 무죄를 받았지만 징계사유는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2023년 10월 해외출장 중 동행한 대학원생을 성추행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2019년 2월 서울대 모 대학원생이 해당 교수로부터 2015년과 2017년 학회 동행에서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대자보를 내걸면서 사건이 시작됐다.
당시 언론에 따르면 서울대 인권센터는 조사 후 정직 3개월의 징계를 권고했으나 해당 교수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학생들을 중심으로 파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들로부터 교수연구실을 점거당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서울대는 해당 교수를 같은해 8월 해임조치했다.
같은해 12월 재판에 넘겨진 교수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전원 만장일치로 무죄의견을 받아 무죄가 선고됐다. 항소심에서도 피해자가 진술을 번복하는 등 신빙성을 문제삼아 피고의 손을 들어줬다. 성추행 오명을 쓴 지 4년 만에 대법이 무죄를 최종 확정했다.
2020년 성추행 피해를 주장한 대학원생은 해당 교수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대법원이 해당 교수에 대해 무죄판결을 확정했음에도 소송을 취하하지 않았다가 2심에서도 패소했다.
해당 교수는 해임처분 취소 청구를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제기했으나 기각됨에 따라 2020년 7월 행정소송을 냈고 2023년 8월 법원은 처분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대가 항소해 2024년 4월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대는 해당 교수가 성추행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았더라도 대학이 징계를 할 사유는 된다고 바라봤다.
△동료학생 폭행 서울대생에 출석중지 조치
알고 지내던 사이가 아님에도 서울대에서 같은 강의를 듣던 동료학생을 폭행하고 소지품을 훼손한 혐의로 서울대 학생이 수사를 받았다.
2023년 9월22일 언론에 따르면 서울 관악경찰서가 함께 강의를 받던 학생을 때리고 피해자의 물건을 일부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대 남학생 모씨에 대해 수사를 벌였다. 당시 피해자에게 욕설을 하고 멱살을 잡아 협박한 혐의도 받았다. 이 학생은 다음날 또다른 학생의 뒤통수를 때리는 등 폭행 혐의가 추가됐다.
서울대는 사실 확인 후 해당 학생에게 피해자들과 함께 강의를 들을 수 없도록 수업 출석 중지 조치를 내렸다. 강의실 주변에 청원경찰도 배치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학생들이 ‘묻지마 폭행범’과 수업을 같이 들어야 하는 것이냐며 불안감을 호소하는 게시물들이 올라왔다.
△‘출장 중 제자 방에 강제 침입’ 전직 서울대 교수 벌금형
해외 출장 중에 동행한 대학원생 제자의 숙소에 강제침입 혐의를 받고 기소된 전직 서울대 음대 교수에 대해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은 2023년 9월 대학원생 제자 등 일행과 학회에 참석하기 위해 유럽 출장을 갔다가 제자가 원하지 않는데도 호텔방을 강제 침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서울대 음대 모 교수에 대해 3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음대 교수는 재판에서 2019년 사건 당시 피해자를 호텔에 데려다 줬다가 길을 잃는 바람에 다시 피해자의 호텔방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객실 문을 노크하고 물을 달라고 부탁했던 것이라 주장했다. 또한 피해자가 객실 문을 활짝 열고 물을 줘서 객실 안으로 들어갔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법원은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가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화가 나서 객실 문을 강하게 두드렸고 밀고 들어오는 교수를 막으려고 했지만 그대로 들어와 심하게 질책했다는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해당 교수의 행위는 비난 가능성이 크고 피해자가 받은 충격은 상당하다면서도 우발적 행동으로 보이고 피해자 호텔방에 들어가 문제될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면서 벌금형을 선고했다.
앞서 2020년 해당 사건을 확인한 서울대 인권센터는 중징계를 권고, 서울대는 징계위원회를 개최해 해당 교수를 2022년 해임했다.
△명예교수가 학생 폭행 논란
서울대 명예교수가 학생식당에서 재학생을 폭행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식사를 위해 줄을 서던 중 새치기를 했다며 학생에게 따지다가 사건이 발생했다. 일부에선 노인이 밀쳤다고 20대 젊은 남자가 넘어져 기절한 건 의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2023년 5월 언론은 경찰이 서울대 모 명예교수를 폭행 혐의로 조사했다고 보도했다. 이 교수는 70대 남성으로 앞서 같은 해 4월 서울대 학생회관 구내식당에서 20대 학생을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해당 교수가 식당에서 줄을 서던 중 피해 학생에게 새치기했다며 따지는 과정에서 교수가 학생을 밀었고 학생이 넘어져 식당 바닥에 머리를 부닥쳤다. 구급차가 출동해 학생은 인근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장을 목격한 학생은 경찰에 “학생회관 식당에서 나이 든 아저씨가 학생을 때려 머리를 다쳤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해당 교수를 체포해 조사를 마친 후 입건했다.
당시 자유게시판엔 “현장에 있었다”며 “그렇게 세게 밀친 것 같지 않았는데 의식을 잃고 기절할 줄 몰랐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관련 기사 댓글엔 “교수인 줄 모르고 학생식당에 온 할아버지인 줄 알았던 거 같다”, “서울대생이면 뭐하나. 70대 노인 앞에서 새치기 하는 정도면 인성이 문제”,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 서울대에서 일어난 일” 등 질타와 자조가 뒤섞였다.
▲ 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2023년 3월8일 서울대를 항의 방문한 국회 교육위원회 야당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정순신 검사특권 진상조사단'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자료 제출 요구 등 항의를 받으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가 2023년 2월 학폭 논란으로 곤혹을 치렀다.
정순신 변호사가 2023년 2월 아들의 학폭 논란이 불거지자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하루 만에 사퇴했다. 아들이 2020학년도 정시 수능위주전형(일반전형)을 통해 서울대에 입학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서울대도 함께 논란에 휩쓸려 들어갔다.
정순신 변호사 아들 정모씨는 고교 재학당시 동급생에 심각한 수준의 언어폭력으로 강제전학 처분을 받았다.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고 1심과 2심 모두 지고, 2019년 대법원에서도 최종 패소했다.
그 사이는 정씨는 서울대학교에 수능 100%전형을 통해 입학했다. 당시 전형에서 학교폭력 등 징계 사항을 감점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돼 있었지만 이를 반영해 실제로 서울대학교가 입학사정에서 감점처리를 했는지, 했다면 적정수준에서 감점처리가 이뤄졌는지 여부 등을 두고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대학교는 정씨가 학폭으로 1점 감점을 받았다고 밝혔으나 1점 감점이 정시전형에 미친 영향을 묻는 국회 질의에선 입시자료라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한만위 민족사관고등학교 교장은 2023년 3월9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학교폭력자치대책위원회 만장일치로 정씨의 학폭 기록이 고등학교 졸업 시점에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삭제됐다고 증언해 특혜 논란까지 일었다.
△총장 취임과 함께 떠안은 조국 전 법무장관 징계
유홍림은 취임과 동시에 오세정 전임 총장이 미뤄왔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징계 문제를 떠안게 됐다.
1심 법원이 2023년 2월3일 업무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조국 전 장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면서 징계위원회 회부가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조 전 장관 측이 1심 선고 직후 즉각 항소하고 징계절차 중지를 요구했다. 조 전 장관 측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내고 “무죄추정원칙을 존중해 청탁금지법 위반 판단이 최종적으로 내려지기 전까지 징계절차를 중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징계위원회는 징계 요구서 접수기준 60일 이내 의결해야 한다. 최대 30일까진 연장이 가능하다.
서울대는 2023년 6월 조국 전 장관을 교수직에서 파면했다.
이에 불복해 조국 전 장관은 교원소청심사를 제기했고 2024년 3월20일 최종 징계 수위가 '해임'으로 한 단계 낮아졌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은 징계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행정소송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오세정 전임 총장은 조 전 장관이 기소됨에 따라 2020년 1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직위를 해제했으나 검찰의 공소사실 요지만으론 교원 징계를 결정할 수 없다며 절차를 미뤄왔다.
교육부는 오세정 전 총장이 조국 전 장관과 이진석 전 국정상황실장(의대 의료관리학교술 교수) 등 2명에 대해 징계 의결을 보류함에 따라 오 전 총장에 대한 경징계를 요구했다. 서울대 이사회는 2022년 12월 12일 퇴임 두 달여를 앞둔 오 전 총장에게 주의 처분을 내렸다.
△총장후보 확정 후 불거진 논문 표절 의혹
대학총장 선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논문 표절 의혹이다.
유홍림은 최종 총장후보로 확정된 후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1996년 11월 학술 계간지 '사회비평'에 ‘포스트모더니즘의 자유주의’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논문에서 266개 문장 중 129개가 1년 전에 같은 대학 다른 교수가 발표한 ‘포스트모더니즘과 한국 정치학의 전망’이란 제하의 논문과 일치한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자기표절 의혹도 이어졌다. 1996년 12월 계간지 '철학과 현실' 겨울호에 ‘로티의 정치사상’이란 이름으로 게재된 논문은 자신의 다른 논문인 ‘포스트모더니즘의 자유주의’와 많은 부분에서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996년 2월 '사회비평'(14호)에 실린 ‘해체주의의 윤리적 함의’와도 92문장이 같았다.
서울대학교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유홍림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본조사 전 이뤄진 예비조사에서 연구 위반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같은 서울대학교 모 교수의 논문 표절 의혹의 경우, 유홍림은 스승인 해당 교수가 함께 진행한 연구과제와 관련해 자신의 논문 초고를 참고차 열람 후 일부를 먼저 논문으로 발표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스승인 교수는 논문을 가져다 쓴 게 맞다고 사실확인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표절 의혹을 놓고는 유홍림의 논문이 실린 잡지가 전문학술지가 아니라 인용과 출처 표시를 최소화하는 대중적 성격이 강한 간행물이란 점에서 연구 질서 위반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예비조사 과정에서 제보와 상관없는 자기표절이 확인됐으나 위원회는 자기 연구 성과 중복 사용 규정화가 이뤄지기 10년 전의 일이고 정상참작할 만한 요인들이 있어 연구진설성 위반 행위가 아니거나 위반 정도가 경미한 것으로 판정했다.
- 경력/학력/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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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력
▲ 유홍림 서울대 총장(왼쪽)이 2024년 10월30일 한국경제신문과 교육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공동주최한 '글로벌인재포럼 2024'에서 수바시스 차우두리 전 인도공과대학교(IIT) 뭄바이 총장과 대담을 하고 있다. <서울대>
2001년부터 2002년까지 미국 하버드대학교 옌칭연구소에서 방문학자로 활동했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 럿거스대학교 정치학과에서 방문교수로 있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도서관장을 지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서울대학교 신문사 주간을 맡았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서울대학교 기록관장을 역임했다.
2017년 한국정치사상학회장으로 활동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장을 지냈다.
2023년 2월 서울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했다.
◆ 학력
1984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미국 럿거스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 가족관계
◆ 상훈
◆ 기타▲ 유홍림 서울대 총장(왼쪽)이 2025년 1월15일 서울 동명아동복지센터를 방문해 서울대 교직원이 모금한 설 명절 성금을 전달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대>
구체적으로 배우자 명의로 12억5천만 원에 신고한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한 채(174.78㎡)를 소유하고 있고 예금은 본인 2억3463만 원, 배우자 6억306만 원, 차녀 1억4275만 원 등 9억8천450만 원이었다. 증권 역시 배우자가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보유자 주식 5억5609만 원 등 모두 6억1294만 원이다. 특이한 점은 집의 명의도 배우자로 돼 있고 예금, 증권 등 주요 재산도 배우자 소유였다. 자동차만은 예외로 유홍림은 자신의 명의로 2016년식 EQ900과 2020년식 Q3스포츠백 등 2대 보유해 5천여만 원을 신고했다.
저서로는 '현대 정치사상 연구'(인간사랑, 2003), '한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전략과 정책 대안'(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4), '서양 고대 중세 정치사상사'(책세상, 2011) 등이 있다.
공저로는 '대학의 미래'(인간사랑, 2022), '정치사상과 사회발전'(중앙북스, 2021), '행정과 조직행태'(대영문화사, 2020), '인권의 정치사상'(이학사, 2010), '근대 탈근대 정치의 이해'(인간사랑, 2012), '북한체제의 형성과 한반도 국제정치'(서울대학교출판부, 2008), '현대정치의 위기와 비전'(아카넷, 2020), '정치학의 이해'(박영사, 2019)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이사야 벌린(Isaiah Berlin)의 ‘현실감각''(정치사상연구, 2019), '공화주의 전통의 현대적 의의'(한국정치연구, 2018), 'Ethics of Ambiguity and Irony'(Human Studies, 2001), 'Sources of the Communitarian Ethics'(New Political Science, 1996) 등이 있다.
-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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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홍림 서울대 총장(맨앞줄 오른쪽 세 번째)이 2024년 6월25일 학생들과 캠퍼스 인프라를 주제로 ‘On the Lounge, 총장과의 대화’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대>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복합적 위기와 불확실성이 최고조로 치닫는 시기를 지나고 있다. 서울대의 존재 이유는 서울대와 사회와의 관계를 확대하고 심화하려는 노력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가 국가와 사회, 인류가 당면한 위기와 도전을 극복하는 데 기여하는 만큼 서울대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것이다. 대전환 시대를 이끌어가는 서울대학교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올해도 함께 지혜와 역량을 모으고 실천하자.” (2025/01/02, 2025년 신년사 중에서)
“천 년의 대학의 역사 동안 변하지 않는 대학의 역할은 바로 학부대학의 인재상인 ‘도전과 공감으로 미래를 여는 지성이다. 서울대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교육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학부대학은 서울대 모든 구성원들이 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모으는 계기가 되었다. 서울대에서의 경험과 교육이 학생들에게 경이로움을 일으킬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참여를 바란다.” (2024/12/06, 기초교육원 제3차 학부대학 설립 공청회 인사말 중에서)
“개인이 일자리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많은 만큼 직장에서의 건강관리는 필수적이다. 건강경영은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이 아니라 기업의 임직원, 소비자, 지역사회의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을 촉진하는 활동이다. 기업이 임직원의 건강관리에 1달러를 투자했을 때 3달러가 회수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직원 건강에 대한 기업의 관심과 노력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2024/11/20, 서울대·중앙일보S와 12개 기관·단체가 참여하는 ‘건강경영 문화 확산을 위한 업무 협약식’ 기념사에서)
“1946년 개교 이후 1975년의 ‘종합화’와 2011년의 ‘법인화’를 거치며 현재의 모습으로 성장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서울대학교의 종합화는 교육, 연구, 인프라 등 모든 영역에서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우리 선배들의 실천 의지를 담은 획기적인 프로젝트였다. 종합화 50주년을 곧 맞게 되는 시점에서 우리는 종합화의 취지가 충분히 달성되었는가, 오늘날 우리 세대가 책임져야 할 대학 혁신의 내용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변화의 중심에서 새로운 기회와 가치를 창출할 비전을 제시하는 일, 그 과정이 비록 힘들더라도 흔들림 없이 굳건히 앞장서 나아가는 것이 서울대의 소명이다. 우리 사회를 밝히는 집단지성의 산실로 서울대의 위상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모든 구성원과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설득과 조정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4/10/14, 서울대 제78주년 개교기념사 중에서)
“학문공동체의 이름으로 우리가 공유하고자 했던 ‘서울대의 가치’가 여러분의 활약을 통해 세계 속에서 실현될 것이다. 자신의 역량과 잠재력을 믿고 큰 꿈을 담아 새로운 영역, 새로운 세계로 과감하게 나아갈 것이다. 우리 모두의 미래를 밝히고, 공동선을 실현하는 일에 갈고닦은 역량을 십분 발휘해 달라.” (2024/08/29, 제78회 후기 학위수여식 식사 가운데)
“4·19 정신은 그간 대한민국 민주화와 경제발전의 동력이었고, 과학기술 시대가 된 현재에는 우리 국민의 도전정신으로 계승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러한 도전정신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현대사회에 과학기술은 국가경쟁력의 핵심 원천이고, 따라서 과학기술 발전은 공동체의 미래 기반을 다지는 ‘공동선’을 위한 노력이다. 우리나라의 원대한 꿈을 위해 그간 묵묵히 최선을 다해 오신 이상률 원장을 비롯한 임직원 여러분께 큰 축하와 감사를 드린다.” (2024/04/19, 제5회 4·19민주평화상 시상식 축사 중에서)
“이공계에 주어진 병역특례가 효과적이었다. 이제는 4년 전액 장학금에다 생활비 및 석사 학위 비용까지 제공해야 한다. 재원이 문제인데 2015년 도쿄대 등 4개 대학에 정부가 1조엔을 투자한 일본에 주목한다. 일본 대학은 우리보다 더 보수적인데도 기업과 연계해 산학 생태계 구축에 성공했다. 커리큘럼 설계까지 기업과 같이한다. 최근엔 10조 엔 펀드로 확장했다. 무작정 주는 게 아니고 경쟁을 시킨다. 하버드대나 스탠퍼드대는 자체 펀드가 60조원이 넘으니 100개 중에 하나만 성공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과감한 투자를 한다. 일본 대학은 그럴 돈이 없으니 정부가 개입해 성공한 것이다. 우리 정부도 여러 대학이 참여하는 대형 펀드를 조성하고 서울대에 허브를 맡겨야 한다. 우리 이공계의 몰락은 IMF 외환 위기 때 연구원들이 대량 실직한 탓이다. 따라서 이공계 인력이 평생 일할 수 있게 대학 중심의 대형 연구소를 만들어야 한다. 서울대는 양자기술과 2차 전지, 바이오 메디컬 연구소를 설립 중이다. 이공계 나와도 실직 걱정 없고 속된 표현으로 대박 나는 세상이 돼야 의대 열풍을 잠재울 수 있다.” (2024/02/19, 취임 1주년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의대 열풍을 막으려면 국가 차원에서 이공계에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는 본인의 언급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자)
▲ 유홍림 서울대 총장(맨앞줄 왼쪽 네 번째)이 2024년 10월31일 구성원의 건강한 일상 회복과 활기찬 캠퍼스 환경 조성을 위한 '2024 서울대학교 건강 Challenge'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대>
“대학 혁신의 출발점은 교육 혁신이다. 연구, 사회공헌과 국제화, 재정, 행정 등 모든 영역에서의 전환은 교육 혁신에서 출발한다. 현재 추진 중인 서울대학교 융복합연구플랫폼도 탄탄한 기본기와 경쟁력을 갖춘 인재가 길러져 교육과 연구 간의 선순환이 있어야 작동할 수 있다. 뛰어난 학생들이 입학해 졸업장을 인생의 훈장처럼 받고 나가는 서울대가 아니라 교육을 통해 스스로 발전하고 그 과정에서 길러진 새로운 감각, 생각, 지식으로 사회에서 더 큰 성취를 이루게 해주는 서울대 교육이 필요하다. 비판적 사고를 하며 기존 관념과 질서에 도전하는 지성이자 이웃의 아픔을 해소하고자 노력하는 잠재적 리더, 서울대 인재를 길러야 한다.” (2023/10/17, 제77주년 개교기념사 중에서)
"여러분이 경험했던 낯선 시간은 앞으로 학교 밖에서 만날 다양한 기회와 위기의 순간에 지혜와 용기를 불러일으킬 소중한 자산이다. 서울대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미래를 헤쳐 나가는 힘으로 키울 것이다. 두려움은 마음 한쪽에 접어두고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일을 공동체와 협력해 이뤄내길 바란다. 우리나라와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공동체를 위해 새로운 도전과 혁신의 노력을 계속해달라. 때로 힘이 들고 앞이 캄캄하게 느껴질 때,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하는 모교를 떠올리며 힘을 얻길 바란다. 오늘 찍은 사진 속 의젓하고 자랑스러운 모습을 이십 년 후, 삼십 년 후에도 소중하게 지키며 살아가라." (2023/08/29, 제77회 후기 학위수여식 식사 중에서)
“대입에선 다양성이 매우 중요하다. 지역 균형 선발 비율을 확대하겠다. 이와 관련한 대입 정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연구를 시작했다. 여기에선 수능과 고교 교과 과정을 연계해 평가하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지금은 정시 모집 인원 비율 등을 교육부가 정해준다. 선발 자율성이 확보된다면 지역 균형에도 새 방식을 도입해 보겠다. 하버드대 같은 유수 대학들은 학생 구성을 사회 전체 구성과 유사하게 만든다. 그 속에서 배워야 사회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서울대 학생은 수도권과 고소득층에 집중돼 다양성이 떨어진다. 학생뿐 아니라 국가 발전을 위해서도 학생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 (2023/07/29,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서울대는 입시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시민 교육 기관으로서 대학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도 치명적 공백이다. 대학에서 우리의 후속 세대는 시민적 덕성을 연마할 기회조차 없이 취업 준비에 내몰리고 있다. 대학은 미래의 노동력을 생산하는 거점이기 이전에 공동체를 구성하는 많은 시민이 인생 주기의 형성적 시기를 보내는 공간이다.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기반은 단순한 지식과 정보의 양이 아니라 갈등과 논쟁을 이해하고 다룰 줄 아는 역량이다.” (2022/07/25, 중앙일보 칼럼에서)
“경제 성장과 문화 발전의 기반인 지식 자본 축적과 혁신을 주도하는 ‘창조적 대학’, 경계를 넘나드는 수평적 상호작용을 활성화하는 ‘네트워크 대학’, 변화와 위기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민첩한 대학’ 등 학자들이 제안하는 미래 대학의 모델은 다양하다. 기존 대학이 사회와 연결되는 네트워크와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과거 대학의 융성을 뒷받침했던 표준화·분업화·전문화의 틀을 넘어 다양성과 연결성을 살리는 방향의 혁신이 필요하다.” (2022/06/06, 중앙일보 칼럼에서)
▲ 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2024년 5월23일 언론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대>
“자율성 정도를 가늠하려면 외부 제재가 얼마나 심해졌는지 따지기보다는 자기 혁신이 가능해졌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중략). 대학 플랫폼을 캠퍼스 밖으로 더 확장하고 조직을 쇄신해 서울대 스스로 자율성을 찾는 게 법인화 10년 이후의 과제다.” ( 2021/08/19, 사회과학대학 학장 당시 한국일보와 나눈 인터뷰에서)
“서울대는 기존 학제를 개편하고, 학문 분야별 국내외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학문 분야별 네트워크가 한국의 대학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반이다. 서울대가 새로운 위상을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높은 성곽의 아성을 더 공고하게 다지기보다 자율 단위별로 밖으로 나가 경쟁하고 협력해야 한다. ‘학부들의 논쟁’을 거쳐 재편된 학문 분야별 자율 단위들이 국내외를 아우르는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형성하고 공존하는 생태계가 혁신을 통해 다다를 수 있는 미래 서울대의 모습이다.” (2021/08/19, 중앙일보 시론에서)
“현실 문제를 ‘미래 공동체’의 관점에서 다루는 것은 위험하다. 불균형을 시정하는 과정에서 저항에 따른 혼란은 불가피하다는 상황 인식, 그리고 혼란을 공동체의식에 호소함으로써 극복하려는 시도는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이익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려 하기보다는 불완전하나마 어느 정도 타당한 균형을 점진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정부의 역할이자 능력이다.” (2005/06/10, 동아일보 금요칼럼에서)
“시민교육은 단순히 리더십과 봉사활동의 평가항목으로 처리될 일이 아니다. 질서의식과 존경심은 스승과의 만남에서 우러나며, 민주시민의 자치능력은 친구들과의 우애와 자치활동 속에서 자라난다. 학교에 대한 신뢰는 공권력에 대한 신뢰의 바탕이며, 경쟁을 통한 능력 증진의 경험은 건전한 시장경제의 기초다.” (2005/05/05, 동아일보 금요칼럼에서)
“소크라테스는 정치를 ‘영혼을 길들이는 기술(soul-craft)’로 보았다. 진정한 정치가는 동료 시민의 영혼에 절제와 정의감을 심어 주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평생 ‘너 자신을 알라’는 신탁(神託)의 의미를 강조한 이유는 자기반성과 절제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욕망의 절제야말로 평화를 얻는 유일한 방법이다.” (2005/04/17, 동아일보 ‘횡설수설’을 통해)
“보편가치에 호소하는 방식을 ‘실력’이 약한 국가가 선택하는 소극적 전략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중략). 보편가치는 전쟁과 억압의 경험에 대한 진지한 반성을 통해 어렵게 획득된 인류 전체의 공존법칙이다. 보편가치를 같이 인정하고 나눌 수 있는 국제적 연대 구축이 시급하다.” (2005/03/31, 동아일보 금요칼럼을 통해)
“강대국들이 상호 견제를 위해 상대국의 인권 상황을 꼬집기 시작하면 인권이념은 권력정치의 도구로 전락해 버린다. 전쟁이 인권의 절실함을 일깨웠는데 인권이 이데올로기로 변질돼 갈등을 고조시키는 빌미가 된다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2005/03/04, 동아일보 ‘횡설수설’에서)
“정치인과 정부 관료의 인식과 자세가 중요하다. 목표를 앞세우고 달리는 ‘작위(作爲)의 정치’에 빠져들면 선전과 조작, 구호와 이미지에 조급하게 매달리게 된다. 목표 설정의 주체는 궁극적으로 시민이다. 민주 정치과정은 시민의 요구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창출’ 또는 ‘관리’보다 ‘지원’의 자세를 취해야 한다. 사회 각 부문의 활력과 창의성이 극대화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2005/01/20, 동아일보 금요칼럼을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