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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에 에너지 위기 '본 게임', 중국의 수출 정책 핵심 변수로 떠올라
미국-이란 전쟁에 에너지 위기 '본 게임', 중국의 수출 정책 핵심 변수로 떠올라
미국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에도 국제유가는 안정화하는 양상이지만 전 세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전쟁 이전에 비축한 정제유 재고가 바닥나 가격 완충장치가 힘을 잃었고 중동의 원유 정제설비 보수에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이런 시각의 근거로 꼽힌다.23일 로이터를 비롯한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가 앞으로 수년에 걸쳐 휘발유와 디젤, 항공유 등 정제유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국제유가는 전쟁이 벌어진 뒤 배럴당 120달러에 가깝게 상승했지만 현재는 90달러 안팎에서 비교적 안정화됐다. 공급이 줄었지만 수요도 크게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다만 로이터는 유럽의 디젤 가격이 전쟁 이전보다 평균 약 70%, 미국 휘발유 가격은 약 60% 상승하는 등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정제유 가격의 강세는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로이터는 "정유 제품의 공급은 수요보다 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며 "전쟁 이전에 비축해 둔 재고가 바닥나며 시장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올해 3분기 전 세계의 정유 제품 수요가 2025년 3분기와 비교해 하루 평균 24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급은 하루 410만 배럴씩 감소할 것이라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예측이 근거로 제시됐다.미국과 이란 전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모두 정제유 공급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중동 국가들과 러시아의 정제 설비가 모두 군사 공격에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로이터는 최근 보도에서 특히 중동의 원유 정제능력 가운데 20%가 정상 가동이 어려운 상태에 놓였다고 전했다.이른 시일에 미국과 이란이 휴전 및 종전에 합의해도 정제유 가격은 원유와 달리 안정화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중동 지역에서 피해를 입은 정제설비를 수리하고 가동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핵심 설비나 부품 공급망에도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로이터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의 7월 물가 지표에 정제유 가격 상승의 영향이 이미 뚜렷하게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7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2025년 7월보다 3.4% 상승했고 유로존 물가 상승률은 2.9%, 일본의 생산자 물가지수는 7.2%를 기록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최소한 2026년 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인플레이션 심화가 각국의 금리 인상을 자극해 금융시장 전반에도 부담을 키울 수 있다.러시아에 위치한 원유 정제소 사진. <연합뉴스>로이터는 소비자와 기업의 수요가 더 줄어들면 정유제품 가격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질 여지도 있다고 바라봤다.하지만 세계 각국 및 기업들이 고갈된 정제유를 다시 비축해야 하고 다음 에너지 위기에 대응해 재고량도 늘려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승 압력이 당분간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정제유와 달리 국제 원유가는 미국과 이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도 극단적 상승세를 보이지 않았는데 그 배경에는 세계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구매 감소도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7월31일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2분기 중국의 원유 수입량은 하루 810만 배럴 수준으로 1분기와 비교해 약 32% 줄었다.에너지정보청은 중국의 수입 감축을 국제유가 안정화에 주요 배경으로 제시하며 비축유 재고를 대거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중국이 미국과 이란 전쟁 직후부터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 정유 제품의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실시한 점도 국제유가는 하락한 반면 정제유 가격은 상승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이런 상황에서 향후 전 세계의 정제유 가격이 안정화되는데 중국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중국 정부의 정유 제품 수출 제한 조치가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로이터는 20일(현지시각) 별도의 기사에서 "중국 정부는 3월부터 정유 제품 수출을 대폭 줄이도록 했지만 7월과 8월에 걸쳐 수출 제한 조치를 잇따라 완화했다"고 전했다.중국의 7월 휘발유 수출량은 6월보다 320%, 항공유 수출은 같은 기간 4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8월에도 큰 증가폭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로이터는 중국의 정유 제품 수출이 결과적으로 전 세계의 공급 부족 상황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국제유가에 이어 주요 정제유 가격 추이에 중국의 정책 변화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게 된 셈이다.다만 로이터는 중국에서 정제유 수출을 확대하려면 결국 원유 수입을 늘려야 해 국제유가 상승을 이끄는 효과를 낼 수도 있어 향후 상황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이와 관련해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석유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주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아닌 중국"이라며 중국 정부의 정책이 당분간 시장을 절대적으로 주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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