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 애플 아이폰 가격 인상 예고는 '자신감' 분석, 삼성전자와 프리미엄 경쟁에 우위 반영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폰을 비롯한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져 불가피한 선택으로 분석된다.애플이 아이폰 판매가를 높이면 소비자 수요가 둔화할 위험이 있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사에 맞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는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애플은 메모리반도체 같은 부품가 인상을 감당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 중심이어서 중저가 중심 업체들과 비교해 시장 지배력에서 상대적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애플 팀 쿡 CEO 외신 인터뷰는 "뚜렷한 가격 인상 예고" 해석2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 아이폰 가격 인상이 소비자와 시장 점유율에 미칠 영향을 토론하는 팟캐스트 콘텐츠를 공개했다.롤프 윙클러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는 "팀 쿡 CEO는 판매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뚜렷한 가격 인상 정책이 실시될 것"이라고 말했다.애플은 그동안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등 주요 제품의 옵션 사양을 비싸게 판매하거나 소비자에 콘텐츠 및 온라인 서비스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확보해 왔다.아이폰과 같은 대표 상품의 신모델 가격이 이전 제품보다 상승하면 소비자들에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우회적으로 제품단가를 높이는 방법을 활용한 셈이다.하지만 윙클러 기자는 팀 쿡 CEO가 자신과 인터뷰를 한 이유를 놓고 '소비자 가격 상승을 예고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메모리반도체 원가가 놀라울 정도로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팀 쿡 CEO는 지난 17일 윙클러 기자와 인터뷰에서 가격 인상을 피하는 전략이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하며 소비자들에 부담을 지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윙클러 기자는 애플이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반도체 제조사와 협상에 훨씬 우위를 두고 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반대로 바뀌었다고 말했다.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들이 D램과 낸드플래시 물량을 대거 선점하면서 애플이 결국 비싼 값을 지불해서라도 남은 재고를 최대한 확보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팀 쿡 CEO는 메모리반도체를 비롯한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모든 수단을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애플 아이폰17 시리즈 발표 행사장에 전시된 시제품. <연합뉴스>◆ 애플 고가 스마트폰 점유율 압도적 우위, 가격 인상에 자신감 키워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여전히 다른 경쟁사와 비교해 메모리반도체와 같은 부품의 원가 상승에 따른 타격을 방어하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애플이 이미 메모리반도체 용량에 따라 제품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전략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는 점이 배경으로 제시됐다.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2025년 기준으로 원가가 15달러(2만3천 원) 안팎인 256기가 용량의 낸드플래시를 추가한 제품 가격을 200달러(약 30만7천 원) 높여 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애플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도 장점으로 지목됐다. 아이폰과 같은 제품의 판매가에서 부품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월스트리트저널은 300달러(약 46만 원) 안팎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주력으로 하던 기업은 메모리반도체 원가 상승분을 흡수하며 수익성을 유지할 여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애플은 2025년 기준 판매가가 600달러 이상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다는 조사기관 옴디아의 집계 결과도 제시됐다.1천 달러(약 154만 원) 이상에 판매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약 75%로 더 높다.월스트리트저널은 결국 애플이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같은 경쟁사에 앞서나가며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가격 결정력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아이폰의 판매가가 지금보다 높아지더라도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애플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 가격 인상에도 경쟁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래픽 챗GPT 제작>◆ 애플도 수익성과 판매량에 타격 예상, "점유율은 높일 기회" 분석도시장 조사기관 트레피스는 22일 "애플의 매출총이익률은 2021년 약 42%에서 현재 47% 수준으로 높아져 하드웨어 전문 기업 가운데 최고 수준의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이는 애플 아이폰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높은 지배력을 유지한 결과로 볼 수 있다.다만 애플의 제품 판매가격 인상 정책도 메모리반도체 원가 상승에 따른 타격을 방어하는 데 분명한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가격 인상폭이 신형 아이폰 프로 모델 기준으로 이전작 대비 200달러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소비자 수요 감소를 피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아이폰17 프로의 메모리반도체 원가가 52달러(약 8만 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반면 아이폰18 프로는 196달러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예측이 가격 인상폭에 근거로 제시됐다.트레피스는 더구나 애플이 제품 가격을 인상한 뒤에도 메모리반도체 가격은 계속 상승하며 수익성에 더 압박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제시했다.애플이 2026년 들어 아이폰17e와 맥북 네오 등 가격이 비교적 낮은 제품을 잇따라 선보인 점도 부품 원가 상승과 겹쳐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로 지목됐다.출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제품을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 때문에 단종시키기는 쉽지 않고 판매가를 인상한다면 수요에 큰 타격을 받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미국 CNBC는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에는 애플마저 완전한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며 "통제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시장 조사기관 가트너의 분석을 전했다.조사기관 IDC는 애플 아이폰을 비롯한 제품의 가격 상승이 결국 인공지능 산업 발전에 따라 일반 소비자들이 치러야 하는 여러 비용 가운데 하나라는 관측도 제시했다.CNBC에 따르면 IDC는 아이폰뿐 아니라 모든 제조사 스마트폰의 2026년 평균 판매가격이 2025년보다 약 20%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다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시장 변화가 애플에 반사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시장 조사기관 CCS인사이츠는 CNBC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에 더 취약한 위치에 놓일 것"이라며 "애플이 오히려 시장 점유율을 더 높이는 기회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