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 엔비디아 AI 반도체 '독식 시대' 저무나, AMD 구글 이어 중국 추격도 빨라져
- 엔비디아가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던 시대가 막을 내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관련 공급망과 기술 등 측면에서 한계를 맞았기 때문이다.특히 AMD와 구글에 이어 중국 경쟁사들의 추격도 점차 빨라지면서 엔비디아가 이전과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는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엔비디아 AI 서버 시스템 출시 지연 가능성, 경쟁에 약점 되나투자전문지 더스트리트는 7일 "인공지능 반도체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제품 출시 로드맵이 불투명해지며 경쟁사들에 흔치 않은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보도했다.시장 조사기관 세미애널리시스는 엔비디아가 2027년을 목표로 개발하던 루빈 시리즈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서버용 시스템 출시가 늦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기판과 관련한 기술적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워 출시가 1년 이상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졌다.엔비디아 루빈 기반 카이버 NVL144 서버 시스템은 GPU 144개를 연결해 뛰어난 인공지능 연산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야심작으로 꼽혔다.세미애널리시스는 결국 엔비디아가 루빈 시리즈 고객사 기반 확대에 차질을 빚으며 AMD나 구글과 같은 경쟁사들에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고 바라봤다.그동안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던 최고 성능의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AMD와 구글이 추격을 본격화해 고객사들에 대안으로 선택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더스트리트는 AMD가 엔비디아 단일 기업에 의존을 피하려던 빅테크 고객사들을 설득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구글은 현재 성능이 다소 낮아 엔비디아와 직접 경쟁이 어려웠던 자체 설계 인공지능 반도체의 설계 및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엔비디아 베라 루빈 시스템과 루빈 GPU 홍보용 이미지. <엔비디아>◆ 전력과 메모리반도체 공급망도 엔비디아 성장에 걸림돌로 지목더스트리트는 결국 엔비디아의 출시 지연이 단순한 제품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성장 동력을 놓치고 시장의 판도마저 바뀔 수 있는 변수라고 분석했다.루빈 GPU 기반 서버용 시스템은 경쟁사들과 기술 격차를 벌리고 엔비디아가 한층 더 앞서나가는 데 중요한 프로젝트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엔비디아는 이와 관련해 미국 CNBC에 "우리의 제품 출시 로드맵은 탄탄하다"는 짧은 입장을 냈다. 다만 세미애널리시스의 분석에 진위 여부는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컨설팅 그룹 DGA올브라이트 스톤브릿지그룹의 폴 트리올로 파트너는 이와 관련해 CNBC에 "새 서버용 시스템 출시 지연이 엔비디아의 중장기 경쟁력에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을 전했다.엔비디아가 이전에도 유사한 기술적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있었지만 협력사들과 힘을 합쳐 극복했던 사례가 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아울러 트리올로 파트너는 미국 데이터센터 신설 프로젝트에 전력 공급망 차질과 같은 문제가 지속되고 있어 엔비디아의 출시 지연에 따른 타격이 크게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다만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같은 인공지능 반도체 필수 부품의 공급 부족도 엔비디아에 악재로 떠올랐다. 2026년 하반기 출시하는 루빈 시스템 출시 일정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협력사의 HBM4 규격 메모리반도체 생산과 출하 일정에 영향을 받았다.데이터센터 관련 공급망 차질은 인공지능 반도체 경쟁사들도 피하기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선두주자 엔비디아가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더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화웨이 자체 설계 인공지능(AI) 반도체 기반 데이터센터용 제품. <연합뉴스>◆ 엔비디아 중국 시장 복귀도 현지 경쟁사의 발전에 밀려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경쟁사의 점유율 추격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대신 자국 기업의 제품을 활용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블룸버그는 7일 자체 조사기관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중국 인공지능 인프라 기업들이 자국산 반도체 구매에 예산 지출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응답자들은 현재 평균 약 30%의 예산을 자국산 인공지능 반도체에 배정했는데 앞으로 12개월 동안은 전체의 약 46% 예산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블룸버그는 "중국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반도체로 해외 제품을 대체하려는 노력에 성과를 내고 있다"며 "화웨이와 하이곤, 캠브리콘 등 현지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엔비디아는 중국 인공지능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 꾸준히 진출 확대 기회를 노리고 있다. 다만 미국과 중국 정부의 수출입 규제가 현재 가장 큰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고객사들이 자국산 제품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강화할수록 엔비디아가 진입할 기회는 줄어들게 된다.엔비디아가 중국에서도 성장 기대를 걸기 어려워진다면 인공지능 반도체 경쟁 심화와 공급망 차질 등 악영향을 만회할 계기를 마련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투자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증권사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내고 "2027년까지 인공지능 시장에서 구글과 아마존 등 기업의 맞춤형 반도체 사용 비중이 늘어나고 AMD와 인텔 반도체에 고객사들의 지출도 늘어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골드만삭스는 엔비디아의 시장 점유율 위축 전망이 이미 주가에도 반영되었다며 인공지능 시장 성장이 더 이상 엔비디아에 가장 큰 수혜로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