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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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은 한양증권의 대표이사다. 사모펀드 투자 운용사 KCGI의 부회장도 겸하고 있다.
▲ 김병철 한양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KCGI가 인수한 한양증권을 중대형 증권사로 키우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
1962년 음력 1월19일 경북 고령에서 태어났다.
대구 대건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동양증권에 입사해 IB(Investment Bank)본부장과 FICC(fixed income, currency, commodity) 본부장으로 일했다.
신한금융투자에서 GMS(Global Markets & Securities) 부문장을 거쳐 2019년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KCGI자산운용 대표이사에 이어 한양증권 대표이사도도 맡았다.
기업금융(IB) 전문가로 ‘채권의 귀재’로 불린다.
- 경영활동의 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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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이 2019년 7월22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프로당구 PBA 투어의 2차대회 '신한금융투자 PBA/LPBA 챔피언십'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PBA투어 >
한양증권은 2025년 7월 롯데그룹 계열사 회사채 발행에 주관사로 참여했다.
롯데렌탈과 롯데웰푸드의 회사채 발행 주관사로 참여해 각각 382억 원과 250억 원 규모 주관 실적을 쌓았다.
한양증권이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최근 6년간 일반 회사채 주관 실적이 5건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성과다.
더구나 롯데와는 첫 주관사로 만남을 성사시킨 것이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양증권으로 간 김병철의 첫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양증권 대표이사 사장 취임
김병철은 2025년 6월18일 한양증권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한양증권은 2025년 3월 주주총회에서 김병철 KCGI자산운용 대표이사를 한양증권 사내이사로 조건부 선임했다.
2025년 6월18일 KCGI가 한양증권 지분 29.6%(376만6973주)를 2167억 원(주당 5만7500원)에 매입을 완료해 한양증권 인수절차를 마무리하는 조건을 충족하며 김병철은 공식 취임했다.
강성부 KCGI대표이사가 김병철에게 KCGI자산운용에 이어 새로 인수한 한양증권까지 맡기면서 상당한 수준으로 신임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강성부 대표와 김병철은 과거 10년 넘게 동양종합금융과 신한투자증권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친분과 신뢰를 두텁게 쌓은 사이다.
새 주인과 새 대표이사를 맞이한 한양증권은 ‘KCGI증권’으로 사명변경도 추진하고 있다.
한양증권은 설립 이후 69년이 넘도록 회사의 이름을 바꾸지 않았다. 한양증권처럼 설립 당시 이름을 유지해온 증권사는 신영증권, 부국증권, 유화증권 등 3곳 뿐이다.
한양증권은 한양대학교 학교법인인 한양학원의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세워진만큼 이름을 바꿀 이유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김병철이 대표직에 오름에 따라 임재택 한양증권 전임 대표이사 사장은 고문으로 물러났다.
김병철이 한양증권으로 옮기면서 KCGI자산운용의 경영체제도 변화가 생겼다.
KCGI자산운용은 기존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했다.
목대균 KCGI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와 조원복 KCGI자산운용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각자 대표이사로 KCGI를 이끈다. 목대균 CIO는 운용부문을, 조원복 CMO는 경영관리와 마케팅 부문을 각각 총괄한다.
△한양대 법인에서 KCGI로 주인바뀐 한양증권
학교법인 한양학원과 KCGI 사이의 한양증권 매각 절차가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을 얻었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 6월11일 사모펀드 KCGI의 한양증권 인수 관련 대주주 변경 심사안건을 통과시켰다.
‘케이씨지아이(KCGI)제2호사모투자 합자회사’는 2025년 6월20일 주식 대금을 치르고 한양증권의 지분을 인수해 한양증권의 최대주주(지분율 29.59%)로 올라섰다.
종전 최대주주였던 학교법인 한양학원은 지분 4.99%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양학원의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10.85%다.
KCGI는 앞서 2024년 9월 한양학원으로부터 한양증권의 지분 29.59%를 2203억 원(주당 5만8500원)에 매수하겠다는 주식 매매계약(SPA)을 맺었다.
당초 KCGI는 인수 입찰 경쟁 시기 한양증권 지분을 주당 6만5천 원에 매수하겠다고 밝혔으나 주가보다 3배 이상 높은 가격이라, 소액주주들로부터 경영권 프리미엄이 과도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KCGI는 우선협상 대상자가 된 뒤 인수 가격을 주당 하향 조정했다.
△한양증권, 자기자본 규모 5천억 원 달성
한양증권은 2024년 말 기준 자기자본 5144억 원을 달성했다.
당시 외부 자금 지원을 받지 않고 꾸준한 실적을 내면서 쌓아 올린 자본 증가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로 평가받았다.
증권업은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영위할 수 있는 사업의 범위가 달라지는 만큼 자본 확충을 통해 자기자본 규모를 키우고 사업 다각화를 이뤄야 할 필요가 있다.
한양증권의 자기자본금 추이를 보면 2021년 4323억 원, 2022년 4594억 원, 2023년 4898억 원으로 급격한 증가나 빠짐없이 꾸준히 자기자본을 끌어올려온 것으로 분석된다.
▲ 한양증권의 실적. <그래프 비즈니스포스트>
한양증권은 2024년 연간실적으로 연결기준 순이익 388억 원을 냈다. 2023년과 비교해 10.5% 늘었다. 영업이익은 2023년보다 17.6% 늘어난 544억 원을 나타냈다.
채권, 기업금융(IB), 운용 등 3개 부문의 호실적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더해졌다.
앞서 한양증권은 2023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63억 원, 순이익은 351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과 비교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4.5%, 46.3% 늘었다.
2022년에는 증권업황이 워낙 좋지 않아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꺾임이 컸다. 2023년부터는 완만한 회복세를 타고 있다.
△KCGI자산운용 대표이사 부회장 역임
김병철은 2023년 7월 KCGI자산운용의 초대 대표이사 부회장에 선임됐다.
KCGI자산운용은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하여 새롭게 출범한 회사다.
KCGI는 2023년 1월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하고 같은 해 8월 KCGI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바꿔달았다. 구체적 매각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대략 400억~500억 원 수준으로 가늠했다.
김병철은 사명변경 당시 “KCGI와의 브랜드 일관성을 유지하고 혁신의 이미지를 이어나가기 위해 사명을 변경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KCGI에 합류하기 전 김병철은 2020년 3월까지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있었다.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하고 한양증권을 이끌 대표감을 찾던 강성부 KCGI 대표이사가 과거 동양종합금융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던 김병철에게 제안하며 다시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됐다.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역임
김병철은 2019년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비신한금융출신으로 1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동양증권 출신임에도 신한금융 계열사 대표를 맡게 됨에 따라 금융계에선 상당히 이례적 인사로 받아들였다.
그만큼 신한금융그룹에서 상당한 믿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병철은 2019년 3월26일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최고의 금융솔루션을 제공하는 자본시장의 ‘탑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며 “아직 신한금융투자 자기자본이 초대형 투자은행(IB) 기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연내에 자격 획득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그룹은 김병철을 기업금융(IB) 분야뿐 아니라 트레이딩(고유재산 운용)과 자산관리(WM)부문 등 핵심업무를 고루 다루면서 경험을 축적한 전문가로 신한금융투자를 신한금융그룹의 자본시장 핵심으로 이끌 적임자로 평가했다.
김형진 전임 사장의 경우 신한금융투자로 오기 전 증권업을 경험하지 못해 선임 당시 신한금융투자 노조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동앙종금에서 25년간 몸담았던 외부 출신이긴 하지만 2012년 신한금융투자로 자리를 옮겨 6년여 동안 S&T그룹 부사장, 신한금융지주회사 GMS(투자운용사업)그룹 부문장,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등으로 경력을 쌓아온 김병철이 대표이사에 내정되자 신한금융투자 노조도 환영의 분위기를 내비쳤다.
다만 2020년 3월 김병철은 라임사태 발생과 관련 손실을 끼친 고객에 사과하고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
김병철은 신한금융투자 이사회에 참석해 “고객 투자금 손실 발생에 대한 책임이 있고 없고를 떠나 신한금융투자가 고객의 신뢰를 되찾고 빠른 정상화를 위해서는 본인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맞다“며 “고객들에게 끼친 손실에 대해 제가 회사를 대표해서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이 2019년 3월 신한WAY홀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김병철은 2017년 12월 신설조직인 그룹 투자운용사업(GMS)부문을 이끄는 부문장에 선임됐다.
기존에 맡고 있던 신한금융투자 부사장과 함께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생명 부사장까지 겸했다.
‘그룹 투자운용사업부문’은 은행과 금융투자, 보험 등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운용하고 있는 60조 원 규모의 고유자산과 관련해 투자방향을 잡고 투자역량을 끌어올리는 콘트롤타워 조직이다.
지주와 은행, 금투, 생명 4개사에 흩어져있던 주식과 채권 등 고유자산의 통합운영 전략을 짜기 위해 각 계열사의 운영인력을 포함해 150여 명으로 꾸려졌다.
김병철이 비은행출신 최초로 그룹 사업부문장을 맡게 되자 은행 중심 금융그룹의 보수적 인사기조에 비춰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비은행 출신 인사가 그룹사업부문장으로 발탁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그만큼 신한금융그룹이 자본시장 분야를 그룹의 새 성장동력이자 핵심사업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병철은 그룹 투자운용사업부문이 신설조직인 데다 각 계열사에서 인력들이 모이는 만큼 초기 기틀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신한은행과 신한생명에서 고유자산 운용을 다루던 인력들도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타워로 자리를 옮겼다.
그룹 투자운용사업부문은 ‘아시아 선도 트레이딩그룹(Asia Leading Trading Group)’을 비전으로 세우고 ‘시장 변화에 SMART한 대응’, ‘그룹 협업체계 강화 및 시너지 창출’, ‘사업 비즈니스 라인업 확장’을 3대 중점 추진전략으로 제시했다.
운영에 필요한 그룹 통합 인력 운용방안과 평가 및 보상체계를 마련해 각 계열사별로 고유자산 운용목표에 따라 별도의 성과보상안도 마련했다.
△신한금융투자 이직
김병철은 25여년간 몸 담았던 동양증권에서 나와 신한금융투자로 자리를 옮겼다.
동양증권의 채권 세일즈와 트레이딩 분야 등에서 정신적 지주나 다름없던 김병철이 퇴사하면서 동양증권의 채권 전문인력 상당수가 동요했다고 한다.
김병철은 2012년 8월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을 맡아 S&T(세일즈앤트레이딩)그룹을 이끌었다.
신한금융투자로의 합류 배경으로는 강대석 당시 신한금투 대표이사와의 만남에서 얻은 공감과 가능성이 언급됐다.
김병철은 강대석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열정과 비전에 공감했고 신한금투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언론과 인터뷰에서 종종 이직사유를 말할 때 “사장님 한 분 보고 왔다”고 말했다.
김병철이 동양종금을 떠난 이유로는 동양그룹이 부실해지기 직전인 2011년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오너 일가에 건넨 직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의를 표하고 나온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시절
김병철이 1989년 첫 직장으로 선택한 것이 동양종합금융증권이었다.
동양종금에서 23년간 근무하면서 ‘채권 명가’의 반열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병철은 채권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1992년 증권업계뿐 아니라 은행, 보험, 종합금융, 투자신탁 등 채권을 다루는 모든 업계의 전문가들을 모아 ‘정보회의’를 만들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신용도가 낮지만 우량한 기업들을 발굴하고 이들이 발행한 회사채를 판매하거나 2000년대 초반 신용카드 대란이 일어났을 때 카드사 채권을 싼 값에 사들여 큰 차익을 보면서 동양종금이 채권에서 특화된 실적을 만들어냈다.
2008년엔 IB(Investment Bank)본부장을 맡아 두산그룹의 밥캣 인수와 현대건설 인수전 등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기도 했다.
2011년 FICC(fixed income, currency, commodity) 본부장을 맡아 채권분야로 돌아온 뒤 같은해 12월 트레이딩사업부문장으로 일했다.
△한양증권이 걸어온 길
한양증권은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사모펀드 KCGI의 계열사다.
1956년 한양대학교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됐으며 당시 국내 아홉 번째 증권사로 출범했다.
1962년 한양증권이 증권업 허가를 받았다.
1988년 한양증권이 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1993년 한양증권 홍콩사무소를 세웠다.
1998년 IMF 외환위기로 홍콩사무소를 철수했다.
2006년 대주주가 김연준 한양학원 설립자에서 학교법인 한양학원으로 바뀌었다.
2025년 6월 한양증권의 지분을 인수해 ‘케이씨지아이제2호사모투자 합자회사’가 최대주주(지분율 29.59%)로 올라섰다.
종전 최대주주였던 학교법인 한양학원은 지분 4.99%를 보유하고 있다. 한양학원의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10.85%다.
- 비전과 과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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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과 과제▲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이 2019년 7월22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프로당구 PBA 투어의 2차대회인 '신한금융투자 PBALPBA 챔피언십'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PBA 투어 >
한양증권이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기업금융 강자로 손꼽히는 만큼, IB 전문가인 김병철이 그간 축적했던 역량을 발휘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KCGI와 업계의 기대가 있다.
KCGI의 자본력이 기존 최대 주주였던 한양학원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는 점은 시동만 제대로 걸어준다면 한양증권의 성장에 가속도가 쉽게 붙을 것이란 긍정적 시각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양증권의 새 주인이 된 KCGI는 “한양증권 인수를 계기로 중소형 증권사에 머물지 않고 자기자본 1조 원 이상의 중대형 증권사로 도약시킬 것”이라며 “주주, 임직원, 고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회사로 변화시키겠다”고 밝혔다.
김병철은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써야 한다.
KCGI의 인수가격과 한양증권의 주가 간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한양증권 주식은 2025년 8월6일 기준 1만723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양증권 인수가인 주당 5만7500원의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한다.
KCGI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감사위원회 등을 설치·운영하고 임직원 모두가 공정하게 성과로 평가받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선진 지배구조를 구축하겠다”며 “더 나아가 적극적 주주환원과 효율적 자본 활용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개선시켜 한양증권에 대한 시장 재평가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이는 온전히 김병철에게 주어지는 숙제로 여겨진다.
이같은 숙제를 풀어낼 인물로 강성부 KCGI 대표이사가 김병철을 지목했다.
◆ 평가
김병철은 기업금융(IB) 전문가다.
김병철은 신한투자증권(당시 신한금융투자) 대표를 지냈고 KCGI자산운용의 초대 대표를 맡았다.
KCGI자산운용은 2023년 KCGI가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해 사명을 바꾼 회사다.
강성부 KCGI대표가 KCGI자산운용에 이어 한양증권까지 맡긴 것을 두고 업계에선 김병철에 대한 두터운 신임을 방증한다고 보고 있다.
김병철은 과거 신한투자증권 대표 시절 ‘채권의 귀재’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평소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기회가 오면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성향을 보여왔다.
당시 순혈주의가 강했던 금융업계에서 신한금융그룹 출신이 아니라는 약점을 딛고 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에 오른 것으로 업계에서는 파격 인사로 받아들였다.
1989년부터 23년간 동양증권에 몸담으면서 회사를 ‘채권 명가’ 반열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았다.
온화하고 꼼꼼한 ‘덕장’ 스타일이다.
- 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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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여의도 한양증권 사옥.
KCGI가 한양증권 인수 전 한양증권 직원들에게 매각 위로금을 약속했으나 인수 완료 후 지급 책임을 회피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한양증권 노조는 KCGI가 2024년 9월 한양학원과 한양증권 주식 매매 계약(SPA)을 체결하면서 강성부 KCGI 대표가 직접 한양증권 직원들에게 직접 매각 위로금 지급과 고용 보장을 구두 약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2024년 이 같은 구두합의를 믿고 인수합병(M&A) 반대 의사를 철회했던 만큼 약속이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KCGI와 한양증권은 위로금 문제는 한양학원과 논의해야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2025년 8월 한양증권 노조와 첫 단체협상이 예정돼 있다.
△KCGI, 한양증권 지분 인수에 어려움 겪어
2025년 6월18일 한양증권의 대주주 KCGI가 전 대주주 한양학원으로부터 한양증권 지분을 매입하기까지 인수 과정에서 여러 잡음이 흘러나왔다.
2025년 6월11일 금융위원회가 정례회의에서 KCGI의 한양증권 인수 관련 대주주 변경 심사를 통과시켰다.
앞선 2025년 4월16일 금융위원회는 KCGI의 한양증권 인수 관련 대주주 적격성 심사 중단 안건을 의결했다.
당시 KCGI가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2025년 3월11일 KCGI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세청이 KCGI의 탈세 혐의와 강성부 대표 개인비리를 들여다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규정상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자가 국세청, 검찰,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조사나 검사를 받는 경우 해당 사안이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면 심사 절차를 중단할 수 있다.
한양학원과 KCGI가 맺은 한양증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의 유효 기한은 2025년 6월 말까지였다.
KCGI는 2024년 9월19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한양증권 지분 41.07%(522만7243주) 중에서 한양학원 보유 지분 4.99%와 김종량 이사장 지분 4.05% 등을 제외한 지분 29.59%(376만6973주)를 2200억 원가량에 인수하기로 한양학원과 계약을 맺었다.
2024년 7월 한양증권 입찰 당시 인수 후보를 사전에 정한 뒤 형식적으로 입찰을 진행했다는 ‘수의계약’ 의혹이 제기됐다.
매각 주관사 없이 한양대 재단 사무국이 매각을 자체 진행한 점이 이례적이었다.
보통 M&A 경험이 충분한 경우에만 주관사를 선정하지 않는데, 한양학원은 관련 경험이 전혀 없어 특정 인수 후보를 미리 정해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또 한양학원과 김종량 한양학원 이사장이 한양증권의 2대 주주로 남아있어 이른바 파킹거래 의혹도 있었다.
파킹거래는 경영권을 매각하는 것처럼 위장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찾아오는 계약이다.
▲ 김병철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가 2020년 10월29일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라임 사모펀드 사태' 관련 판매사 제재심의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철은 2020년 3월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과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등 연이은 금융 사고에 책임을 지고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김병철은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한 금융투자상품으로 손실을 본 소비자에게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객 투자금 손실 발생 관련 책임 여부를 떠나 신한금융 고객의 신뢰를 되찾고, 빠르게 정상화하려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라임펀드 사태는 2019년 7월부터 불거진 대규모 금융사기 사건이다.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가 부실 자산 투자와 수익률 조작, 펀드 돌려막기 등 불법 행위로 환매 중단 사태를 야기한 것으로, 이 과정에서 고객 투자자 약 4천 명이 1조6천억 원가량의 피해를 입었다.
2020년 금융감독원은 신한투자증권이 라임자산운용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고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제공하며 무역금융 펀드의 부실을 미리 알고도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약 480억 원 규모 펀드를 판매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이후 2023년 3월 신한투자증권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이 인정돼 1심에서 벌금 5천만 원을 선고받았다.
김병철은 투자 상품 불완전판매와 관리·감독 소홀로 경징계(주의적 경고) 처분을 받았다.
△과도한 자기매매 비중
KCGI에 의해 인수되기 전 한양증권은 자기매매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편이어서 일반적인 증권사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여러 사업부문 가운데 자기매매부문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증권사를 흔히 ‘무늬만 증권사’ 혹은 ‘증권사가 아닌 전업투자자’라고 부른다.
한양대학교 학교법인 한양학원 산하에서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된 한양증권은 영업수익에서 자기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겼다.
자기매매로 돈을 벌고 배당성향이 높아 지분율이 높은 대주주가 배당의 대부분을 들고 가는 모습이 전업투자자가 직원을 고용해 자기 돈으로 투자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른 증권사들은 일반적으로 위탁매매, 법인영업, 자금조달 등으로 수익을 올린다.
일각에선 증권업이 학교법인의 수익사업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학교법인의 운영수익을 극대화해서 학교 운영이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전입금을 늘리는 것이 학교법인 수익사업의 목적이기 때문에 한양증권은 전체 주주가치 제고에 애초부터 힘을 쓸 수가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 경력/학력/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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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력
2004년 동양종합금융증권 금융상품운용팀장 겸 채권팀장(상무보)를 맡았다.
2008년 동앙종합금융증권 IB본부장 상무로 승진했다.
2010년 동양종합금융증권 IB본부장 전무로 승진했다.
2011년 동양종합금융증권 FICC(채권·외환·원자재)본부장으로 이동했다.
2012년 신한금융투자로 자리를 옮겨 S&T그룹 부사장으로 임명됐다.
2018년 신한금융지주회사 GMS(투자운용사업)그룹 부문장,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을 겸했다.
2019년 3월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20년 3월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에서 물러났다.
2023년 7월 메리츠자산운용(현 KCGI자산운용)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2025년 6월 한양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 학력
1981년 대구 대건고등학교를 나왔다.
1985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 가족관계
◆ 상훈
◆ 기타
언론인터뷰 등을 종합하면 김병철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81학번으로 대학 시절 노동운동에 관심이 컸다.
1984년 사회대학 학생회장을 맡았고 1988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도 노동경제학을 세부전공으로 선택해 ‘실천하는 노동경제학자’를 꿈꿨다고 한다.
김병철은 논문 ‘한국 자동차산업의 내부노동시장과 노동통제에 관한 일고찰 : D자동차 사례를 중심으로’로 1988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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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철 신한투자증권 부사장(오른쪽 두 번째)이 2018년 3월13일 '국채시장 발전 포럼 및 2017년 하반기 우수 PD(국고채전문딜러) 시상식'에서 우수PD 5개사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앞으로 금리 4~5%인 시대가 올 것인지는 현재 시점에선 단언하기 어렵다. 오히려 (나는) 저금리·저성장 시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미 발 빠른 투자자들은 그런 패러다임의 변화에 서서히 몸을 실어 움직이고 있다.” (2013/05/10, 조선비즈 인터뷰에서)
“한 직장에서 오래 있으면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신한투자로 온 것은) 새롭게 시작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2012/08/02, 신한금융투자로 이직한 뒤 연합인포맥스 인터뷰에서)
“채권은 어렵고 고액을 투자해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을 개인들이 갖고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여전히 절대금리 수준은 낮고 주식시장 전망도 불투명한 만큼 채권을 투자수단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2006/06/04, 한국경제 인터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