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머니
- [코스피 5천 스왓분석-T] 지정학 리스크와 환율·인플레 변수, K증시 흔드는 잠재 위협 요인
- <편집자주> 2025년 이재명 정부가 코스피 5000을부르짖을 때, 그 누구도 이처럼 빨리 코스피 5000 시대가 다가올지 몰랐다. 지난해 하반기 코스피가 빠르게 올라 4200선에서 한 해를 마무리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불과 한 달 안에 코스피 5000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없었다. 하지만 코스피는 5000을 넘어섰고 이제 6000을 바라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코스피 5000 시대, 코스피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 요인을 통해 코스피의 오늘과 내일을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S: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개막, 3개월 만에 1천피 '쑥' 상승장 탄력받는다 ② W: 역대급 상승곡선에 감춰진 '약점', '실적 양극화' 넘어서야 조정장 없다 ③ O: 여전한 저평가 그리고 MSCI 로드맵, 단기 급등에도 추가 모멘텀 많다 ④ T: 지정학 리스크와 환율·인플레 변수, K증시흔드는 잠재 위협요인 ⑤ 코스피 5000 원년, 전문가들이 짚어본올해 자본시장 향방은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5000선을 처음 넘어서며 기록적인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그러나 상승피로가 누적된 만큼 외부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이 악재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시장에 크고 작은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특히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심화한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는 환율과 인플레이션 등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거시 지표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시장이 일정 수준의 내성을 형성했다고 해도 '트럼프발 변동성'은 한국 증시의 구조적 불안 요인으로 여겨진다.27일 국제 정세를 살펴보면 미국이 중국과 글로벌 에너지 패권 경쟁을 벌이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다.트럼프 행정부는 세계 최대 석유 매장지인 베네수엘라와 우라늄, 희토류 등 천연자원을 보유한 그린란드를 겨냥해 압박을 가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종전 기대 약화, 이란 시위 격화까지 겹치며 긴장을 유발하고 있다.이는 국내 증시에 단기 충격을 주고 있다. 그린란드발 긴장이 최고조였던 20일에는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extrade) 지수가 급락했다.이 과정에서 반복적 관세 위협도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목재, 제약 등 한국산 품목 상호 관세를 기존 15%에서 25% 로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은 모두 하락 출발했다.지정학 긴장은 원자재 가격 급등과 금·달러 등 안전 자산 선호 현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최근 중동 지역 리스크가 부각되며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도 반등했다. 은, 구리, 알루미늄 등 주요 광물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첨단 산업 수요 확대라는 구조적 요인에 더해 반복되는 관세 부과 전 자원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전통적 인플레이션 헤지(회피) 수단인 금 가격도 26일 온스당 5천 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안전 자산 선호가 확대되면 한국 증시는 그만큼 자금 유출에 따른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환율도 코스피 상승 여력을 제한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국내 주식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로서는 달러 환산 수익률이 꺾인다. '환차손' 우려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을 부추길 수 있어 환율 안정이 중요하다.그러나 최근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증가와 달러 보유 심리 강화는 외환시장에서 원화 약세 압력을 키우고 있다.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투자는 2023년부터 급증하고 있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3일 기준으로 미국 주식 보관액은 1919억59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3일 기준으로 미국 주식 보관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예탁결제원>외화 예금도 증가세다. 은행이 26일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2025년 12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1194억3천만 달러로 집계됐다.이는 지난해 11월 말보다 158억8천만 달러 늘어난 수치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2년 6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증가폭이다.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의미한다.고환율에 따른 물가 상승(인플레이션)도 코스피 부담 요인으로 평가된다.물가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의 핵심 요인이다. 고환율뿐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비롯한 원자재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기준금리 동결 혹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국내 증시와 같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이 같은 상황 속에서 국민연금의 국내 투자 확대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국민연금은 전날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국내 주식 비중을 14.4%에서 14.9%로 0.5%포인트 확대하고 해외 주식 목표 비중을 38.9%에서 37.2%로 1.7%포인트 축소하기로 했다.코스피 지수가 크게 올랐기에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조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달러 유출과 국내 증시 자금 이탈을 동시에 막을 수 있게 됐다.증권가에서도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이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바라본다.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해외 주식 투자 금액은 약 24조 원, 26일 기준 원/달러 환율(1443원)로 계산하면 약 168억 달러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달러 환전 수요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다만 정책 효과가 오래 가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중 원/달러 환율은 점진적으로 하단을 낮춰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수급 정책 효과 약화, 국내 경기 둔화 및 해외주식 투자 가속화로 환율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 여파로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6원 오른 1446.2원에 장을 마쳤다. 23일 미-일 외환시장 공조 소식이 알려진 후 엔화 급등함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25.2원 하락한 1440.6원에 마감했지만 일시적 효과에 그쳤다.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