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

글로벌 기온 5년 안에 '2도 상승' 전망, 국제 전문가
글로벌 기온 5년 안에 '2도 상승' 전망, 국제 전문가 "빨리 화석연료 퇴출해야" 입모아
글로벌 평균 기온이 지난해 처음으로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높아진 가운데 앞으로 5년 이내에 2도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이에 전문가들은 다가올 재난을 예방하기 위해 지금 당장이라고 화석연료를 퇴출해 기후대응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세계기상기구(WMO)는 28일(현지시각) '10년 정기 기후 업데이트' 보고서를 통해 세계 지표면 기온이 2029년 안으로 산업화 이전 시기(1850~1900년)와 비교해 1.9도 상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세계기상기구는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상 상승할 가능성도 매우 희박하지만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5년 평균 기온상승 수치가 1.5도를 기록할 확률도 7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세계 기온은 지난해 처음으로 1.5도 더 높아졌는데 앞으로 몇 년 동안 이와 같은 상황이 이어지거나 악화할 것이라는 뜻이다.1.5도는 기상학계에서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는 전환점이라고 보는 지점이다. 1.5도를 넘어가면 세계 기후는 이전의 모습을 회복할 수 없어 사실상 기후대응 '마지노선'으로 인식되고 있다.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2015년에 파리협정을 체결하고 세계 기온상승을 최대한 1.5도 아래로 억제하자고 합의했다.올해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퍼시픽 팰리세이드 일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을 진압하기 위해 헬기가 물을 뿌리고 있다. <연합뉴스>실제 지난해 1.5도 벽이 처음 깨졌을 당시 전 세계는 유례없는 폭염을 겪었다. 또 미국에서는 원래 시기보다 몇 개월 빠르게 대형 허리케인이 찾아왔고 유럽에서는 폭우로 수천억 원 규모 재산 피해가 났다.1.5도 오른 기온이 유지되고 있는 올해에도 로스앤젤레스 대화재, 경상북도 의성군 산불 등 전례없는 재난들이 벌써 터졌다.이번 세계기상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몇 년 뒤에는 상황이 이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다.코 베럿 세계기상기구 부사무총장은 '이미 우리는 앞서 기록상 가장 더운 10년을 경험했지만 향후 몇 년 뒤 내로 기온상승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없다'며 '이같은 상황은 우리 경제, 일상생활, 생태계에 점점 더 부정적 영향이 커질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2년에 발간한 제6차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기온이 2도 높아지면 1.5도 상승했을 때와 비교해 세계 가뭄 발생 지역 면적은 약 50% 더 커진다.강 범람으로 인한 홍수 피해에 노출되는 인구도 1.5도 대비 약 17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그 밖에도 허리케인과 태풍 등 대형 기상재난의 강도가 약 5% 오르고 세계 기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대서양해류순환체계(AMOC)도 약 15% 약화될 것으로 분석됐다.IPCC는 지난 몇 년 동안 변화한 기후위기 상황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석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2월 중국 항저우에서 첫 워킹그룹 회의가 있었다.이번 세계기상기구 보고서에는 영국 기상청, 독일 기상청, 스페인 바르셀로나 슈퍼컴퓨팅 센터, 캐나다 기후 모델링 및 분석센터 등 15개 기관들이 개발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델이 활용됐다.사실상 현 시점에서 향후 기후변화 전망을 가장 정확하게 분석했다고 볼 수 있는 자료다.아담 스케이프 영국 기상청 해들리 센터 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전 세계, 지역, 국가별 데이터를 수집하는 유엔 기관이 이번에 내놓은 예측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2024년에 겪은 일이 이제는 흔한 일에 가깝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기온상승이 2도에 육박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과학자들이 컴퓨터 모델을 기반으로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와 같은 일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지적했다.동아프리카에 위치한 탕가니카 호수가 9일(현지시각) 범람하는 바람에 호숫가에 있던 가옥이 침수돼 주민들이 보트를 타고 피난하고 있다. 탕가니카 호수는 2018년부터 기후변화로 일대 강수량이 변화하면서 수위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실제로 2022년까지만 해도 세계 연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15도 오른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이 때문에 당시 학계에서는 2030년에 기온상승이 2도에 육박할 가능성이 1%에 불과하다고 봤다.2023년에 발생한 엘니뇨와 이상고온 현상이 겹치면서 본격적으로 가속도가 붙은 기온상승은 2023년에 연평균 1.45도를 기록했고 2024년에 1.55도를 넘겼다.피터 손 아일랜드 메이누스대 기후 분석 및 연구 그룹 책임자는 AFP통신을 통해 '향후 2~3년 내로 세계기상기구가 제시한 기온상승의 확률이 10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장기 기온상승 기록이 2030년대 초반에는 완전히 1.5도를 넘어설 것이라는 사실과 완전히 일치한다'고 설명했다.이에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이 서둘러 화석연료를 퇴출하고 기온상승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크리스 휴잇 세계기상기구 기후서비스 국장은 가디언을 통해 '기온상승으로 인한 폭염에 전 인류의 건강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화석연료 배출량을 서둘러 줄인다면 아직은 지구온난화를 제한하는 것은 늦지 않았다'고 지적했다.휴잇 국장은 이어 '우리는 기후변화 대책을 서둘러 강화해야 한다'며 '1.5도 상승은 불가피한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프레데리케 오토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기후학자도 프랑스24와 나눈 인터뷰에서 '최근 호주, 프랑스, 알제리, 인도, 중국에서는 치명적 홍수가 연달아 발생하고 캐나다에서 산불이 터지는 등 지구온난화가 위험수위에 임박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2025년에 석유, 가스, 석탄에 의존한다는 건 완전히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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