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
- 아랍에미리트 OPEC 탈퇴는 세계 에너지 위기 '장기화' 예고편, 유가 불확실성 더 커진다
- 아랍에미리트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 결정은 이란 전쟁이 불러온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라는 관측이 나왔다.중동의 다른 국가들도 연달아 이탈하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 및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도 고개를 든다.미국 CNBC는 29일 "OPEC 회원국의 탈퇴 사례는 아랍에미리트(UAE)가 처음이 아니다"며 "다음 주자는 누가 될 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인다"고 보도했다.아랍에미리트는 5월1일부터 OPEC 및 기타 산유국 포함 연합체인 OPEC+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발표하며 약 60년 만에 탈퇴를 결정했다.OPEC은 그동안 전 세계 원유 공급량과 가격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이는 주로 특정 국가의 석유 생산량을 제한하는 방식이라 회원국 사이에 불만이 컸다.더구나 이란 전쟁으로 원유의 주요 수출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며 경제적 타격이 커지자 아랍에미리트가 결국 자국의 이익을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CNBC는 "이번 사례는 OPEC의 약점을 분명하게 보여줬다"며 카타르와 에콰도르, 앙골라와 이번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이탈 사례가 더 늘어나며 연합체가 기능을 상실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조사기관 케이플러는 석유 생산량이 충분한 카자흐스탄과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등 국가를 UAE에 이어 OPEC+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있는 후보로 지목했다.특히 베네수엘라는 미군의 개입으로 정권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미국의 이해관계와 더 일치하는 방향으로 석유 생산 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CNBC는 OPEC 및 OPEC+ 회원국들이 그동안 다소 불공정한 생산 규제와 관련해 불만을 품고 있었던 만큼 연합체 붕괴는 자연스러운 수순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전했다.조사기관 라피던에너지그룹은 "OPEC+에서 이탈 사례가 늘어날수록 유가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예고했다.OPEC 로고가 새겨진 원유 배럴 전시용 모형. <연합뉴스>아랍에미리트는 산유국 연합체에서 탈퇴한 뒤 곧바로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생산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감산 정책에 불만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시장 상황에 더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내겠다는 것이다.하지만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아랍에미리트의 생산 확대가 바로 글로벌 시장에 공급 증가를 주도하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투자전문지 마켓워치는 아랍에미리트의 OPEC 탈퇴가 호르무즈 해협 통행 차질에 따른 에너지 위기 장기화를 의미할 수 있다는 조사기관 TS롬바드의 분석도 전했다.아랍에미리트가 이러한 에너지 위기 장기화 리스크를 예측하고 생산을 최대한 늘려 운송 차질에 따른 영향을 만회하는 쪽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의미다.조사기관 팬뮤어리베럼은 아랍에미리트가 이번 탈퇴를 계기로 베네수엘라를 뒤따라 미국의 이해관계와 더 일치하는 방향으로 원유 공급 전략을 바꿔낼 수 있다는 예측도 마켓워치에 전했다.이러한 여러 변수는 결국 그동안 OPEC 주도로 비교적 안정성을 띠고 있던 글로벌 원유 시장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은 아랍에미리트의 이번 결정이 "오래 전부터 예상됐던 일"이라며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와 관계를 강화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애틀랜틱카운슬은 아랍에미리트가 향후 OPEC에 복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바라봤다.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랍에미리트를 뒤따라 탈퇴를 결정하더라도 크게 놀랄 만한 일이 아니라는 관측도 제시됐다.OPEC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주도하던 시대가 완전히 막을 내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애틀랜틱카운슬은 "OPEC이 영향력을 잃는다면 미국이 바라던 대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하지만 변동성이 커지면서 미국이 의도하지 않은 여러 변수가 등장할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