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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유한양행 회장직 신설이 글로벌 제약사로 가는 길에 꼭 필요한가
한국 사회에서 회장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누굴까?국내 최대 그룹사 오너인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이나 SK그룹을 이끌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다시 말해 국내에서 회장직은 실질적 지배를 갖추고 경영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 맡는 직책인 셈이다.이런 점에서 유한양행의 회장직 신설은 유한양행 창업주인 고 유일한 박사의 소신과는 결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유한양행은 국내 대표적 주인없는 기업으로 유일한 박사의 유지에 따라 전문경영인들이 이끌고 있다.이뿐 아니라 유한양행이 내세운 글로벌 사업 강화를 위한 직재 확대 차원에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유한양행은 22일 입장문 내고 올해 3월15일로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 이유로 "글로벌 50대 제약사로 나아가기 위해 선제적으로 직급 유연화 조치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앞서 유한양행은 14일 공시에서 주주총회소집 공고를 통해 공개한 올해 의안에는 기존 제 33조인 대표이사 등의 선임 내용을 이사회 결의로서 회장, 부회장,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약간인을 선임할 수 있도록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됐다.이뿐 아니라 41조 상담역 및 고문에 이사회의 결의로 명예회장, 상담역 또는 고문 약간인을 둘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이와 관련해 유한양행은 "외부인재를 영입할 때 차상위 직급을 요구할 경우나 현재 대표이사 사장으로 정관상 표기돼 있는 것을 표준정관에 맞게 대표이사로 변경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물론 세계적 제약사들도 대표이사가 동시에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이 국내에서 동일한 개념의 회장은 아니다.오히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무분별하게 글로벌 스탠더드를 사용하기 보다는 회사에 맞게 변형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한양행의 회장직 신설에 대해 논란이 되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유한양행은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였던 유일한 박사가 설립한 제약회사로 유일한 박사는 '기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윤은 사회에 되돌려야 한다'는 소신과 현재 상황에서 회장직 신설은 자칫 역행하는 흐름으로 비출 수 있다.더구나 유일한 박사는 1939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종업원지주제를 도입해 그는 자신의 소유 지분까지도 당시 사원들에게 나눠주고 마지막으로 재단을 세워 전 재산을 기부한 인물이다.오히려 회장직 신설은 유일한 박사의 창립 정신이 훼손될 수 있다.사실 유한양행은 1926년 설립돼 앞으로 3년이면 국내 제약사 가운데 유일하게 100년의 역사를 쓰는 곳으로 꼽히지만 현재까지 17명 대표이사 가운데 회장직을 수행한 사람은 창립자인 유일한 박사와 전문경영인 출신인 연만희 전 고문이 유일하다.심지어 연만희 고문의 경우 1993년부터 1996년까지 회장직을 맡았던 만큼 약 30년 만에 유한양행에서 회장직이 부활하는 것이다.더구나 논란이 됐던 이정희 전 대표이사 임기가 끝난 현재에도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우려를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물론 이정희 이사회의장을 포함해 유한양행 전직 대표이사가 경영 고문 등을 위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될 수 있다.하지만 이정희 전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을 때인 2021년 정관 변경을 통해 이사회 의장을 별도로 선출하는 규정이 생기며 현재까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유한양행 렉라자 제품 이미지. <유한양행>오히려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회장직을 포함한 직제 확대보다는 제2, 제3의 렉라자와 같은 신약 파이프라인이다.이미 시장에서도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인 렉라자 성과를 기반해 유한양행이 빨리 중장기적 투자 전략을 시장과 소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대표적으로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유한양행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며"글로벌 신약 출시를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유한양행의 중장기 비전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22일 유한양행은 입장문에서 소모적 논쟁이 없으면 좋겠다고 밝혔다.하지만 회장직 신설이 논란이 된 이유는 유한양행이 글로벌 제약사로 가는 길에 직제 확대가 정말로 필요한지 살펴보면 될 일이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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