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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4월] 수에즈 운하 위기와 팍스 브리타니카 종료,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
[데스크리포트 4월] 수에즈 운하 위기와 팍스 브리타니카 종료,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
이스라엘은 1956년 10월29일 지중해와 홍해 사이 있는 삼각형 모양의 시나이반도(이집트 영토)를 침공했다. 이스라엘이 지금도 중동에서 전쟁을 벌이는 것을 생각하면, 1956년 전쟁(제2차 중동전쟁)도 여러 중동전쟁의 하나일 뿐일 수 있다. 하지만 당시 침공은 커다란 교훈을 국제사회에 남겼다.1956년 전쟁은 이스라엘 쪽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다. 영국과 프랑스도 수에즈 운하 보호를 명분으로 공군력을 투입했고 공수부대가 수에즈 운하를 장악했다.발단은 같은해 7월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 국유화 선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가말 압델 나세르 이집트 정권은 반제국주의, 민족주의적 차원에서 운하 국유화를 선언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운하 지배권을 되찾기 위해 이스라엘과 비밀협약(세브르 의정서)을 맺고 침공에 나섰다.하지만 극적 반전이 미국에서 나왔다. 당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은 자신과 상의 없이 식민주의적 전쟁을 일으켰다고 분노했다. 이번 전쟁으로 도덕적 명분이 훼손될 것도 크게 걱정했다. 당시 미국은 헝가리 사태를 무력 진압하던 소련을 강하게 비판했는데 서방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유엔을 통해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하고 나섰다.여기에 더해 미국은 영국을 향해 강력한 경제적 압력을 행사했다. 영국에 대한 차관을 거부하고 국제통화기금(IMF) 지원도 막았다. 영국 통화 파운드화의 가치가 폭락했다. 영국 경제는 붕괴 위기에 내몰렸다.​결국 영국과 프랑스, 이스라엘은 같은 해 11월 허무하게 철군할 수밖에 없었다. 애초 수에즈 운하는 영국과 프랑스 자본이 대주주인 수에즈 운하 회사가 관리하고 있었는데, 전쟁 결과 운하 운영권은 완전히 이집트로 넘어갔다.전쟁의 여파는 단순히 경제적 손실을 뛰어넘었다. 특히 영국은 미국과 소련이 압력에 완전히 굴복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이제 영국은 더 이상 '해가 지지 않는 나라', 19세기 대영제국이 아님을 전 세계가, 그리고 스스로도 깨닫게 됐다. 국제정치사는 1956년 '수에즈 위기'를 19세기 '팍스 브리타니카'가 공식적으로 종료된 사건으로 평가한다. 국제정치사에서 이 과정 전체를 '수에즈 모멘트'라 부른다.2026년 4월 현재 미국의 이란 침공은 휴전에 들어가 있다. 11일(현지시각)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양국 대표단이 마주앉는다. 휴전 협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미국과 이란은 그동안 이란의 핵물질을 둘러싸고 대립해 왔고, 이번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라는 새로운 '청구서'도 등장했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대대적 공습을 운운하며 '문명 파괴'까지 거론했다. 하지만 그가 절실히 종전을 원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스라엘의 '방해'를 뚫고 양국이 실제 종전에 이를지, 현재로선 알기 어렵다.다만 이번 전쟁에서 미국은 '전투에서 이겼지만 전쟁에서 패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024년 기준 29조1848억 달러(세계은행 기준)로 이란(4369억 달러)의 60배가 넘는다. 군사력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것이다. 그런 미국이 한 달 넘게 일방적으로 이란은 두들겼는데 이란은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국가 폭격, 이스라엘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미국은 이번 전쟁을 군사력을 만방에 과시했지만 군사력의 한계도 확인시켜줬다. 지상군 투입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세계 최강의 항공모함이 3척이나 왔지만 소용이 없었다. 비싼 최첨단 무기도 수천만 원짜리 싸구려 드론 앞에서 돈값을 하지 못했다. 미사일 재고가 부족하다는 말까지 나왔다.외교 자산도 크게 훼손됐다. 명분 없는 전쟁에 민간인 피해까지 확대되며 유럽은 반대 입장을 분명해 했다. 한국, 일본까지 포함해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미국을 돕지 않았다. 국제 외톨이가 됐다.물론 미국은 여전히 강력한 국가이다. 앞으로 상당 기간 경제력, 군사력에서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힘이 세지만 천하무적은 아니라는 점을 이번 이란전쟁은 명확히 보여줬다. 혹시 미국이 계속 국제질서를 어지럽히고, 이란이 종전협상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굳건히 확보한다면 미국에 대한 원망은 더 커질 것이다. 수에즈 모멘트의 영국까지는 아니더라도, 후일 역사는 '호르무즈 모멘트'라는 이름을 붙일지도 모른다. 안우현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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