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금융 해외 영토 확장' '퇴직연금' 이끈 미래에셋 박현주, K생산적금융도 '선봉'에서 성과낸다
- "마음이 뭉클했다. 가슴이 뛰었다."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2025년 9월10일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이렇게 말했다.당시 국민보고대회는 이재명 대통령까지 참석해 생산적 금융의 핵심 펀드로 평가되는 국민성장펀드 계획을 국민에게 알리는 자리였다.정부는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로봇, 미래차, 방산 등 첨단 전략산업 육성을 장기적으로 지원할 계획을 밝혔는데 이를 보고 앞으로 대한민국에 다가올 변화에 가슴이 뛴다고 말한 것이다.박 회장은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 독보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오너' 경영인으로 평가된다.주요 증권사들이 전문경영인을 전면에 내세우거나 대형금융지주의 든든한 지원을 업고 성장한 것과 달리 박 회장은 직접 미래에셋그룹을 경영하며 국내 선두 증권사로 올려놓았다.국내에 머물지 않고 선제적으로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해 미래에셋그룹을 글로벌 투자금융회사로도 키워냈다.선구안을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를 통해 그룹을 일궈냈다는 점에서 이재명 정부가 말하는 생산적 금융과 맞닿아 있다. 박 회장은 이제 국민성장펀드를 이끄는 선장 역할을 맡아 'K생산적 금융'의 선봉에 섰다.25일 증권가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2026년 2분기에도 순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은 앞서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 1조19억 원을 거둬 증권업계 사상 첫 분기 순이익 1조 원 시대를 열었는데 이런 흐름을 2분기까지 이어가는 것이다.이런 실적의 배경에는 박 회장의 투자 '선구안'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박 회장은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을 통해 2022년과 2023년 미국 우주항공업체 스페이스X에 4천억 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투자가 최근 스페이스X의 미국 증시 상장으로 결실을 맺은 것이다.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 실적에 스페이스X 지분 평가이익 인식이 포함될 것"이라며 "6월 말 스페이스X 주가가 공모가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2분기 인식될 스페이스X 세전 평가이익(성과보수 차감 후)은 1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바라봤다.백 연구원은 이를 반영해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를 기존보다 86% 높은 1조2천억 원대로 상향 조정했다.박 회장이 선구안을 보인 투자는 스페이스X뿐만이 아니다.중국 차량공유서비스 디디추싱, 중국 드론 제조기업 DJI, 인도네시아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부깔라팍, 인도 E커머스 식품기업 빅바스켓, 인도 차량공유서비스 올라, 네이버파이낸셜, 임파서블 푸드 등에도 비상장사 시절부터 지분투자를 단행해 성과를 거뒀다.해외사업과 국내 퇴직연금사업도 박 회장이 선제적으로 움직여 성과를 낸 분야로 평가된다.미래에셋그룹은 해외시장에도 과감히 진출해 현재 국내 금융사 가운데 해외사업을 가장 잘하는 곳으로 평가된다.그룹 계열사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보면 올해 5월 말 기준 한국ᐧ미국ᐧ캐나다ᐧ호주ᐧ유럽ᐧ홍콩ᐧ일본 등 13개 시장에서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이 약 421조 원에 이른다.글로벌 ETF 운용사 가운데 12위 규모다.이억원 금융위원장(왼쪽에서 다섯번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왼쪽에서 여섯번째)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왼쪽에서 일곱번째) 등 관계자들이 2025년 12월 국민성장펀드 출범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미래에셋증권은 국내 퇴직연금시장에서도 증권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미래에셋증권은 2026년 6월15일 기준 회사의 연금자산이 80조 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퇴직연금 자산은 51조5300억 원인데 올해 1분기에만 적립금 4조3426억 원이 새롭게 유입됐다. 개인연금 자산도 28조5800억 원에 이른다.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508조 원 규모로 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까지 금융권의 핵심 먹거리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박 회장의 창업 캐치프레이즈는 '저축에서 투자로'다. 1997년 외환위기로 한국 경제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 향후 저축이 아닌 투자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보고 미래에셋그룹을 창업했다.박 회장은 2015년 대우증권을 인수하면서도 "부동산에 몰려있는 국민의 자산비중을 금융으로 분산하고 국내자산 일변도에서 벗어난 글로벌 자산배분으로 편안한 노후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당시 목표를 일정 부분 이뤄낸 셈이다.박 회장이 국민성장펀드 전략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게 된 배경에도 이런 이력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국민성장펀드는 이재명 정부 생산적 금융의 핵심 전략으로 전략위원회는 펀드의 큰 전략 방향을 결정하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박 회장은 이억원 금융위원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 함께 전략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는데 이 자체만으로도 생산적 금융의 선봉에 섰다는 평가를 받는다.박 회장은 공동위원장을 맡아 현재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20년 뒤 5천조 원 규모로 키우고 싶다는 비전을 제시했다.박 회장은 2025년 12월11일 국민성장펀드 출범식과 함께 열린 제1차 전략위원회 회의에서"150조 원의 국민성장펀드가 연 20% 복리로 성장하면 20년 뒤 5700조 원 규모의 기금이 된다"며 "5700조 규모의 투자펀드가 한국에 만들어지는 것이다"고 말했다.현재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이 약 1500조 원, 비상장사·혁신기업 투자 비중이 높은 싱가포르의 유명한 국부펀드 테마섹의 포트폴리오 가치(2025년 3월 말 기준)가 4340억 싱가포르달러(약 516조 원)인 것에 견줘보면 야심찬 포부일 수 있다.하지만 박 회장은평소 '불가능한 꿈을 꿀 줄 알아야 한다'며 언제나 '혁신'과 '변화'를 강조했다.해외사업과 퇴직연금, 혁신기업 투자에서 성과를 쌓아온 박 회장이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생산적 금융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