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현대차그룹 순찰용 4족보행 로봇 '스팟' 도입, 세계 제련소 중 최초

▲ 고려아연이 온산제련소에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도입했다. 스팟이 제련소 내부를 순찰하는 모습. <고려아연>

[비즈니스포스트] 고려아연은 울산에 위치한 온산제련소의 현장 안전과 관리 효율성을 향상하기 위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을 도입했다고 5일 밝혔다.

전 세계 제련소 가운데 스팟을 도입한 곳은 온산제련소가 최초다. 

스팟은 접근이 어렵고 위험한 현장을 순찰하기 위해 제조된 로봇이다. 다양한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현재 미국 항공우주국(NASA), 미국 브라운대학교, BMW, 미쉐린타이어, 카길,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 오스트리아 시머링발전소 등이 스팟을 도입했다.

스팟은 초음파 센서와 적외선 카메라, 유해가스 감지기, 음향 센서 등 다양한 고성능 센서를 장착하고 온산제련소 내 466개 점검 포인트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사각지대를 순찰한다. 

순찰 과정에서 △설비 온도 측정과 가스 유출·누액 감지 등 위험 요소 점검 △차량 이동 잦은 구간에서 충돌 방지 △실시간 정보 공유와 경보 기능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여러 업체 로봇을 비교한 결과, 보스턴다이내믹스 스팟이 온도와 소음, 진동 측정 등 온산제련소 관리 역할에 필요한 기능을 모두 갖고 있어 도입을 결정했다"며 "현재 연 정련 공정 등에서 경로를 학습시키면서 자율주행 중인데, 안정적으로 주행하는 모습이 확인되면 다른 공장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스팟을 통해 현장 안전과 관리 효율성을 모두 강화하게 됐다. 스팟이 제련소 곳곳을 점검하며 확보한 정보는 정비체계 개선에 활용한다.

고려아연은 초기 효과를 살펴보고 올해 말까지 가스 중독과 질식 위험 구간을 점검하는 업무로 역할 범위를 넓힐 계획을 세웠다. 

향후 공정 변화가 잦은 제련소 특성을 고려해, 설비 구조나 배관 환경 변화를 시각적으로 추적·관리할 수 있도록 스팟에 360도 회전 카메라를 탑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열화상 카메라와 가스 정량 측정 센서 등을 추가로 장착해 실시간 데이터 연동형 제어 시스템과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로써 설비 고장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이상 징후 발생 시 신속한 조기경보를 발령하는 등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제련소'로 진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는 스팟을 비롯해 드론, 자율주행차량 등 AI와 로봇 기반의 통합 점검체계를 구축을 장기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