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객사들에 당분간 D램 공급과 관련한 논의를 일시중단했다는 대만언론 보도가 나왔다. 공급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1개월 만에 가격이 2배로 뛰었다는 집계도 제시됐다. SK하이닉스의 DDR5 D램 홍보용 이미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D램 공급 부족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품절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어 가격이 걷잡을 수 없이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3일 “DDR5 규격 16Gb D램 현물 가격은 9월 말 7.68달러 안팎에서 10월 말에는 15.5달러로 약 102%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메모리반도체 공급 차질이 계속되자 수요 확보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가격이 1개월 만에 두 배 수준으로 오른 셈이다.
디지타임스는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런 추세가 당분간 이어지며 내년 상반기까지 분기당 30~50% 수준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DDR5 16Gb D램 가격은 30달러 안팎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시됐다.
비교적 구형 기술인 DDR4 규격의 D램 가격도 1개월 동안 최대 90%의 상승폭을 보였다는 집계도 나왔다.
디지타임스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물량이 극단적으로 부족해져 제조사의 주도권이 분명해졌다”며 “이들은 빅테크 기업에만 공급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소 고객사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D램 제조사들과 계약을 체결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공급망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디지타임스는 특히 삼성전자가 10월부터 DDR5 D램의 가격 논의를 완전히 중단하면서 전체 공급망에 파급효과를 키웠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도 뒤를 따랐다.
결국 디지타임스는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과 직접 계약을 논의하기 어려워진 고객사들이 현물 시장에서 물량 확보를 노릴 수밖에 없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D램 가격이 현물시장에서 특히 가파른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존과 구글,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에 투자 계획을 잇따라 상향해 제시했다.
디지타임스는 결과적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이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의 D램 공급가 논의 중단은 이런 현실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예시로 꼽혔다.
디지타임스는 “메모리반도체 고객사들은 앞으로도 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확신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비싼 가격에 D램을 매입하며 비용을 감수해야 할지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