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국 제조업체 골드윈드가 만든 풍력 터빈 구성품이 13일 장쑤성 롄윈강 항구에서 선박에 실려 있다. <연합뉴스>
중국이 태양광과 풍력, 배터리 등 분야에 투자를 끌어 모아 수출을 늘리면서 서구권 기업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독일 벤처캐피털인 플래닛에이 벤처스의 닉 드 라 포지 공동창립자는 22일(현지시각) “배터리와 태양광 등 분야에 서구 기업에 투자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앞서 7월 포지 창립자를 비롯한 8곳의 벤처캐피털 업계 인사는 중국의 재생에너지와 배터리 기업을 방문했다.
중국 에너지 기업 경쟁력이 어느 정도인지 직접 확인하기 위한 방문이었는데 다른 지역에 투자할 필요가 없을 만큼 중국 업체가 앞서 있다는 발언이 나온 것이다.
콤파스 벤처캐피털의 탈리아 라파엘리 파트너는 “중국은 에너지와 배터리 관련 모든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며 “유럽과 북미 경쟁사가 어떻게 생존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기후 분야에 주로 투자하는 베를린 소재 엑스탄시아 캐피털 또한 이번 중국 방문을 계기로 서구권 배터리 제조 업체에 투자를 중단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은 세계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 생산량에서 각각 80%와 60% 비중을 차지한다.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 지배력도 70%와 75%에 달한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려는 정부 기조에 힘입어 기술 특허와 희귀 광물 등 재생에너지 공급망 기반이 탄탄하다고 평가했다.
더구나 중국 재생에너지 기업이 당장 수익보다 시장 점유율부터 확보한다는 목표 아래 생산과 수출을 늘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미국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의 게르노트 바그너 기후경제학자는 “시장을 장악하는 글로벌 ‘챔피온’ 기업을 육성하기에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유럽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가 최근 파산 신청한 사례를 들면서 서구권에서 재생에너지와 배터리 산업을 키우려면 중국과 협업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