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갈 길 멀다, 로이터 "더 강력한 지배구조 개혁 필요"

▲ 한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정부 차원에서 더 강력한 지배구조 개혁 등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는 외신 분석이 제시됐다. 8월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대표되는 저평가 상태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정부 주도로 더 강력한 개혁을 추진해야만 한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주요 상장사들이 주주친화 정책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이 뒷받침되어야만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4일 “한국 증시는 지난해 아시아에서 최악의 성적을 낸 지역 가운데 하나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최고의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증시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 대체로 저평가되고 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올해 들어서는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이 근거로 꼽혔다.

지난해 말 한국 증시 할인율이 40% 수준으로 집계됐지만 올해 7월 중순에는 30% 미만으로 떨어졌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로이터는 한국의 정치 체계 안정화와 주주친화적 증시 개혁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증시 상승을 이끈 결과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던 밸류업 프로그램은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해 기업가치 저평가를 해소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었다.

그러나 로이터는 다수의 투자자들이 이러한 노력을 두고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바라봤다.

대기업 오너일가가 과도한 지배력을 행사하도록 하는 순환출자 구조 문제, 잉여현금 배당 기피 등 근본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국회에서 통과된 1차 상법개정안은 주주들의 권익을 강화하고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로이터는 주요 상장사가 정부 압박에 선제대응해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 매입을 확대하는 변화를 추진하며 한국 증시에 외국계 자본이 들어오는 데 기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 수준이라 투자자들에 매력적으로 평가받는 동시에 상장사 순이익 전망치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소로 지목됐다.

미국과 한국 무역협정으로 관세율이 비교적 낮게 책정되며 큰 리스크를 덜었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로이터는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던 수준의 증시 개혁이 추진되지 않는다면 최근 이어져 온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업들의 배당 확대를 유도하는 세제 개편안 등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여러 개혁안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자들에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앞으로 한국 증시의 방향성은 이재명 정부의 행보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더 강력한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상승 흐름은 다시 부진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