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 매출 1조 가는 길, 송준호 수익성도 키워야 하고 성장동력 투자도 해야 하고

▲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이사 사장(왼쪽)이 2024년 10월16일 서울 동국제약 본사에서 열린 보툴리눔 톡신 비에녹스주 국내 독점 판권 계약 체결식에서 배건우 한국비엔씨 사장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동국제약>

[비즈니스포스트]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이사 사장은 2022년 3월 처음으로 대표이사에 오른 지 3년 만인 2025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됐다. 

지난 3년간 우수한 실적을 낸 성과를 인정받은 셈이다. 

송 사장은 취임 후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을 통해 2025년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며 외형 성장에 집중해 왔다. 

실제로 동국제약은 2022년 6616억 원, 2023년 7310억 원, 2024년 8122억 원의 매출액(연결기준)을 거두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액이 해마다 10% 이상 늘어나며 맨 앞자리 숫자를 바꿔 왔다. 

송 사장은 취임 당시 목표였던 ‘2025년 매출 1조 원’을 이루기 위해 지금도 뛰고 있다.

다만 목표 달성이 쉽지만은 않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동국제약 매출액을 9068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피부미용 사업의 성장 폭에 따라 2026년 재도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업계에서는 매출 1조 원을, 단순한 수치를 넘어 사업 규모, 신뢰도, 투자 유치, 글로벌 진출에 청신호를 밝히는 이정표로 여긴다.

현재 유한양행, 종근당, 녹십자,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이른바 5대 제약사가 이미 1조 원을 넘겼고, 보령이 지난해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업계에서는 그 다음 순서로 HK이노엔과 동국제약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동국제약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사업부문은 헬스케어, 그 중에서도 화장품이다. 

동국제약의 ‘센텔리안24’는 회사의 상처 치료제 노하우가 집적된 고기능성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다. 2015년 출시 후 지난해까지 매출액 1조 원을 넘겼다.

특히 대표 제품인 ‘마데카 크림’은 올해 3월까지 누적 판매량 7300만 개를 기록했다. 

송 사장은 화장품 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자 2023년부터는 미용기기 사업과 메디컬에스테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에이피알이 장악하고 있던 중저가 가정용 미용기기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만 피부미용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판매관리비 부담이 커진 점은 송 사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

실제로 동국제약의 영업이익률은 2022년 11.18%에서 2023년 9.15%로 떨어졌다. 2024년 9.90%로 반등하기는 했지만 수익성 제고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아울러 동국제약은 매출액에서 전문의약품(ETC)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5대 제약사가 60%를 넘고 보령과 HK이노엔이 80% 이상인 반면 동국제약은 약 25%에 그친다.  

동국제약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역시 4%대로 제약사 평균(7%)보다 낮다. 

송 사장은 회사의 외형 성장을 꾀하면서도 수익성 개선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도 병행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송 사장은 미국 미시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MIT공과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부즈 알렌 해밀턴 등 외국계 경영 컨설팅 및 투자 회사에서 일하다가 2012년 동국제약에 입사해 전략기획실장으로 근무했다. 2022년 3월 대표이사가 됐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