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이 주력사업인 화학부문의 부진으로 영업이익 1조 원 달성의 꿈이 멀어지고 있다.

태양광사업을 중장기적 새 성장동력으로 삼았지만 화학사업의 부침을 방어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화케미칼, 화학사업 부진으로 올해 영업이익 1조 달성 꿈 멀어져

▲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12일 증권가의 분석을 종합하면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7901억 원)을 거두면서 올해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지난해 수준에도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케미칼은 올해 영업이익 5646억 원~6080억 원가량을 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보다 23%~29%가량 줄어드는 것이다.

화학사업의 주력 제품인 가성소다와 TDI(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 PVC(폴리염화비닐) 등의 매출 실적이 좋지 않다.

이 화학제품들은 수출 비중이 56%에 이르고 특히 중국에서 올리는 매출 비중이 큰데 최근 중국의 수요가 부진하다.

한화케미칼이 생산하는 가성소다는 알루미늄 등 제련 과정에서 세척제 및 중화제로 쓰이는데 중국 정부가 겨울철에 알루미늄 생산량을 30% 줄일 것을 지시하면서 가성소다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중국의 화학업체인 완화케미칼(Wanhua Chemical)이 TDI(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설비를 가동하면서 TDI 가격도 3분기에 약세를 보였고 4분기에도 이런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의 바스프(BASF)가 하반기 TDI설비 가동을 시작해 세계적으로 공급 과잉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하반기 화학부문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제품의 생산성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를 늘리는 한편 판매지역을 다변화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업황을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한화케미칼이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태양광사업도 화학부문의 부진을 메우는 데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태양광사업은 현재 중국의 태양광 보조금 축소정책으로 업황 침체기를 지나고 있다. 중국이 세계 태양광 수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만큼 폴리실리콘, 웨이퍼, 모듈, 태양광 설치업 등 태양광 밸류체인 전체에 주름을 안겨줬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태양광업황의 악화로 폴리실리콘 가격은 현금 원가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떨어졌고 태양광 모듈 가격 역시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며 “최근 신흥국들의 경제 불안, 통화 약세, 중국의 보수적 정책 등으로 수요가 강하게 회복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화케미칼로 태양광사업을 한데 모은 사업구조 개편이 단기적으로 한화케미칼 실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들은 그동안 한화그룹의 여러 회사에서 다소 체계없이 진행됐는데 최근 지분 정리를 통해 한화케미칼 중심으로 사업구조가 단순화됐다.

박 연구원은 “태양광 시황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에서 한화큐셀코리아 합병 등으로 한화케미칼의 태양광사업 부담이 확대돼 화학제품의 수요가 회복됐을 때에도 주가 상승 탄력이 더딜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화케미칼 주가는 최근 52주 신저가를 고쳐 쓰면서 낙폭을 더해가고 있다.

한화케미칼 주가는 11일 52주 신저가를 보인 데 이어 12일 1만68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올해 최고점인 3만6600원(1월29일)의 46% 수준에 불과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