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가전 기업 월풀은 해외 경쟁 기업인 LG전자, 삼성전자, GE어플라이언스 등이 세관 신고 가격을 낮춰 관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산 세탁기 평균 신고 가격은 838달러에서 73달러로 급락하고 중국산 음식물 처리기는 올해 1~5월 평균 21달러에서 6월 9달러로 떨어졌다.
월풀은 이들 제품에 13%~60%의 관세가 붙는데다가 소매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해당 의혹 제기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전혀 근거 없는 자료로 보고 있다”며 “미국 가격은 정상 범위 내에서 책정되고 있으며 관세도 상반기 내내 성실하게 납부해왔다”고 반박했다.
LG전자 가전 부문을 이끄는 류재철 사장은 미국 관세 대응 방침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쳐왔다.
류재철 사장은 2월 북미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 KBIS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관세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정해지더라도 그에 맞춰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쟁사 상황까지 다 감안한 플레이북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는 6월 철강 제품에 부과되던 50% 고율 관세를 철강 파생 제품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관세 부과 대상에는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냉동고, 조리용 스토브, 레인지, 오븐,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등이 모두 포함됐다.
해당 발표가 나온 직후 류재철 사장은 긴급 전략회의를 열어 대응 시나리오를 면밀히 점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 정책 변동성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올해 2분기 LG전자는 매출 20조7351억 원, 영업이익 6394억 원을 기록해 시장기대치(컨센서스)보다 각각 3.43%, 24.51% 낮은 ‘충격 실적(어닝 쇼크)’을 냈다.
이 가운데 HS사업본부는 매출 6조6944억 원, 영업이익 4399억 원을 내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2.8%, 영업이익은 2.5% 증가했다. 2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7월25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김이권 LG전자 HS사업본부 전무는 “시장별 프리미엄과 볼륨존(중간가격대 시장)을 동시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과 온라인 구독 사업 확대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며 “3분기에도 같은 전략을 강화해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LG전자가 3분기부터 관세 영향권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HS사업본부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선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트럼프발 관세, 지정학적 리스크, G2 소비심리 둔화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및 볼륨존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HS 사업 중심의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주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