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과 미국의 조선산업 협력, 이른마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향한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상선 분야에서 미국 내 조선소 육성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6일 펴낸 보고서 ‘미국도 수요 시장의 하나, 상식적으로 접근해야’에서 “미국은 앞으로 한국 조선 업계의 큰 고객이 될 것”이라며 “군함 유지·보수·정비(MRO)는 한국에서, 상선 건조 역량 증대가 미국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영증권 "'마스가' 상식적으로 접근해야, 당장 미국서 군함·상선 건조 사업성 희박"

▲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6일 한국-미국 조선업 협력에도 미국에서 해운업의 사업성을 뒷받침할 조선소 육성 가능성은 회의적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사진은 '마스가 모자' <신영증권> 


앞서 현지시각으로 지난달 30일 한국과 미국 양국은 미국 조선산업 재건에 힘을 모으기로 합의하고, 15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조선협력 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엄 연구원은 “시급성이 부각되는 해양방산 분야의 양국 협력은 당장 미국에서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미국 조선업의 고질적 문제는 인도 지연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모든 사업장에서 인도 지연, 정비 지연이 발생하고 있으며, 미국 내 인력을 키우다가는 기존 군함 퇴역이 먼저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수지원함 건조, 유지·보수·정비, 대형 해양방산 프로젝트 협력 사업 등을 고려하면 연간 100억~200억 달러의 해양 방산 시장이 열릴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다만 상선 분야에서 미국의 사업성 확보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상선 분야에서의 ‘마스가’에 진심이라면, 해운업 육성 의지가 있어야 한다”며 “한국·중국·일본은 주요 조선업 국가인 동시에 주요 선주 국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해운업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선대 구성에 ‘가성비’를 갖춰야 한다”며 “서구권 시장의 인건비와 인력 효율로는 해운사가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상선 건조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지난 2022년 11월 발주된 3600TEU급 컨테이너선 가격을 비교하면, 국제가격은 1척당 5400만 달러(750억 원)였으나 미국에서 제조한 가격은 3억3300만 달러(4330억 원)였다. 

그는 “미국에서 예정 원가가 보장되는 시장은 연안 상선과 군함”이라며 “국제 경쟁력을 보유한 상선을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 육성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마스가에 기대감을 반영해 한국 조선업종에 대한 가치평가(밸류에이션)는 높였다.

이날 엄 연구원은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의 조선기업과 HD현대마린엔진, 한화엔진 등 선박엔진기업 주식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업종 최선호 종목으로는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마린엔진을 꼽았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