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으로 유명한 바이엘이 최근 몬산토 인수합병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글로벌 그린바이오(농화학)시장이 격변을 맞이하고 있다.

바이엘의 몬산토 인수합병으로 세계 그린바이오시장은 바이엘, 다우듀폰, 켐차이나 3강체제로 바뀌었다. 이들은 합병을 통한 비용 절감과 IT기술을 통해 글로벌 그린바이오시장의 성장 파이를 독차지하려고 한다.
 
바이엘의 몬산토 인수로 세계 그린바이오시장 3강체제로 재편

▲ 베르너 바우만 바이엘 CEO(왼쪽)과 휴즈 그랜트 몬산토 CEO.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바이엘은 2년에 걸친 몬산토 인수  작업을 마치고 합병 시너지를 본격화하기 위한 작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몬산토는 세계 1위 종자기업으로 제초제 ‘라운드 업’과 유전자 변형작물(GMO)로 유명하다.

바이엘은 몬산토 인수를 위해 무려 630억 달러를 지불했다. 유럽과 미국 등 각국으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는데 2년이나 걸렸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바이엘은 몬산토 인수로 54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그린바이오시장에서 점유율을 18%가량에서 20%대 중반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엘의 몬산토 인수는 세계 그린바이오시장 구도의 변화 속에서 생존을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2015년까지 글로벌 그린바이오시장에서 바이엘, 몬산토, 바스프, 듀폰, 다우, 신젠타 등 ‘빅6’는 살충제 시장의 75%, 종자시장의 62%를 차지하는 과점체제를 형성하고 있었다.

2015년12월 다우와 듀폰이 합병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그린바이오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에 중국 국영기업 켐차이나도 2016년 2월 스위스 종자회사 신젠타 인수를 발표했다.

바이엘도 인수합병시장에 나섰고 2016년 9월 바스프와 경쟁 끝에 몬산토를 인수했다.

이들이 합병에 나선 이유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 절감과 시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복 연구개발비를 합병으로 줄일 수 있게 되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바이엘의 몬산토 인수로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은 15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합병 이후 연구개발을 통해 제초제와 종자를 한 쌍으로 만들어내면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유리하다.

특정 제초제에는 살아남는 종자와 특정 종자만 제외하고 나머지 잡초를 제거하는 제초제를 한 쌍으로 개발해 판매하는 것이다. 이런 구성으로 제품을 판매하면 경쟁하는 제초제나 종자는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 힘들다. 몬산토가 제초제 ‘라운드업’과 라운드업에 견디는 유전자 변형 종자 ‘라운드업 레디’를 구성해 급속 성장을 이뤄낸 것이 전례가 됐다.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농업’을 위해 합병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종자와 화학 등 그린바이오 관련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는 기업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바이엘은 농약과 비료정보를 모아 놓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2억 유로를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4월 “바이오테크놀로지가 발달하면서 종자시장에서 이익을 얻고자 하는 기업들이 합병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