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으로 대표되는 국내 헬스앤뷰티숍시장이 ‘제2의 편의점’처럼 될까?

헬스앤뷰티숍회사들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출점경쟁으로 점포 당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편의점업계의 뒤를 따르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지만 아직까지 성장의 여지가 많은 만큼 상황이 다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올리브영 매장

▲ 올리브영 매장 모습.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올해 들어 국내 헬스앤뷰티숍시장의 경쟁이 눈에 띄게 치열해지고 있다”며 “CJ올리브영은 3분기에 신규점포의 수익률과 매출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고 파악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을 중심으로 최근 헬스앤뷰티숍회사들의 출점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올리브영 점포는 1분기에만 68곳 점포가 새로 생겼는데 2분기에도 70곳을 추가로 늘렸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하반기 출점계획과 관련해 “올해 안에 확정된 출점계획은 없다”며 “영업환경이 계속 변하고 있는 만큼 상황에 맞는 전략을 펼쳐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GS리테일과 롯데그룹도 헬스앤뷰티숍 출점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05년 합작법인 형태로 헬스앤뷰티숍사업을 시작한 GS리테일은 올해 초 AS왓슨의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헬스앤뷰티사업부를 만들었다. 왓슨스는 지난해 말 128곳이었으나 상반기에 151곳으로 늘어났다. 하반기에 50여 곳을 추가로 열기로 했다.

롯데그룹 역시 2013년 헬스앤뷰티숍 ‘롭스’를 선보였는데 최근 백화점과 마트 등 성장세가 부진하자 헬스앤뷰티숍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다. 점포 수가 현재 92개이나 올해 안에 120개까지 늘리기로 했다.

신세계도 5월 서울 고속터미널점에 ‘부츠’매장을 내면서 헬스앤뷰티숍사업에 뛰어들었다.

헬스앤뷰티숍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출점속도도 계속 빨라질 경우 편의점과 같은 길을 걷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 연구원은 “올리브영이 독점하던 헬스앤뷰티숍시장을 앞으로 4개 회사가 나누게 됐다”며 “CJ올리브네트웍스도 올리브영에 기대감을 낮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올리브영은 CJ올리브네트웍스 전체매출의 80%를 차지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편의점 점포당 매출은 2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했다. 매출 성장세보다 점포 증가속도가 더 빨라진 탓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헬스앤뷰티숍은 판매제품이나 서비스의 차별성을 홍보하지만 본질적으로 질이 아닌 양으로 경쟁하고 있다”며 “사실상 한국에서 헬스앤뷰티숍은 이미 포화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헬스앤뷰티숍과 편의점을 비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말도 나온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편의점시장에 비해 헬스앤뷰티숍시장이 훨씬 작은 수준인 만큼 아직까지 성장할 여지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편의점 전체시장은 20조 원을 넘긴 반면 같은 기간 헬스앤뷰티숍은 1조4천억 원 수준에 그친다.

이 관계자는 “유통업에 경쟁력이 높은 신세계가 뒤늦게 헬스앤뷰티숍에 뛰어들기로 결정한 것도 그만큼 성장가능성을 높게 본 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화장품은 브랜드숍이나 백화점에서 주로 구매한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소비자들이 ‘제품력’을 중시하는 현상이 자리잡으면서 헬스앤뷰티숍시장이 커졌다.

국내 헬스앤뷰티숍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6년 1조4천억 원 대에서 올해 1조7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과 같은 성장세가 이어지면 내년 시장규모는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