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3분기에 긍정적 실적을 받아 들고도 여전히 마음을 놓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주력사업인 석유화학에서 어려움이 계속되는 데다 나프타분해시설(NCC) 구조조정을 둘러싼 정유업계와 논의도 험로를 걷고 있다.
 
LG화학 석유화학사업 한숨 돌렸지만 위기 여전, 신학철 NCC 구조조정도 험로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3일 증권업계 전망을 종합하면 LG화학은 4분기에 2천억 원을 웃도는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에 6797억 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봤으나 한 분기만에 8천억 원 이상 이익 규모 후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한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이 3분기에 6010억 원에서 4분기에 1400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로 전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돼서다.

특히 주력사업인 석유화학 부문을 살펴보면 올해 3분기에 지난해 2분기 이후 5개 분기만에 290억 원 규모의 반짝 영업이익을 봤지만 4분기에는 다시 400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석유화학 부문 실적은 원가 하락에 힘입어 깜짝 영업 흑자 전환에 성공해 한숨을 돌렸으나 아직 악화한 업황 극복까지는 역부족인 상황으로 읽힌다.

LG화학의 석유화학 부문 4분기 수익성에는 정기 보수, 계절적 영향 등 부정적 요인까지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산공장 정기보수에 따른 비용 증가와 비수기의 영향으로 석유화학 부문이 다시 영업적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부회장으로서는 LG화학의 본업인 석유화학에서 근본적 체질 개선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여전히 해결을 보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는 상황인 셈이다.

LG화학을 비롯한 한국 석유화학 업계 전반에서는 체질 개선을 위해 NCC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지난 8월에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방향을 내놓고 NCC와 관련해 연간 최대 생산량 370만 톤 감축이라는 목표를 제시하는 등 업계를 재촉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9월부터 GS칼텍스와 여수 NCC를 놓고 통폐합을 논의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및 여천NCC,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 등에서도 논의가 진행 중이다.
 
LG화학 석유화학사업 한숨 돌렸지만 위기 여전, 신학철 NCC 구조조정도 험로

신학철 화학산업협회장이 10월3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17회 화학산업의 날'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화학산업협회>


다만 석유화학사와 정유사 사이 NCC의 가치 산정 등 눈높이가 달라 여전히 협상은 교착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한때 같은 그룹이었던 GS칼텍스와 논의를 시작해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여전히 가시적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가장 먼저 시작된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사이 협상이 이르면 연내 가시적 진전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정도다.

신 부회장은 지난 10월3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17회 화학산업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맘나 NCC 구조조정의 진행 상황을 놓고 “각 석유화학 기업이 아이디어 4~5개 정도 큰 들에서 논의를 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은 언제까지 할지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정부도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며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올해 연말까지를 시한으로 제시했던 만큼 각 기업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NCC 구조조정과 관련한 협상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기업들로서도 구체적 성과를 내보여야 정부로부터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부회장은 석유화학 업계를 대표해 NCC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정부의 금융, 세제, 연구개발 지원을 비롯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꾸준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 부회장은 화학산업의 날 기념사를 통해 “석유화학 업계는 경쟁력 회복을 위해서 자구 노력을 포함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NCC 생산량 감축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정부 역시 석유화학 업계의 움직임에 따른 지원책 마련에 긍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학신 산자부 차관은 같은 행사에 참석해 “석유화학 산업의 근본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석유화학 산업 연구개발(R&D) 로드맵’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며 “미래 핵심기술 개발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