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남동발전이 발전공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석탄 발전 비중에서 벗어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기윤 한국남동발전 사장은 카르노 에너지저장장치(ESS) 실증 연구개발에 힘쓰며 정부 탈석탄 정책 실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남동발전 석탄발전 비중 1위 '꼬리표' 떼나, 강기윤 열저장 배터리 개발로 탈석탄 가속

강기윤 한국남동발전 사장이 카르노 열저장 ESS 실증 연구개발에 힘쓰며 석탄 발전 비중 줄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한국남동발전에 따르면 2029년 폐지되는 삼천포발전소 부지를 활용해 ‘친환경 에너지 허브’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삼천포발전소는 국내 최초 유연탄 전소 대용량 석탄화력발전소로 1984년 1호기 준공 이후 6호기까지 증설됐다. 다만 2021년 4월에는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1·2호기는 폐쇄된 상태다.

남동발전은 폐지된 화력발전소를 지속할 수 있는 에너지 생산 기반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카르노 배터리(Carnot Battery) 개발이 화력발전소 부지 활용에서 핵심으로 꼽힌다.

카르노 배터리 개발 사업은 지난 9월 기후에너지환경부 국책 연구과제로 선정됐다.

카르노 배터리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제시된 재생에너지 간헐성 대응에 필요한 열저장 ESS를 20GW(기가와트)가량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카르노 배터리는 태양광·풍력 등으로 생산한 잉여전력을 열에너지로 변환해 저장하고 필요시할 때 저장된 열로 증기터빈을 작동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설비다.

2차전지 기반 ESS와 달리 화재 위험이 없고 고체·액체 등 비가연성 매체를 사용해 안전성이 높다.

폐쇄되는 석탄 화력 발전소의 기존설비인 터빈, 보조기기, 송전망 등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건설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남동발전이 카르노배터리 개발에 집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남동발전은 지난 10월28일 착수회의를 열고 앞으로 48개월 동안 관련 기술 개발 및 실증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카르노 배터리를 활용해 삼천포발전소 부지를 ‘친환경 에너지 허브’로 전환하는 데 성공하면 관련 사업 표준모델을 확보하는 것으로 다른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에도 동일한 구조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남동발전은 삼천포발전소 외에도 5080MW 규모 석탄 기반 발전소인 영흥발전소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국내에 가동되고 있는 석탄발전소 60기 가운데 40기가 2038년까지 폐지될 예정이기 때문에 앞으로 카르노 배터리 적용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기윤 사장으로서는 이재명 정부의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대전환’이라는 국정과제 세부 사항 가운데 하나인 ‘2040년 탈석탄’ 정책에 부응하려면 카르노 배터리 개발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 친환경 발전원 전환에서 속도를 높여야 할 필요성이 크다.

남동발전은 발전공기업 가운데 석탄 기반 발전 비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남동발전 석탄발전 비중 1위 '꼬리표' 떼나, 강기윤 열저장 배터리 개발로 탈석탄 가속

▲ 남동발전은 발전공기업 가운데 석탄 기반 발전 비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은 삼천포발전소의 모습. <삼천포발전본부>


남동발전의 석탄 중심 기력발전 비중은 전체 9363.7MW 가운데 8968.6MW로 84.0%에 이른다. 동서발전 66.6%, 서부발전 63%, 중부발전 57%, 남부발전 49.8% 등과 비교해 가장 높다.

강 사장은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 탈석탄 문제를 놓고 “석탄발전이 폐쇄되는 2040년까지 저탄소 및 무탄소 전원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설비용량 2만4천 MW를 달성하겠다”며 “2040년에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굳건히 자리매김 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 석탄중심 발전에서 벗어나는 것에 더해 전체 발전량도 3배 가까이 늘린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남동발전은 국내 최초 상업용 해상풍력인 30MW 규모의 탐라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했으며 현재는 국내 최대 수준인 약 4.6GW의 해상풍력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는 등 재생에너지 전환과 발전용량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친환경적 전력생산을 목표로 해상풍력, 태양광, 연료전지, 수소발전 등 신사업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