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성제약(사진)이 경영권 분쟁 여파로 기업회생 일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법원은 나원균 동성제약 대표이사를 공동관리인으로 선임했고 나 대표는 이에 따라 회생계획안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동성제약 이사회 구성 변화로 관리인 교체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19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동성제약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교체 등을 논의할 것으로 파악됐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정확한 일정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사회가 조만간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동성제약 최대주주인 브랜드리펙터링이 12일 열린 동성제약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함영휘, 유영일, 이상철 사내이사와 원태연 사외이사 등 4명의 이사들을 선임한 데 따른 후속 조치들이 구체화되고 있는 단계로 여겨진다.
동성제약 이사회는 원래 나 대표와 기존 경영진 등 3인으로 구성돼 있었다. 하지만 브랜드리펙터링쪽 인물로 분류되는 이사 4명이 한꺼번에 선임되면서 이사회 무게중심이 브랜드리펙터링에 기운 상태다.
브랜드리펙터링은 4월 이양구 전 동성제약 회장으로부터 지분 14.12%를 매수하면서 최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기존 동성제약 이사회 구성원인 나원균 대표이사와 원용민 사내이사, 남궁광 사외이사 등 현재 경영진 해임까지 시도하는 등 동성제약에 실력을 행사하고 있다. 브랜드리펙터링의 이런 시도는 임시 주총에서 벌어졌지만 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자진 철회됐다.
동성제약 입장에서 보면 현 경영진과 이들을 몰아내려는 최대주주측 인물들이 이사회에서 함께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 셈이나 다름없다.

▲ 나원균 동성제약 대표이사(사진)가 법정관리인으로 회생계획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제는 기업회생 절차(옛 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회사 입장에서 경영권 분쟁을 겪게 되면서 일정대로 계획을 추진하는 일이 쉽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기업회생 절차는 회사 관리인이 회생계획안을 회생법원에 제출하고 채권단 등의 동의를 받아 법원이 계획안 인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법원이 계획안을 인가하면 동성제약은 계획에 따라 채무를 변제하고 계획의 수행이 끝나면 법원이 회생절차 종결을 판단한다.
사실상 법원이 지정한 관리인이 계획안을 작성하는 만큼 이사회의 권한은 기존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를 교체해 법원에 관리인을 다시 지정해달라는 관리인 변경 요청하면 상황이 꼬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경영권 분쟁으로 동성제약 기업회생 일정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현재 관리인을 맡고 있는 나원균 대표는 회생 절차를 빠르게 마무리하고 거래 재개를 이끌어내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대주주가 그를 대표이사에서 끌어낸다면 동성제약의 회생 절차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나 대표는 “앞으로 회생법원의 기업회생 절차와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경영개선계획 이행을 위한 경영정상화를 지속할 것”이라며 “법원 감독 하에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회사의 회생계획 인가와 단순한 거래 재개를 넘어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이라며 “흔들림 없는 리더십으로 회사를 이끌고 채권자, 거래처, 주주, 임직원 모든 이해관계자를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동성제약은 회생법원에 10월1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회생계획안 제출기한은 상황에 따라 법원의 허가를 받아 연장할 수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관리인 선임 주체는 회생법원이고 대표이사 선임 주최는 이사회라 선임 주체가 달라 관리인은 그대로 법정관리인으로서 지위를 유지한다”며 “이해관계에 있는 제3자가 법원에 관리인 변경을 청구할 수 있고 법원은 해임 경위 등등을 판단해 변경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