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서브노티카2' 글로벌 흥행 예감에도 불안, 개발자 경영진 갈등 수위 고조

▲ 서브노티카2가 스팀 위시리스트 순위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스팀 홈페이지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크래프톤이 개발하고 있는 새 게임 ‘서브노티카2’가 글로벌 최대 PC게임 플랫폼 스팀의 위시리스트(찜하기) 순위 1위에 오르며 전 세계 게이머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스팀 위시리스트는 신작 출시 전 기대감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초반 흥행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바로미터다. 초반 흥행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지만 해당 게임을 개발한 언노운월즈의 전 경영진과 크래프톤 사이의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어 불안 요소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기준 스팀 사이트에 따르면 ‘서브노티카2’는 스팀 위시리스트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260만 건 이상 위시로 등록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게임의 팔로워 수도 22만 명을 넘기고 있다.

게임의 정식 출시일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글로벌 게이머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서브노티카2는 크래프톤 미국 자회사 언노운월즈에서 제작하고 있는 수중 생존 어드벤처 장르 게임이다. 전작인 '서브노티카'는 2014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1800만 장을 기록한 언노운월즈의 대표작이다.

신작 흥행여부를 쉽게 가늠하기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 시장의 관심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위시리스크 1위에 올랐다는 것은 크래프톤으로서 매우 고무적인 성과일 수밖에 없다. 게임 시장조사기업 VGI는 “위시 수 10만 건 이상을 기록한 게임의 71% 이상은 위시 수치가 판매량으로 이어지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위시 등록수 520만 건을 기록하며 기존 1위였던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은 4일 출시와 함께 최고 동시접속자 58만 명을 기록하며 스팀서버를 일시적으로 마비시켰다. 이후 3일 만에 스팀에서 300만 장 이상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크래프톤이 연초 선보인 인생시뮬레이션 신작 ‘인조이(inZOI)’ 역시 출시 직전 위시리스트 260만 건 이상을 기록하고 7일 만에 100만 장 이상 판매되는 등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 현재 150만 장 이상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서브노티카2가 원작 IP의 인기에 힘입어 인조이 이상의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서브노티카2의 스팀 위시리스트는 260만 개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2026년 출시 시 PC·콘솔 합산 250만 장 판매를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서브노티카2의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요소도 여전하다. 바로 전 경영진과 크래프톤 사이 갈등이다.

언노운월즈는 17일 세 번째 개발자 브이로그를 통해 신규 심해 괴수 ‘수집가 레비아탄’을 공개했지만 댓글란에는 “보너스를 지급하라”, “크래프톤은 우리가 잊었다고 생각하나” 등 크래프톤 경영진을 향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 공개된 콘텐츠 자체보다 개발진 처우 문제가 더 부각되는 모양새다.
 
크래프톤 '서브노티카2' 글로벌 흥행 예감에도 불안, 개발자 경영진 갈등 수위 고조

▲ 크래프톤의 북미 자회사 '언노운월즈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하고 있는 해양 생존 게임 '서브노티카2'.


이미 법적 공방도 예고된 상태다.

언노운월즈의 전 경영진은 지난 7월 크래프톤을 상대로 회사가 거액의 언아웃(성과연동보상금)을 회피할 목적으로 게임 출시를 지연하고 자신들을 해고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크래프톤도 이들을 회사 기밀자료 무단반출 의혹으로 8월 맞고소로 대응했다. 

재판은 2025년 11월 신속 심리로 열릴 예정으로 결과에 따라 게임 개발과 출시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갈등의 배경에는 인수 당시 체결된 ‘언아웃' 계약이 자리한다. 크래프톤은 2021년 언노운월즈를 인수하며 일정 성과 달성 시 모든 경영진에게 최대 2억5천만 달러(약 3400억 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크래프톤은 공동 창업자 테드 길, 찰리 클리블랜드, 맥스 맥과어 등이 개인 프로젝트에 몰두하며 개발을 소홀히 했다고 주장하며 해고했다. 언노운월드의 이전 경영진을 지지하는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서브노티카2’ 불매 운동도 벌어졌다.

‘서브노티카2’는 크래프톤에 단순한 신작이 아닌 그 이상의 게임으로 평가받는다. 회사는 대표작 ‘펍지: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외부 IP를 확보하고 이를 신작이나 모바일 게임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언노운월즈는 크래프톤이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2021년 약 5억 달러(약 5858억 원)에 인수한 스튜디오로 코스피 상장 이후 크래프톤의 첫 대형 인수합병(M&A) 사례이자 당시 최대 규모의 게임사 인수였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