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환자 스마트병상 수요 폭증, 대웅제약·씨어스테크놀로지 '씽크' 가속페달

▲  씨어스테크놀로지가 대웅제약과 손잡고 빠르게 스마트병상시스템을 늘리고 있다.  <씨어스테크놀로지 유튜브 화면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씨어스테크놀로지가 제조하고 대웅제약이 유통하는 스마트병상시스템 ‘씽크’(thynC™) 보급 속도가 심상치 않다. 올해 2월까지만 해도 ‘2026년 3천 개 병상 확보’를 목표로 했으나 상반기 조기달성하고 올해 1만 개 병상 확보가 예상된다.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 인력 부족이 병상 관리 효율성 필요성을 키운 상황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대웅제약의 영업 역량을 더하며 기대를 넘어 구체적인 수치로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

14일 씨어스테크놀로지 실적을 살펴보면 국내외 시장 침투를 통한 실적 성장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씨어스테크놀로지 상반기 매출 120억 원, 영업이익 9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은 737% 증가했고 흑자전환했다. 입원환자 모니터링 솔루션 ‘씽크’ 매출은 98억 원, 심전도 검사 솔루션 ‘모비케어’ 매출은 22억 원이다.

특히 씽크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1.6%로 지난해(51.5%)보다 성장 폭이 확연히 커졌다. 씽크는 환자의 심박수, 산소포화도, 호흡수 등의 생체 신호를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실시간 수집하고, 이를 병동 간호사 스테이션의 중앙 모니터에서 24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씽크가 파트너 대웅제약의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확대 기조에 맞물려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며 “특정 과에 국한되지 않고 전 병동에 설치되고 있어 도입 초기에 비해 매출 확대가 가속화 국면에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3월부터 씽크 국내 유통을 맡은 대웅제약은 올해 2월 대웅제약의 디지털헬스케어 기자간담회에서 2026년까지 3천 개 병상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미 상반기 누적 수주 1만 병상을 넘겼고 3천 병상을 설치했다. 하반기 추가 7천 개 설치를 목표로 한다.  

대웅제약과의 협업효과도 크지만, 무엇보다 시장의 폭발적 성장세가 주목된다. 지난 1년 반 동안 이어진 의정 갈등에서 드러난 병상 관리 인력 부족 문제는, 씽크와 같은 스마트병상 시스템의 필요성을 키웠다.  

씨어스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의료업계는 보수적인 편이지만, 의정 갈등을 겪으며 간호 인력의 업무 부담이 커지면서 병원들이 웨어러블 진단 시스템 도입을 서둘렀다. 이후 입소문이 퍼지면서 수주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소포화도·체온·혈압까지 측정 가능한 씽크는 간호 인력들의 호평을 받으며 도입이 확대됐다”며 “EMR(전자의무기록)과도 연동돼 편리성이 높고, 입원 환자 수가를 건강보험에서 지급받을 수 있어 병원 경영 측면에서도 도입 장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입원환자 스마트병상 수요 폭증, 대웅제약·씨어스테크놀로지 '씽크' 가속페달

▲ 하헌영 인천나은병원장(왼쪽 두 번째)와 병원 의료진들이 병동에 설치되어 있는 씽크 모니터를 살펴보고 있다. 인천나은병원은 전체 병동(총 172병상)을 대상으로 씽크 시스템을 전면 구축하기로 했다. <대웅제약>

모든 병상을 스마트병상으로 전환한 사례도 나왔다. 앞서 5월 인천나은병원은 전체 병동(총 172병상)을 대상으로 씽크 시스템을 전면 구축하기로 했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씽크 시스템 도입이다. 

대웅제약에게도 씽크의 성장은 의미가 크다. 대웅제약은 웨어러블 심전도 분석기기 ‘모비케어’, 혈압 측정기기 ‘카트비피’  등 자사가 유통하는 제품들을 씽크에 연동해 동반 성장을 꾀하고 있다. 씽크 확산이 곧 대웅제약의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성장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대웅제약은 2022년부터 디지털헬스케어 본격적으로 미래 먹거리로 삼고 관련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입원환자 모니터링 시장에서 씽크의 경쟁 제품으로는 필립스사 제품이 꼽힌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 면에서 기존 제품보다 뛰어나다는 점을 내세운다. 씽크가 환자 이동 중에도 유실 없이 환자의 실시간 생체신호를 확인할 수 있으며, EMR 등 병원시스템과 연계하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로 기존 필립스 제품과 씽크를 비교 연구한 임홍의 중앙대학교 광명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씽크가 기존 제품에 비해 신호전달 체계에서 손실이 적고 정확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씽크는 7월 기준으로 누적 수주 1만1천 병상을 넘겼다. 국내 병상 수가 약 70만 개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성장 여력이 크다는 평가다. 대학병원 및 상급종합병원뿐 아니라, 최근에는 지방거점 병원과 요양병원 등으로도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SK증권은 “싱크는 주요 이해관계자인 병원에는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성, 의료진에는 인력 부담 안화, 환자에는 합리적인 비용과 치료 접근성 향상이라는 해택을  동시에 제공하며 구조적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올해 매출 320억 원, 영업이익 6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2024년과 비교해 매출은 300% 늘고 흑자전환하는 것이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