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 논란 동서 중간배당, 김상헌 김석수 주주환원 이면에 오너일가 이익 독차지 시각도

▲ 김상헌 동서 고문(왼쪽)이 2014년 5월14일 대구 종합복지회관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제13회 식품안전의 날’ 기념식에서 식품안전에 기여한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받고 있다. <동서>

[비즈니스포스트] 동서식품의 모회사 동서는 2025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중간배당 실시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의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동서는 2025년 3월21일자로 중간배당을 실시할 수 있게 됐다. 

이후 동서는 1주당 250원의 중간배당을 하겠다는 내용의 ‘현금·현물배당결정’을 7월22일 공시했다. 배당금은 9월19일 지급 예정이며, 시가배당률은 0.8%, 배당기준일은 8월31일, 배당금 총액은 약 247억 원이다. 

동서 쪽은 배당 목적으로 “주주환원 정책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들었다. 

동서는 앞선 1월, 2024년 말 기준의 결산배당을 실시한 적이 있다. 1주당 890원, 총 878억 원이었다. 

동서는 해마다 고배당을 지급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배당성향이 42.91%, 53.13%, 55.85%에 달했고 매년 증가하고 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에서 현금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실제 배당액도 2022년 720억 원(주당 730원), 2023년 770억 원(주당 780원), 2024년 878억 원(주당 890원)으로 늘었다. 

동서의 배당성향은 다른 상장사 배당성향에 견줘 높은 편이다. 코스피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은 2020년 39.55%, 2021년 35.41%, 2022년 35.07%, 2023년 34.31%를 기록했다. 2024년 34.74%로 반등하기는 했지만 30%대 안에서 하락하는 추세를 보여 왔다. 

높은 배당성향은 주주환원 측면에서 장점을 갖지만, 오너일가가 그 이익을 독차지하고 회사의 재투자를 축소시킨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고배당 논란 동서 중간배당, 김상헌 김석수 주주환원 이면에 오너일가 이익 독차지 시각도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오른쪽)이 2023년 3월1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0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서 금탑산업훈장을 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 동서 중간배당의 의미

중간배당 실시 결정은 회사가 단순히 배당을 추가적으로 한다는 것 이상의 신호(시그널)를 주주들에게 줄 수 있다. 회사의 추가적인 이익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동서의 중간배당 결정은 경영진들이 단기적인 경영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실제로 동서의 주가는 3월 말 2만6650원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7월23일 기준 3만1200원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동서의 주주들은 배당 확대와 주가 상승이라는 일석이조의 혜택을 누리게 됐다. 이는 회사가 밝힌 목적인 주주환원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가 실현된 측면이 있다. 

특히 동서 주주들은 동서와 동서식품의 실적을 함께 겹쳐보는 경향이 있다. 이는 동서식품 배당금이 동서가 수취하는 계열사 배당금 중 80% 이상, 동서의 순이익 중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즉 주주들은 이번 동서의 중간배당 신설을 두고 향후 동서식품의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시그널로 해석하고 있다. 이를 두고 동서식품의 해외수출 등 신사업이 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다만 동서의 중간배당이 결국 오너일가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수단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는 동서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매우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지분율은 67.78%,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30명에 이른다. 소액주주 지분율은 29.49%에 그친다. 

2023년에도 동서의 배당총액 770억 원 중 오너 일가가 약 522억 원을 가져갔다. 

결국 추가적인 배당의 최대 수혜자는 동서의 오너일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설득력이 있다. 

실제로 김상헌 동서 고문,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 등 오너일가는 가족경영과 고배당을 통해 부를 증식하고 대물림하고 있다는 비판을 지속해서 받고 있다. 

오너일가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지분을 나눠 가진 후 높은 배당을 통해 각자의 자산을 불리는 형태다. 

동서의 배당정책이 오너일가만 이익을 독차지한다는 지적이 나오지 않으려면 회사 쪽이 미래 성장사업과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