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대기업집단 오너 일가가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대출한 금액이 5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은 삼성전자 주식을 담보로 8500억 원을 대출받아 오너 일가 중에서도 대출금액이 가장 많았다.
▲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삼성전자 주식을 담보로 8500억 원을 대출받아 오너 일가 중에서도 가장 주식담보대출 금액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부산 해운정사를 찾은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연합뉴스> |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23일 기준 76개 대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66개 그룹 오너일가의 주식담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 36개 그룹의 오너 일가 641명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이 가운데 141명은 보유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을 받고 있다. 이들은 계열사 주식의 29.6%를 담보로 제공하고 모두 5조3123억 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일가 구성원이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대출한 금액은 1년 전보다 4500억 원 증가했다.
삼성, GS, 현대중공업, 한국타이어 등 주로 상속과 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3, 4세들의 신규 담보 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출금액이 가장 많은 그룹은 삼성으로 총수 일가가 계열사 보유지분 중 20.2%를 담보로 제공하고 1조8871억 원을 대출받았다.
특히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 1억1730만 주의 18%인 2101만 주를 담보로 8500억 원을 대출 받아 기업 오너 일가 중 가장 많았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주식을 담보로 6500억 원을 빌렸고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삼성물산과 삼성SDS 보유주식을 담보로 3871억 원을 대출받았다.
삼성 오너 일가의 주식 담보 대출은 대부분 상속세 납부를 위한 것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연부연납(분할납부)을 위한 공탁 외에 주식담보 대출은 없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 주식 343만8010주를 담보로 4065억 원을 대출받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기선 한국조선해양 사장이 주식을 담보로 각각 3215억 원, 500억 원을 대출받았다.
셀트리온은
서정진 명예회장이 2631억 원을 대출받고 있으며 한국타이어그룹은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2500억 원을, 조현식 한국앤컴퍼니그룹 고문이 380억 원을 대출했다.
이밖에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만이 롯데지주 보유지분 가운데 65.2%를 담보로 2062억 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