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여정 “트럼프, 김정은에 친서 보내 코로나19 방역 협조 뜻”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30일 판문점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남쪽으로 넘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 북한의 코로나19 방역에 협조할의향을 전달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 부부장은 2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된 담화에서 “우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에게 보내온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의 친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 두 나라 관계를 추동하기 위한 구상을 설명하고 전염병 사태의 심각한 위협으로부터 자기 인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국무위원장 동지의 노력에 대한 감동을 피력했다”며 “비루스(바이러스의 북한식 표기) 방역 부문에서 협조할 의향도 표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개인적 관계를 강조했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김 부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있으며 최근 의사소통을 자주 하지 못해 자기 생각을 알리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을 언급했다”며 “앞으로 긴밀히 연계해 나가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고 담화는 전했다.

김 부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친서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특별하고도 굳건한 친분을 잘 보여주는 실례”라며 “조미 두 나라 관계발전에 커다란 난관과 도전들이 가로놓여 있는 지금 같은 시기에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친서를 보내며 우리 위원장 동지와 훌륭했던 관계를 계속 유지해보려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좋은 판단이고 옳은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 동지도 그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특별한 개인적 친분 관계를 다시 확인하면서 대통령의 따뜻한 친서에 사의를 표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북한과 미국의 관계개선에 속도가 날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김 부부장은 “물론 두 나라를 대표하는 분들 사이의 친분이 긍정적 작용을 하겠지만 그 개인적 친분관계가 두 나라의 관계 발전 두고를 얼마큼이나 바꾸고 견인할 지는 미지수여서 속단하거나 낙관하는 것도 그리 좋지 못한 일”이라며 “공정성과 균형성이 보장되고 일방적이며 과욕적 생각을 거두지 않는다면 두 나라의 관계를 악화일로에 줄달음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 생각’이라고 전제한 뒤 “두 나라 사이에 역학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평형이 유지되고 공정성이 보장돼야 두 나라 관계와 그를 위한 대화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두 나라의 관계가 수뇌들 사이의 관계만큼이나 좋아질 날을 소원하지만 그것이 가능할지는 시간에 맡겨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받은 구체적 날짜와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