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 원내대표들을 만나 5월 안에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의결하는 일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홍 부총리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취임을 축하하는 동시에 국회에서 추경이 빨리 심사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찾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홍남기, 여야4당 원내대표 만나 추경 5월 안에 의결 요청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추경이 5월 국회에서 반드시 의결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번 추경안에 미세먼지 대책과 경기의 하강의 선제적 대응 외에도 포항 지진과 강원도 산불 피해, 고용·산업위기지역 등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 등도 많이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경제 활력을 찾기 위해 여러 각도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재정이고 추경”이라고 말했다.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최저임금의 결정체계를 개편하기 위한 최저임금법 개정안도 국회에서 빨리 의결해야 할 법안으로 꼽았다.

이 원내대표는 “마음이 얼마나 급하면 내가 취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홍 부총리가 찾아왔다”며 “추경이 적절한 시기에 결정되고 집행돼야 효력이 있다는 점을 잘 이해하는 만큼 야당 원내대표들과 협상하겠다”고 약속했다.

홍 부총리는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도 각각 만나 추경 심사를 빨리 시작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원내대표는 “추경에 찬성하진 않았지만 지금 경기가 대단히 어렵고 강원도 산불 피해와 포항 지진, 미세먼지 등은 긴급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국회가 추경을 하루빨리 심의해 처리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 원내대표는 “평화당은 추경에 기본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면서도 “추경을 매해 반복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2020년 예산을 편성할 때 추경을 전제하지 말고 본예산을 아예 확대하는 쪽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 원내대표는 “추경을 신속하게 의결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소득주도성장에서 재벌 개혁과 경제 민주화가 사라진 점을 고려해 재정확장 정책을 과감하게 펼치면서 소득주도성장론의 의미를 잊으면 안 된다”고 요청했다.

홍 부총리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조만간 면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9일에는 일정 문제로 나 원내대표를 만나지 못했다.

홍 부총리는 원내대표 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추경안 심사가 29일 전에 마무리되면 좋겠다는 희망을 보였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29일에 임기를 마친다.

자유한국당이 추경안을 재해대책과 경기 대응으로 나눠 별개로 심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을 놓고 홍 부총리는 “정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세먼지 추경이 매우 시급하고 경기 대응을 위한 민생추경도 나중에 해도 되는 차원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