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막판 유세에 힘을 쏟고 있다.
이번 보궐 선거결과는 경상남도 민심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뒷줄 오른쪽)와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왼쪽)가 2일 경상남도 통영시 중앙동에서 4.3 보궐선거에 출마한 양문석 민주당 후보(가운데)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
2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민주당과 한국당 지도부는 경상남도 지역을 둘러싼 경쟁구도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 4.3 보궐선거의 막판 유세에 더욱 힘쓰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일
홍영표 원내대표와 함께 통영·고성을 찾아 양문석 민주당 후보의 지원 유세를 진행했다.
민주당이 집권여당인 점을 앞세워 통영·고성 지역의 예산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통영과 고성의 고용위기지역·산업위기특별대응지역 지정을 연장하는 방안에도 힘을 실었다.
이후 통영·고성 유세를 마친 직후 창원시 성산구로 넘어가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함께 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 후보인 여영국 후보(정의당 소속)의 지원 유세에도 참여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2일 오전 6시 창원 농산물도매시장에서 아침인사를 한 뒤 통영·고성으로 넘어가 오전 내내 정점식 한국당 후보의 선거운동을 진행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약점으로 꼽히는 경제문제에 공세를 집중하고 있다. 통영에서 유세를 진행하는 도중에도 “정 후보를 뽑아 망가진 통영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 뒤 창원시 성산구로 다시 넘어와 오후 11시까지 강기윤 한국당 후보의 지원 유세에 참여하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2일 오후에 통영으로 내려와 저녁까지 선거 지원유세에 참여하고 있다.
민주당은 통영·고성 중심으로 막판 유세를 확대하고 있다. 민주당 후보가 출마한 만큼 여기서 이기면 경상남도를 둘러싼 한국당과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경상남도 지역은 한국당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2016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인 김경수 경남지사를 비롯해 강성주 통영시장과 백두현 고성군수 등이 당선되는 파란이 일어났다.
다만 현재까지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통영·고성에서는 정점식 한국당 후보의 지지율이 양문석 민주당 후보를 대체로 앞섰다. 김영우 한국당 의원은 2일 TBS라디오에서 “통영·고성 지역에서는 (한국당이) 압도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3월29~30일 치러진 4.3 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이 14.71%로 집계돼 2017년 4.12 보궐선거의 사전투표율 5.9%를 훌쩍 웃도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높은 투표율은 대체로 노인층과 보수성향보다 선거 참여도가 낮은 편인 청년층과 진보성향 유권자들도 투표장에 대거 나왔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정점식 후보의 측근 인사가 지역신문 기자를 매수하려 했다는 의혹이 최근 불거진 점도 한국당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창원시 성산구는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다. 민주당도 여영국 정의당 후보로 단일화를 하는 데 합의했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왼쪽)가 2일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원이대로 일대에서 4.3 보궐선거에 출마한 강기윤 한국당 후보와 함께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3월 말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강기윤 한국당 후보를 다소 앞서고 있지만 일부 조사에서는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인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 틈새를 노려 한국당은 창원시 성산구에서도 막판 유세에 공들이고 있다. 진보성향이 강한 이곳에서도 승리하면 경상남도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황교안 대표가 3월30일 강기윤 후보와 함께 창원 K리그 경기장을 찾아 금지된 선거유세를 했다는 이유로 경남FC가 제재금 2천만 원을 물게 된 점은 막판 악재로 꼽히고 있다.
황 대표는 2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경남FC에 사과했지만 민주당은 이번 문제를 기회 삼아 황 대표와 강기윤 후보를 향한 공세를 더욱 강하게 펼치고 있다.
민주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법무부 장관과 총리까지 지낸
황교안 대표와 여섯 번째 선거를 치르는 강기윤 후보가 ‘불법인지 몰랐다’고 둘러대는 것은 자격 미달”이라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