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지주를 인수합병의 콘트롤타워로서 역할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글로벌사업과 인수합병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이런 기조를 더욱 강화했다.
19일 롯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신 회장이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윤종민 신임 경영전략실장과 삼각체제를 이뤄 롯데그룹 인수합병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종민 경영전략실장 사장은 이날 이뤄진 롯데지주 이사회를 통해 HR(인사)혁신실 사장에서 경영전략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영전략실은 이전 가치경영실이 이름을 바꾼 것인데 롯데그룹 계열사의 인수합병 등 중요한 투자전략 등을 조정하고 관리한다.
롯데그룹의 ‘두뇌’를 맡은 조직인 셈이다.
윤 사장은 국제부에서 일하면서 황 부회장과 합을 맞추며 업무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사장은 신 회장이 법정구속된 뒤 황 부회장 등 BU장들이 처음으로 면회를 갔을 때도 동행할 정도로 황 부회장으로부터 신뢰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황 부회장은 부사장일 때부터 롯데그룹의 주요 인수합병을 맡아 진행하며 신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신 회장은 올해 7월 열린 공판에서 황 부회장을 가리켜 “업무를 함께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는데 앞으로 황 부회장, 윤 사장이 그룹 전반의 인수합병을 이끌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윤 사장은 1985년 롯데그룹에 입사한 뒤 기획조정실,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등에서 일했다. 정책본부 국제부에서는 해외사업과 새 사업을 8년 정도 맡았고 이후 그룹 정책본부로 돌아와 인사업무를 맡았다. 1960년 생으로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윤 사장의 이런 경험은 신 회장의 사업 기조에 발맞추기 적합한 것으로 파악된다.
신 회장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유통과 화학사업을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화학사업에서 롯데그룹은 굵직한 인수합병을 잇달아 진행해왔는데 앞으로도 이런 기조가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 (왼쪽부터)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윤종민 롯데지주 경영전략실장 사장. |
롯데케미칼은 2010년 1조5천억 원을 들여 말레이시아의 석유화학회사를 인수했고 2015년에는 약 3조 원 규모의 삼성그룹 화학계열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2조 원 규모의 인도 국영석유화학회사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밖에 롯데그룹 식품 계열사와 유통 계열사에서도 국내외 인수합병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롯데그룹 식품 계열사는 지난해와 올해 해외 식품회사 2곳을 인수했고 편의점회사인 코리아세븐은 현재 4천억 원 규모의 미니스톱 인수전에 뛰어들어 승리가 유력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기본적으로 매물이 나오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검토하면서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며 "현재 검토하고 있는 인수합병은 약 10여 건"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