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5일 열린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호텔롯데는 ‘기대 반, 불안 반’의 상황에 놓였다.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이 특허를 받는 과정에서 특별히 편의를 보지 않았다는 점을 재판에서 인정받아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가 유지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이 이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공여했다는 혐의 자체는 유죄로 판결돼 특허 취소 가능성도 여전해 안심할 수만은 없다.
호텔롯데는 5일 신 회장의 집행유예를 환영하며 관세청이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의 특허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나 무척 다행”이라며 “재판부가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의 특허 취득 과정에서 롯데그룹이 부당하게 편의를 제공받지 않았다고 밝힌 만큼 관세청도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와 관련해 긍정적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세법 178조와 175조 등은 거짓 등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거나 운영인이 이 때문에 징역형의 실형 등을 받으면 세관장이 반드시 면세점 특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는 그동안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를 잃을 가능성이 나왔다.
신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끄는 K스포츠에 70억 원을 지원한 대가로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를 취득한 것이라고 판결 받는다면 이 법에 걸리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이날 신 회장이 K스포츠에 지원금을 교부하기 이전이나 이후나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의 특허의 재취득과 관련해 특별히 유리하게 직무집행을 받거나 편의를 제공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를 유지받을 가능성을 열린 셈이다.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은 올해 연 매출이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1조 원 이상 연 매출을 올리는 시내면세점은 단 세 곳뿐이었는데 롯데월드타워도 여기에 들면서 호텔롯데의 수익 창출원으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됐다.
신 회장이 조만간 호텔롯데 상장 작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은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높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하지만 호텔롯데가 안심할 수 없다는 시선도 있다.
신 회장이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를 다시 받기 위한 대가로 박 전 대통령의 K스포츠에게 70억 원을 지원했다고 바라보며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고 K스포츠에 뇌물을 공여한 것 자체는 유죄라고 재판부가 판단했기 때문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신 회장의 재판과 관련해 판결문을 검토한 뒤 조만간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와 관련해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