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태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동성애 등 성 소수자 문제를 놓고 사회가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을 내놓았다.

이 후보자는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동성애는 이성애와 다른 성적 지향이라고 본다”며 “당장은 어렵지만 앞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석태,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서 "동성애 앞으로 받아들여야"

▲ 이석태 헌법재판관 후보자.


그는 “각국이 동성애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 만큼 우리 사회도 진지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헌법과 법률이 이성애자에게 보장하는 기본권을 동성애자에게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대 내 동성애를 놓고서도 합의에 의한 관계는 처벌하지 않아야 한다고 봤다.

이 후보자는 “현행 군형법은 영내와 영외에 상관없이 동성애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며 “휴가 중 영외에서의 동성애를 처벌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영내에서도 합의에 의한 동성애는 처벌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두고 불법 행위가 있다면 제대로 수사받아야 한다는 뜻을 보였다.

이 후보자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한 사찰 자료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법관이 외부로부터 독립을 이뤘다 하더라도 내부에서 재판을 잘 할 수 없다면 문제”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다만 특별재판부 설치 문제를 놓고 “특별재판부는 사법 독립과도 연관되는 부분이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활동을 들며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느냐’고 묻자 이 후보자는 “그렇지 않다”며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보는 대법원 판례에 동의한다“고 대답했다.

정치적 편향성 의혹은 적극 부인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참여정부 때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는데 당시 민정수석비서관이 현 대통령’이라며 ‘사법부를 장악하려는 정권의 뜻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스스로 편향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동안 국민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이 후보자는 충남 서산 출산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을 지냈고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거쳐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