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현준 효성 대표이사 회장이 8월2일 마포구에서 취약계층 시민에게 쌀을 배달해주는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조 회장은 재계에 소문난 '야구 매니아'다. 2017년 1월 취임사에서도 “페어 플레이 정신을 바탕으로 정정당당히 겨루되 반드시 승리하는 조직을 만들자”고 강조했는데 실천에 옮기고 있다.
29일 효성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조 회장이 효성의 기업 이미지를 새롭게 하고자 사회공헌과 투명한 소통에 집중하고 있다.
조 회장은 2일 서울시 마포구의 취약계층 집을 방문해 ‘사랑의 쌀’을 전했다. 직접 쌀 포대를 날라 배달했을 뿐 아니라 무릎을 꿇고 노인에게 선물을 말하는 소탈한 모습도 보였다.
조 회장이 효성의 사회공헌행사에 직접 참여한 것은 2016년 12월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의 연말 이웃돕기 성금으로 10억 원을 낸 뒤 처음이다.
효성 관계자는 “조 회장이 스스로 사랑의 쌀 전달 활동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며 “올해 들어 외부에 알린 활동 가운데 국내 활동은 사랑의 쌀 전달식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사업에서도 시장과 접촉을 넓히며 투명한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조 회장은 16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코퍼레이트 데이’ 행사를 열고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의 대표이사와 최고재무책임자가 국내 기관투자들과 만나 회사의 경영상황과 향후 성장계획을 설명하도록 했다.
효성은 6월 지주사 효성과 4곳의 사업회사로 분할됐는데 회사가 분할된 지 100일도 되기 전에 투자자들과 만나 회사의 경영상황을 최대한 공개한 셈이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까지는 기업 분할 등을 통한 지주사체제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으로 조직 쇄신에 집중했다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효성의 이미지 쇄신에 힘을 쏟는 것으로 보인다.

▲ 조현준 효성 대표이사 회장.
효성이 올해 1월 지주사와 사업회사 4곳으로 인적분할하겠다고 밝힌 뒤 조 회장은 올해 3월 이사회 의장을 효성 사외이사인 박태호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에게 넘겼다. 분할 회사의 경영 독립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사업회사 4곳의 사내이사도 맡지 않았다.
이에 앞서 조 회장은 2017년 9월에도 투명경영위원회를 새로 만들어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의 대표위원을 사외이사에 넘겨주기도 했다.
조 회장이 투명경영에 힘쓰는 것은 여러 해 동안 이어져 온 배임 횡령 등 혐의에 따른 법정공방 등과 결별해야 한다는 의지와 닿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효성이 지주사로 전환한 목적은 지배구조의 투명성 높이기”라며 “오너 일가가 신설되는 사업회사의 이사에 선임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면서 오너 일가의 분식회계와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는 현상도 해소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회장은 동생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으로부터 200억 원 규모의 배임·횡령 등 혐의로 고발 돼 현재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조 회장 측 변호인은 “동생인 조 전 부사장이 경영권을 욕심내 무리하게 고발했고 이것이 기소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고 효성은 조 전 부사장을 공갈 미수 등으로 고발했다.
조 회장은 이와는 별개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사익 편취 행위와 관련해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