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가 여론의 거센 질타를 받고 있다.

상임감사 후보로 간첩 이력이 있는 사람을 뽑았다고 비판을 받고 있는데 함승희 전 강원랜드 사장이 재직 때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강원랜드 바람 잘 날 없다, 감사후보 자격과 함승희 법인카드 논란

▲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


27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상임감사 최종 후보 2명에 황인오씨를 포함해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강원랜드가 황씨를 상임감사 후보로 뽑은 것과 관련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간첩 이력이 있는 인물을 문재인 정부와 가깝다는 이유로 공공기관에 채용하려 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황씨는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의 핵심 인물로 이번 강원랜드 채용 때 간첩 이력을 서류에서 뺐다”며 “강원랜드 사업과 관련해 전문성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을 공공기관에서 상임감사로 고려하는 것에 청와대의 개입과 지시는 없었는지 의혹부터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도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가 금도를 넘어섰다”며 “북한의 지시로 만들어진 중부지역당에서 황씨는 총책을 맡은 데다 활동을 반성했다거나 전향했다는 소식도 없다”고 말했다.

남한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은 1992년 국가안전기획부가 “남로당 이후 최대 간첩단 사건”이라며 “남한 조선노동당 가담자 95명을 적발하고 황인오씨 등 62명을 구속한 데 더해 200여 명을 추적하고 있다”고 발표한 일이다.

황씨는 당시 재판에서 일부 위법행위는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남한 조선노동당의 실체는 불분명하다고 판단했다.

강원랜드는 2017년 채용비리 사건에서 겨우 벗어난 상황에서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상임감사 채용은 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선임될 때까지 공식적으로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며 “황인오씨를 비롯해 누가 후보로 올랐는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함승희 강원랜드 전 사장이 강원랜드 법인카드를 개인적 용도로 무단 사용한 의혹이 언론보도를 통해 불거지면서 강원랜드는 이중 삼중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됐다.

27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함 전 사장은 2014년 12월 강원랜드에 취임한 뒤 3년 동안 30대 여성 손씨의 집 부근에서 강원랜드 법인카드로 식당, 카페, 빵집 등에서 314차례에 걸쳐 결제했다. 법인카드 결제 횟수 636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이다.

손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포럼 오래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 전 사장은 2008년 포럼 오래를 설립했다.

함 전 사장은 재직 당시 손씨와 해외출장도 함께 가 손씨의 숙박과 항공권을 강원랜드 비용으로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함 전 사장과 관련한 보도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