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자문위원회가 마련한 국민연금제도 개선방향이 공개된 뒤 보험료율 인상보다 기금운용 수익률 확대가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수익률 확대방안을 마련해야 할 부담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이 먼저다" 목소리에 김성주 부담 백배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현재 국민연금 논란에서) 수익률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와 관련한 논의는 하나도 하고 있지 않다”며 기금 운용 수익률 확대방안이 우선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제도 개편보다 기금 운용 수익률 확대 방안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은 그동안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서 주로 해왔는데 이 의원도 같은 목소리를 내며 힘을 실었다.

이 의원은 25일 열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당 대표에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가 국민연금제도 개편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국회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이 의원의 발언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김성주 이사장은 기금 운용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국민연금 자문위원회의 제안에 따라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최종 정부안에 담을 가능성이 있는데 여기에 실효성 높은 기금 운용 수익률 확대방안이 담기지 않는다면 의원들의 큰 반발을 살 수 있다.

김 이사장은 기금운용역 처우 개선, 중장기적 포트폴리오 변화 등을 통해 기금 운용 수익률을 높일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우수한 기금운용역은 수익률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만큼 김 이사장은 우수 인재를 유인하기 위한 성과보상체계 개편 등을 준비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성 낮은 채권 비중을 낮추고 수익성 높은 주식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바꾸기로 했다.

기금운용본부의 중기 자산배분 계획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채권 비중을 2018년 51%에서 2022년 45%로 줄이고 같은 기간 주식 비중을 36%에서 45%까지 늘린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발전위원회가 17일 “국민연금은 수익성 측면에서 해외 채권 투자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만큼 채권 가운데서도 국내 채권보다 수익성이 좋은 해외 채권에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김 이사장이 기금운용위원회의 상설화 등 국민연금의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카드를 꺼내 들 수도 있다.

기금 운용 수익률 문제는 결국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 문제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서 보듯 기금운용본부가 정치권이나 특정세력의 입김에 흔들린다면 큰 손해를 볼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 문제는 국민연금의 오랜 숙제로 박근혜 정부 때부터 기금운용위원회 상설화, 기금운용위원회 공사화 등의 가능성이 나왔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7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과 함께 구체적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이때도 별다른 개편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

기금 운용 수익률은 출산율과 고령화 등 인구 변수, 경제 성장률 등 거시경제 변수와 함께 기금 고갈 시기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는 4차 재정추계에서 기금고갈 시기를 전망할 때 1~3차 재정추계 때보다 더욱 정밀한 방법을 사용해 미래의 기금 운용 수익률을 예측했다.

1차 때는 회사채 수익률 전망치, 2~3차 때는 회사채 수익률 전망치의 1.1배를 기금운용 수익률 전망치로 썼지만 이번에는 각 자산군별 수익률을 따로 산출한 뒤 자산 비중으로 가중평균을 내 미래 수익률을 구했다.

그 결과 3차 재정추계 때보다 연도 구간별로 많게는 2.3%포인트부터 적게는 0.3%포인트까지 기금 운용 수익률 전망치가 하락했고 이는 기금 고갈 시기를 앞당기는 결과로 이어졌다.

현재 기금 운용 수익률이 문제가 된 것도 지난해 7.28%를 보인 기금 운용 수익률이 올해 5월까지 0.49%로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