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등 6개 경제단체장을 만나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창출 등 최근 경제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과 김 부총리의 이번 만남이 전경련 위상 회복의 시작점이 될 가능성이 나온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7월 초 허 회장을 비롯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등 6개 경제단체장을 만나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창출 등 경제현안을 논의한다.
경제부총리가 경제단체장들을 만나 경제현안을 논의하는 것은 2016년 12월 이후 1년7개월 만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이번 만남은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포함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허 회장이 GS회장이 아닌 전경련 회장 자격으로
문재인 정부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박근혜 정부 말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순방이나 각종 간담회에 초청받지 못하면서 위상이 크게 하락했다.
문재인 정부가 이번 만남을 시작으로 전경련과 협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현재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정책과 관련해 경영계의 협조가 필요하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0일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최근 경총의 제안을 충정으로 받아들인다”며 재계의 의견을 반영해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6개월 계도기간을 부여했다.
전경련은 위상이 많이 추락했지만 여전히 재계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노동정책에서 전경련과 공감대를 형성하면 노동정책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가 지방선거 승리 뒤 노동정책뿐 아니라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주요 경제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확고한 태도를 보이는 점도 전경련과 협력 가능성을 높인다.
혁신성장 강화와 공정경제 확립을 위해서는 경영계 중에서도 무엇보다 대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혁신성장은 4차산업혁명 등 신산업분야와 긴밀히 연결되는 만큼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마중물이 될 수 있다. 공정경제 확립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핵심으로 하는 만큼 대기업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문재인 정부가 전경련과 협력을 강화하면 남북 경제협력에서도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전경련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근간으로도 볼 수 있는 ‘한반도 산업지도’를 2001년 발표하는 등 20여 년 넘게 남북 경제협력을 지원해 온 노하우를 지니고 있다.
현재도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통일경제위원회를 운영하며 통일비전과 정책 등에서 경제계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허창수 회장은 5월8일 전경련 주최로 열린 ‘한반도 신경제비전 세미나’에서 “우리는 현재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현의 새로운 역사적 도전을 앞두고 있다”며 “남북 경제교류가 활성화하고 남북 공동의 경제 성장을 이끌어내는 데 경제계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경련이 오랜 기간 재계를 대표하며 여러 나라와 쌓아 온 해외 인프라도
문재인 정부가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 등 경제지도를 확장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