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2018-01-30 19: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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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추가 독대' 전날 보좌관으로부터 삼성그룹 관련 참고자료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 부회장은 추가 독대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와 배치되는 증언이다.
▲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정농단 사건 11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안 전 수석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안 전 수석에게 "휴대전화 조사에서 나온 각종 이메일 다운로드, 한글뷰어 열람 내역을 보면 증인은 2014년 9월11일 저녁 10시가 넘어 '삼성 참고자료-말씀참고 포함' 'SK 참고자료-말씀참고' 등을 받았다"며 "대통령과 삼성그룹·SK그룹 총수의 단독면담과 관련해 말씀 참고자료를 본 것이냐"고 물었다.
안 전 수석은 "보통 독대를 하면 박 전 대통령이 참고할 자료를 올려드려야 하는데 그 전에 비서관, 행정관이 만든 걸 저에게 보내주고 확인하는 과정이 있다"며 "이 파일이 그것인지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보통의 경우 그런 식으로 파일명을 고쳤던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는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동안 인정된 3차례의 독대 말고도 추가적 독대를 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증언이다.
이 부회장의 1심 재판에서 인정된 내용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14년 9월15일, 2015년 7월25일, 2016년 2월15일 3차례에 걸쳐 독대를 했다.
이 부회장 측은 2014년 9월15일 열린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당시에는 두 사람이 만난 시간이 5분가량에 불과해 청탁 등을 요구하는 대화가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검찰은 이런 반박에 대응해 9월12일에도 독대가 이뤄졌다고 주장했고 공소장에도 추가했다. 이른바 ‘0차 독대’다.
이에 앞서 안봉근 전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도 지난해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0차 독대의 존재를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2014년 하반기에 청와대 안가에서 만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결심공판에서 "제가 안가를 간 건 (2015년7월25일, 2016년 2월15일) 두 번 뿐"이라며 0차 독대를 부인했다.
그는 “지금와서 이 일로 거짓말 할 이유가 없다”며 “그것을 기억하지 못하면 적절한 표현은 아니지만 치매”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