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2017-12-20 17:3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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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에서 정유라씨 승마지원 문제를 두고 ‘모르쇠’ 전략을 펼쳤다.
20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이재용 부회장 등의 뇌물공여 등 혐의와 관련해 열린 항소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최씨는 대부분의 질문에 “모른다”고 일관했다.
▲ 최순실씨가 12월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질문을 정확히 해달라며 짜증을 내기도 했다.
최씨는 이 부회장의 1심재판 때처럼 증언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딸인 정유라씨 승마를 삼성그룹이 지원한 정황과 관련한 대부분의 질문에 “기억이 안 난다”, “아니다” 등으로 대답했다.
최씨는 박영수 특별검사가 “지난해 1월11일 삼성전자의 황성수 전 전무가 박상진 전 사장에게 170만 유로의 그랑프리급 말인 카푸치노 구매를 허가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왜 그랬는지 아느냐”고 묻자 “뭘 물어보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랑프리급 말 사려고 한 것 아닌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검이 ‘(삼성그룹이)170만 유로짜리 말을 구입해 주기로 한 건 언제 얘기됐느냐’고 질문하자 최씨는 “계약이 안 돼서 기억이 안 난다”고 대답했다.
특검이 “카푸치노 매매계약은 실제로 체결됐다”고 하자 최씨는 "카푸치노?"라고 되물으면서 "난 그거 모른다"고 말했다.
특검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가 승마협회를 좌지우지 한다, 경계해야 한다’는 등의 얘기를 한 적이 있느냐 없느냐”고 추궁하자 최씨는 목소리를 높이며 "없다, 박원오가 승마협회를 좌지우지 했느냐"고 되려 묻기도 했다.
특검이 ‘2015년 12월11일에 증인이 박원오 전 전무와 결별하고 귀국한 것이 맞느냐’고 질문하자 최씨는 웃으면서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결별이라는 건 좀 그렇다”고 말했다.
특검이 “아까 위증선서를 했으니 말 잘 해야 한다”고 하자 최씨는 “기억 안 나는 건 안 나는 거다”고 응수했다.
특검이 “기억이 안 나는 거냐, 아니라는 거냐”고 묻자 최씨는 “기억이 안 나는 것”이라고 했다가 같은 질문을 두고 다시 “아니다”라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최씨가 특검 질문을 끊고 말을 하자 재판부는 “끝까지 듣고 대답을 하라”는 등 태도를 꾸짖었다. 최씨가 특검에게 도리어 질문을 하자 재판부는 “오늘은 특검 질문에 증인이 대답을 하는 자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