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 '엔비디아 빈 자리' 채운다, 미국의 AI 반도체 수출 규제로 반사이익

▲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 점유율이 크게 낮아지고 화웨이의 시장 지배력은 높아지고 있다. 화웨이의 기술 발전과 미국의 수출 규제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화웨이 '어센드' 인공지능 반도체 기반 서버용 제품. <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이 급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내수 고객사들의 수요를 빠르게 대체하며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AP통신은 29일 투자기관 번스타인의 분석을 인용해 “2026년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8% 수준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2025년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40% 안팎으로 추산되는데 큰 폭으로 줄어드는 수치다.

반면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2025년 40% 수준에서 2026년 50% 이상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제시됐다.

화웨이가 그동안 엔비디아 반도체를 구매하던 내수 고객사들의 수요를 빠르게 잠식하며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중국 수출 규제를 점차 강화하면서 화웨이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엔비디아와 AMD 등 기업은 미국의 규제 영향으로 중국에 고성능 반도체를 수출할 수 없다. 엔비디아 H20 등 중국을 겨냥해 개발한 저사양 제품도 2025년 들어 한시적으로 수출이 금지된 적이 있다.

중국 정부가 현지 기업들에 화웨이를 비롯한 자국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의 제품 구매를 장려한 점도 배경으로 지목된다.

시장 조사기관 옴디아는 AP통신에 “딥시크를 비롯한 중국 인공지능 기업들에서 화웨이 반도체 사용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중국이 자급체제를 강화해가고 있다”는 관측을 전했다.

AP통신은 화웨이 최신 인공지능 반도체 ‘어센드950’ 시리즈 성능이 엔비디아 고성능 제품인 H200과 일부 측면에서 유사한 성능을 보인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았다.

화웨이가 꾸준한 기술 발전으로 엔비디아와 직접 경쟁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오면서 중국 내 고객사들의 선택을 받기 유리해졌다는 것이다.

AP통신은 화웨이 인공지능 반도체가 여전히 AI 모델 학습을 비롯한 분야에서는 엔비디아 제품에 밀린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그러나 딥시크와 같은 기업이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화웨이 반도체에 최적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 상황이 점차 달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중국 인공지능 기업들은 여전히 엔비디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며 “그러나 시장 주도권은 더 이상 엔비디아만을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