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들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고 있지만 SK하이닉스나 TSMC의 기술력을 따라잡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영국 투자기관의 분석이 제시됐다. SK하이닉스 고대역폭 메모리(HBM) 홍보용 이미지. < SK하이닉스 >
특히 SK하이닉스 실적에서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중국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 주요한 근거로 제시됐다.
영국 자산운용사 베일리기포드앤코의 폴리나 맥패든 매니저는 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SK하이닉스와 TSMC, 네덜란드 ASML은 모두 독보적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맥패든 매니저는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SK하이닉스나 TSMC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TSMC의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기술력은 단순히 자본을 바탕으로 쌓아올린 성과가 아니기 때문에 중국 경쟁사들이 독점 체제를 위협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맥패든 매니저는 “TSMC는 수십 년에 걸쳐 첨단 반도체의 방대한 공정 노하우를 구축했다”며 “필요한 첨단 장비를 모두 갖춰낸다고 해도 기술력을 복제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수출 규제로 최첨단 반도체 생산 장비를 사들이지 못하게 된 만큼 격차를 따라잡을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기업들도 최근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와 같은 중국 경쟁사의 빠른 성장에 추격 위협을 받고 있다.
CXMT는 최근 상하이 증시에 상장하며 확보한 자금을 반도체 설비 투자 확대에 활용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시장 점유율을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맥패든 매니저는 SK하이닉스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HBM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HBM은 일반 D램과 달리 중국 기업들이 갖추지 못한 첨단 공정과 장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격차를 좁히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에 막대한 자본을 들이더라도 단기간에 메모리반도체와 파운드리 글로벌 상위 기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는 다소 과도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맥패든 매니저는 투자자들에 “시장이 불안할수록 분기별 실적보다 5~10년 뒤를 바라보고 기초체력 및 중장기 성장성을 확보한 기업을 가려내는 투자 전략으로 차별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