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르노코리아 연간 판매 실적이 꺾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3월에 내놓은 신차 ‘필랑트’가 부진한 판매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부산 공장에서 위탁 생산 중인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폴스타4'의 미국 수출길까지 막혔기 때문이다.
 
르노코리아 '필랑트' 부진에 '폴스타4' 미국 수출도 막혀, 니콜라 파리 2년 연속 5만 대 판매 수성 '빨간불'

▲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도 판매 기록 달성에 고전하고 있다. <르노코리아>


올해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상황으로,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의 2년 연속 5만 대 판매 기록 달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29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르노코리아 연간 판매량이 4만 대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첫 번째 이유로는 르노코리아가 부산 공장에서 위탁 생산 중인 폴스타4를 더 이상 미국으로 수출할 수 없다는 점이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폴스타는 최근 미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미국 상무부가 2027년형 모델부터 폴스타 차량 판매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번 판매 금지 결정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 마련된 ‘커넥티드 차량’ 규제가 적용된 첫 사례다. 커넥티드 차량 규제는 국가안보 우려로 중국이나 러시아와 연계된 블루투스, 와이파이 등 무선 연결 기술이 탑재된 차량의 수입과 판매를 막는 조치다.

폴스타 지분 가운데 80% 정도를 중국 지리그룹이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 판매 금지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폴스타가 미국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하면서 르노코리아도 타격을 받게 됐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11월부터 부산 공장에서 폴스타4를 생산해 북미에 수출하고 있다.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폴스타4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수출 2921대를 기록했다. 르노코리아 전체 수출 물량의 26.7%를 폴스타4가 차지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폴스타4가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로도 수출된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미국 수출이 막히면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월 출시한 준대형 SUV '필랑트'의 판매 부진까지 겹치면서 올해 판매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9월부터 르노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니콜라 파리 사장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리 사장이 연간 판매 실적을 온전히 책임지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르노코리아 '필랑트' 부진에 '폴스타4' 미국 수출도 막혀, 니콜라 파리 2년 연속 5만 대 판매 수성 '빨간불'

▲ 르노코리아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필랑트. <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5만2271대를 판매했다. 르노코리아가 연간 판매 5만 대를 넘긴 것은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2023년에는 2만2048대, 2024년에는 3만9816대를 판매했다.

2024년 9월 출시한 중형 SUV 그랑콜레오스가 좋은 판매 흐름을 보이면서 지난해에는 KG모빌리티(KGM)를 제치고 국내 완성차 제조사 판매 순위 3위에 올랐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5월까지 누적 판매 2만8733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량이 25.3% 줄었다. 신차 효과가 끝나면서 그랑콜레오스의 내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2.1%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5월까지 누적 판매 기준 국내 완성차 제조사 판매 순위에서는 KGM에 이어 4위에 올라 있다

신차 필랑트가 그랑콜레오스의 지난해 판매 실적을 이어받아야 하지만, 오히려 판매량이 매월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필랑트는 출시 첫 달인 3월만 해도 4920대를 판매하면서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4월에는 2139대로 3월보다 판매량이 56.5% 줄었다. 5월 판매는 1201대로 그랑콜레오스보다도 47대 덜 팔렸다.

일각에서는 그랑콜레오스 판매 가격이 3497만 원부터 시작하는 것과 비교해 필랑트 판매 가격은 4300만 원이 넘어간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르노코리아 입장에서는 출시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신차에 공격적으로 할인 프로모션을 펼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폴스타의 미국 철수 결정으로 수출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반기에도 판매량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부산 공장에서 생산한 폴스타4가 미국에만 공급되는 것은 아니고, 캐나다 등 북미 시장을 대상으로 수출해 왔기 때문에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