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오늘 논의할 ‘한반도 KTX’는 국가 첨단산업의 생명선이 될 것이다. 세계 반도체 전쟁의 최전선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바이오와 배터리 산업의 거점인 청주를 수도권과 직결시키면 인재와 물류가 흐르고 기업 경쟁력은 비약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반도 KTX 구축과 국가균형발전 토론회’ 인사말에서 ‘한반도 KTX’ 구축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한반도 KTX' 국회 토론회, "호남·중부 내륙 노선과 에너지고속도로 연계해야"

▲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반도 KTX 구축과 국가균형발전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날 토론회는 호남, 충청, 경기 등 권역 국회의원 51명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더불어민주당 국가균형성장특별위원회가 주관했다. 토론회는 올해 하반기 발표될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한반도 KTX 노선 신설을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가 철도망 계획은 향후 10년 동안 대한민국 철도망 구축 방향을 결정하는 최상위 법정 계획이다.

한반도 KTX는 남서울-성남(광주)-용인-안성-청주-세종(북대전)-동전주-남원-구례-순천-여수를 잇는 총연장 325km의 내륙 노선이다. 

KTX로 서울-부산 약 400km를 이동하는데 2시간18분이 걸리는 반면 서울-여수 360km 노선은 약 3시간으로 거리 대비 효율이 크게 낮다. 전북 익산과 전남 여수를 잇는 전라선에 곡선 주로가 많은 데다 시속 150km 이상 운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 전라선 총 180km 중 42km 구간에서 부분 직선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조 의원은 지난해 8월 전라선 부분 직선화 사업의 시간 단축 효과가 15분 수준에 그쳐 비용 대비 효과가 낮은 만큼 아예 새로운 고속 철도노선인 한반도 KTX를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해당 노선이 신설되면 서울에서 여수까지 이동 시간을 기존 3시간에서 2시간 안팎으로 크게 줄일 수 있다.

이재훈 전 한국교통연구원 박사는 이날 발제를 맡아 고속 교통망에서 소외됐던 호남·중부 내륙 지역을 2시간대에 이동할 수 있도록 해 첨단 산업 입지의 남방 한계선을 기존 충청권에서 호남 내륙 및 남해안 지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반도 KTX 신규노선 건설에는 20조~25조 원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제5차 국가 철도망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제안 받은 전체 사업 600조 원 가운데 가장 큰 규모에 해당한다.

이에 이 박사는 민간이 추진하는 사업 또는 기존 전라선 고속화 사업과 연계해 사업비를 절감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현재 조계원 의원 등은 서울 잠실에서 청주공항을 잇는 중부권 광역급행철도(JTX)와 한반도 KTX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남서울에서 청주까지는 이미 300만 명 이상 수요가 확보돼 있어 약 10조 원 규모에 해당하는 JTX 사업과 연계하면 총 사업비를 10조 원 초반대로 줄여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충분히 적격 판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JTX 사업은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민자 적격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또 다른 발제를 맡은 이순형 동신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는 한반도 KTX 사업을 에너지고속도로와 연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에너지고속도로는 전남·전북 등 재생에너지 생산 지역의 전력을 수도권·산업지대 등 수요지로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국가 에너지 인프라 사업을 말한다.

이 교수는 “호남권에서 수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전력 라인이 2개뿐이라 4.5기가와트(GW)밖에 못간다”며 “추가 송전 선로를 설치하는 데 있어 지역별 반발이 심해 쉽지 않다. 한반도 KTX를 구축하면서 철도 안전을 확보하는 범위 안에서 전기 송전망을 함께 건설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8~10GW 송전 선로를 건설하는데 10조~11조 원이 들어가는데 철도를 할 때 같이 깔면 토목 공사를 하면서 상당 부분 서로 간의 비용을 경감시킬 수 있다”며 “한반도 KTX는 단순한 철도가 아니라 국토 균형을 맞추는 에너지와 물류의 초고속도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KTX 사업과 에너지 고속도로를 연계하는 구상은 앞으로 사업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공수 국가철도공단 기획본부장은 “2038년까지 (송전선로 건설에) 80조~100조 원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한반도 KTX가 타당성 조사를 에너지 고속도로와 결부해서 하게되면 타당성이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한반도 KTX 추진 과정에서 부딪힐 난관에 관한 우려도 표했다.

그는 “한반도 KTX가 여러 지역 통과 하는데 노선이 10개 이상 정차역을 통과할 경우 속도 효율성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며 “모든 통과 지역에서 반드시 정차해야한다는 요구가 있으면 합의가 안 되고 그런 요구 때문에 진행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지역민과 수많은 대화를 통해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한반도 KTX 신설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가 철도망 계획 수립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김태병 철도국장은 “향후 10년 동안 교통망을 짜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이재명 정부는 국토균형발전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며 “서울에서 여수를 2시간대에 이동하게 될 때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토론회에서의 제안을 충분히 검토해서 5차망 계획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