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신증권이 내년 6년 만에 새로운 리더십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신증권은 대형 증권사들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 초대형투자은행(IB)로 도약이 필수적이다.
 
대신증권 초대형IB의 길 이끄는 '원클럽맨' 진승욱, '자본 확충' 과제 이어간다

▲ 진승욱 대신증권 부사장.


새로 대표이사를 맡을 진승욱 대신증권 부사장이 오익근 대표이사 사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자본 확충’에 힘을 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차기 대표이사로 진승욱 기획지원총괄 부사장을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익근 사장은 용퇴 의사를 밝혀 내년 3월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진 부사장은 1968년생으로 30년 넘게 대신증권에 몸을 담은 ‘원클럽맨’이다. 1993년 대신증권에 입사해 전략지원부문장, 경영기획부문장, 대신자산운용 대표 등을 역임했다.

진 부사장으로선 오 사장의 빈자리를 채워야하는 책임이 막중하다.

오 사장은 2020년 취임해 3연임에 성공한 장수 전문경영인(CEO)이다. 특히 임기 중에 대신증권을 국내 10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키워내는 굵직한 성과를 냈다.

오 사장은 이를 위해 임기 내내 공격적 자본 확충을 추진했는데 진 부사장 역시 내년 임기 시작부터 자본 확대 기조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신증권은 초대형IB 자격을 얻어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5월에는 1150억 원 규모, 6월에는 500억 원 규모로 모두 1650억 원어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빠르게 자본을 늘려가고 있다.

초대형IB·발행어음 요건인 ‘자기자본 4조 원’을 목표로 공격적 자본 확충을 이어가는 것이다.

2분기 말 대신증권의 자본 규모는 별도기준으로 약 3조7033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신증권 초대형IB의 길 이끄는 '원클럽맨' 진승욱, '자본 확충' 과제 이어간다

▲ 현재 대신증권을 제외한 9개 종투사가 발행어음 인가를 얻었거나 신청한 상태다.


정부의 자본시장 강화 기조는 진 부사장의 마음을 조급하게 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의 실적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정부는 종합투자계좌(IMA) 등 자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날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IMA 사업자 지정 안건을 의결하면서 국내 첫 IMA 사업자 탄생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같은 날 키움증권의 발행어음 신청도 의결되면서 발행어음 사업자 역시 더 늘어날 전망이다.

키움증권과 함께 발행어음 신청서를 제출한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가 모두 인가를 얻을 경우 국내 발행어음 사업자는 모두 9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대신증권을 제외한 9개 종투사 모두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게 되는 것이다.

대신증권이 발행어음 사업에 도전하기 위해선 초대형IB 요건인 ‘자기자본 4조 원’을 달성한 뒤, 2년 간 재무 건전성·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체계·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자본시장을 확대 정책을 추진하면서 중소형 증권사들 사이에선 대형 증권사와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며 “대신증권의 자본 확충 기조는 계속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대표 인사와 관련해서는 아직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올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공시에서 자기자본 4조 원 달성과 자기자본 이익률 10%를 목표로 하는 초대형IB 도약 계획을 발표했는데 장기적 관점에서 이런 방향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