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와 다이소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주된 쇼핑 구매 채널로 이용한다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실적을 보면 여전히 이커머스 플랫폼의 영향력이 강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쿠팡과 네이버 등 온라인 커머스 채널의 성장 탓에 점차 설자리가 좁아졌지만 최근 오프라인 매장을 자주 찾게 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반응이 실적으로 연결되지는 않는 분위기다. 온라인에서 받기 힘든 고객 경험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느끼기 위해 매장을 찾기는 하지만 실제 구매는 온라인으로 하는 흐름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9일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최근 발표한 ‘오프라인 쇼핑 트렌드리포트 2025’에 따르면 오프라인 쇼핑의 존재감이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9월29~30일 이틀 동안 전국 만 20~69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를 보면 쇼핑을 할 때 오프라인 채널을 주로 이용하는 비율은 41.3%를 기록하며 1년 전보다 15.8%포인트 상승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온라인을 주로 사용하는 고객이 오프라인을 주로 사용하는 고객보다 3배정도 많았는데 이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자세히 보면 쿠팡과 네이버를 주된 쇼핑 구매 채널로 찾고 있다는 응답자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을 주구매 채널로 이용한다고 응답한 고객은 1년 전 38.3%였는데 현재 34.9%로 3.4% 빠졌다. 네이버를 주구매 채널로 이용한다고 응답한 고객 역시 9.3%를 기록해 1년 전보다 2.2% 감소했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다는 사람이 전반적으로 늘었다.
이마트를 주된 구매 채널이라고 말한 사람은 1년 전만 하더라도 4.5%에 그쳤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7.0%로 증가했다. 동네슈퍼·식자재마트, 다이소, 편의점, 농협 하나로마트 등 다른 오프라인 매장을 주로 찾는다는 고객 비중도 각각 1.8%포인트, 1.9포인트, 1.9%포인트, 1.6%포인트 늘었다.
눈에 띄는 지점은 모든 세대에 걸쳐 오프라인 채널 선호 현상이 강해졌다는 점이다. 60대가 오프라인을 주된 구매 채널로 찾는 비중은 1년 전보다 25.1%포인트 늘어난 58.5%다. 모든 연령에 걸쳐서 오프라인 이용 비중 증가 폭이 가장 크다.
50대 역시 오프라인을 선호한다는 응답자 비중이 기존보다 16.6%포인트 늘었으며 40대(12.8%포인트), 30대(13.2%포인트), 20대(8.5%포인트) 등도 모두 오프라인 쪽으로 더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마트를 주구매 쇼핑 채널이라고 응답한 고객은 모든 세대에 걸쳐 증가했다. 20대는 편의점, 40대는 다이소, 50대 이상에서는 동네슈퍼의 주이용률이 모두 3%포인트 이상 확대했다.
쇼핑 시장의 주도권이 사실상 온라인에 넘어간 상황에서 오프라인 유통기업을 향한 방문 고객이 늘어나는 신호를 보였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온라인 기업들이 결코 채우지 못하는 고객 경험을 강화한 것이 이런 흐름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최근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객 경험을 강화하는 쪽으로 신규 매장을 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모습. <연합뉴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 할인마트가 올해 새로 낸 신규 점포만 하더라도 모두 체험형 공간을 대폭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단순히 장을 보는 공간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 외식도 하고 여가 공간도 둘러보는 새로운 기능을 강화한 것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상당수의 설문 응답자들은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찾는 이유를 놓고 외식과 푸드코트, 문화와 여가, 휴식, 체험공간 등 쇼핑 이외의 목적을 위해 방문한다고 대답했다.
최근 수년 사이 사세를 급격히 키우고 있는 다이소는 ‘탐색형 소비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 오픈서베이의 분석이다.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려는 목적 이외에도 구경하면서 새로운 상품을 발견하는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오픈서베이는 “오프라인 매장은 단순한 구매 공간을 넘어 외식과 휴식, 여가를 함께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이런 현상과 실적은 연결성이 떨어져 보인다.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5년 9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1년 전보다 전체 매출은 7.7% 증가했는데 온라인은 16.5% 증가한 반면 오프라인 매출은 1.0% 감소했다.
올해 누적으로 봐도 온라인 회사의 매출은 매달 증가한 반면 오프라인 회사의 매출은 1월과 5월, 7월을 제외하면 모두 감소했다.
온라인 커머스의 대표주자인 쿠팡이 올해 매 분기마다 매출 신기록을 쓰고 있는 것 역시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비중이 계속 늘고 있는 현상을 보여준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