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PI첨단소재가 중국 스마트폰 수요 감소에다 두께가 얇은 최신 '슬림폰' 판매 부진까지 더해지며 올해 3분기 주요 제품군 매출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송금수 PI첨단소재 대표이사는 주력 폴리이미드(PI) 소재의 적용분야를 주력 모바일을 넘어 전기차, 항공·우주 등 고부가 첨단산업 전반으로 확장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PI첨단소재 스마트폰 수요 감소에 주춤, 송금수 고부가 비중 확대 박차

송금수 PI첨단소재 대표이사가 폴리이미드(PI) 소재 적용분야를 고부가 첨단산업 전반으로 확장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PI첨단소재에 따르면 2028년까지 비모바일 분야 매출 비중을 기존 24.9%에서 5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PI첨단소재 모바일 관련 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75.1%를 차지하고 있다. 연성회로기판(FPCB), 방열시트, 첨단산업용 등 핵심 제품군이 모두 스마트폰에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수요에 크게 좌우되는 사업 구조 탓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 둔화와 출시 전 기대를 모았던 ‘슬림폰’ 판매 부진이 겹치면서 2025년 3분기 3대 핵심 제품군 매출이 모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실적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PI첨단소재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84억 원과 11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분기 비교해 매출은 6%, 영업이익은 27% 하락한 수치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상반기에 주문이 몰리게 된 '풀인효과(Pull-in)'로 하반기 들어 중국 지역에서 스마트폰 관련 부품 수요가 약화된 점과 북미 주요 고객사 슬림폰이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부분이 실적 하락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PI첨단소재는 올해 2분기부터 북미지역에 슬림폰 핵심 소재인 5μm(마이크로미터) 두께의 폴리이미드필름을 공급하고 있다.

얇은 두께를 구현할 목적에서 성능을 희생시켰다는 점이 슬림폰 판매 부진 원인으로 꼽힌다. 

아이폰17 에어의 경우 배터리 용량이 3149mAh(밀리암페어시)로 일반 모델인 아이폰17의 3692mAh보다 작고 후면 카메라도 1개뿐이다.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슬림폰 모델 ‘갤럭시 S25 엣지’도 배터리 용량이 낮을 뿐만 아니라 후면 카메라에서 망원렌즈가 제외돼 상대적으로 기능이 축소된 것으로 평가된다.

송금수 대표로서는 비모바일 매출 비중을 높일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송 대표는 회사 홈페이지에서 “폴리이미드가 적용되는 전방산업의 다각화로 굳건한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PI첨단소재 스마트폰 수요 감소에 주춤, 송금수 고부가 비중 확대 박차

▲ 지난 10월29일 신동윤 PI첨단소재 최고기술책임자(CTO, 우측)과 노신영 플렉셀스페이스 최고기술책임자가 우주·위성용 태양전지소재 공동연구 협약식을 가진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PI첨단소재 > 


송 대표는 2023년 3월 취임한 뒤 같은 해 6월 전기차 구동에 요구되는 내열성 및 절연성을 부여하는 폴리이미드 바니쉬(PI 바니쉬)의 연간 생산능력을 600톤에서 3600톤으로 약 6배 확대한다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내열용 폴리이미드 소재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도 나선다.

PI첨단소재는 지난 10월 우주·위성용 태양전지 개발기업인 플렉셀스페이스와 차세대 우주 전력 공급 기술 공동연구 협약 체결했다.

협약의 핵심 목표는 차세대 위성 전력 공급의 핵심 기술인 초경량, 고내열, 고신뢰성을 갖춘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는 협력의 첫 단추로 11월 발사 예정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4차에 PI첨단소재 폴리이미드 필름 제품을 적용한 태양전지를 적용한다.

PI첨단소재 관계자는 “폴리이미드는 항공·우주 산업을 위해 개발된 소재로 극한의 환경에서도 탁월한 내열성과 안정성을 보인다”며 “이번 협력으로 한국형 차세대 우주·위성용 소재 및 태양전지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세계 우주산업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전기차 시장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다소 길어지고 있으며 우주·위성용 분야 역시 본격적인 시장 성장을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고부가 디스플레이 기반 모바일 매출에 대한 일정 부분 의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폴더블폰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부분에서 고부가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 회의(APEC CEO 서밋)에서 두 번 접는 스마트폰인 ‘트라이폴드폰’ 실물을 최초로 공개하며 새로운 제품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PI첨단소재는 폴더블폰 핵심 소재인 폴리이미드 필름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30.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