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한준 사장의 면직안 재가에 따라 새로운 사장 선임을 앞두며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토지주택공사를 향해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새 사장 인선을 놓고 김세용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 이헌욱 변호사, 김헌동 전 SH 사장 등이 주요 후보로 거론된다
 
 '택지 매각 중단' 개혁 앞둔 LH, 차기 사장에 김세용·이헌욱·김헌동 물망

▲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이한준 사장의 면직안 재가로 새 사장 인선을 위한 준비를 예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새 사장 인선을 위한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이 전 사장의 면직안이 재가된 만큼 향후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등 인선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기업 사장 인선은 임원추천위원회 추천,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운영위원회 심의, 이사회 의결을 거쳐 주무부처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최종 임명 등 순서로 진행된다.

토지주택공사의 새 사장 후보를 놓고는 김세용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 이헌욱 변호사, 김헌동 전 SH 사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 교수는 주택·도시정책 전문가로 2018년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및 2022년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을 역임해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재명 정부의 출범 당시 국정기획위원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SH 사장으로 재임할 당시 개발이익 공공환수제 가운데 하나인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모델의 도입을 추진하기도 했다.

지분적립형 주택은 공공이 주택의 지분을 일정 기간 보유하면서 주택 가치 상승으로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공유하고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모델이다.

김 교수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도 이재명 정부의 '공적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의 핵심 유형으로 지분적립형 주택을 제시했다.

이헌욱 변호사는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이후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정책사업단장 등으로 활동했다. 2019년에는 GH 사장을 맡았다.

올해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는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진짜 대한민국 선거대책위원회 금융주거본부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택지 매각 중단' 개혁 앞둔 LH, 차기 사장에 김세용·이헌욱·김헌동 물망

▲ 왼쪽부터 김세용 교수, 이헌욱 변호사, 김헌동 전 SH사장. <네이버>


이 변호사는 GH 사장을 맡았던  당시 기본주택 정책을 설계했다. 이 변호사가 설계한 기본주택 정책은 토지주택공사 개혁의 핵심 방향인 '개발이익 공공환수'와 방향성이 같다.
 
기본주택은 거주자에게는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하면서 공공이 일정 기간 뒤 환매하거나 토지임대부 방식을 결합하는 등 주택을 투기 수단이 아닌 주거 수단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헌동 전 SH 사장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활동한 시민운동가다. 
 
김 전 사장은 SH를 이끌며 분양원가 공개, 후분양제 의무화 등 을 추진했다.

토지주택공사의 택지 매각 사업방식에도 날을 세워 왔다.

김 전 사장은 SH사장 재임 시절인 2023년 기자설명회에서 "토지주택공사는 택지를 매각해 돈을 버는 '땅장사'에만 집중하며 공공기관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은 LH 사장을 맡는 데 강한 의지도 보이고 잇다.

김 전 사장은 8월에 이한준 전 토지주택공사 사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곧 토지주택공사 사장 공모가 시작된다“며 ”지난 3년 경험을 쏟아 토지주택공사의 변화와 혁신을 통한 집값 안정과 전국 명품 도시 건설에 다시 도전할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토지주택공사의 사업구조를 놓고 강도 높은 개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차기 사장에도 방향성을 같이 할 인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은 올해 6월 국무회의에서 토지주택공사가 택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구조를 놓고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집값 안정보다 땅 장사로 비친다"고 말했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