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홍 신한베트남은행 퓨처뱅크그룹 부행장이 4일 베트남 롯데호텔 하노이에서 열린 ‘2025 비즈니스포스트 금융포럼 in 하노이’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대홍 신한베트남은행 퓨처뱅크그룹 부행장은 4일 베트남 롯데호텔 하노이에서 열린 ‘2025 비즈니스포스트 금융포럼 in 하노이’에서 신한베트남은행의 디지털 전략은 기본기를 탄탄히 하는 것에 있다고 소개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 내 56개 지점을 가지고 2024년 기준 자산 규모 80억 달러, 순이익 약 2억 달러 기록하고 있는 외국계 1위 은행이다. 말 그대로 베트남에서 가장 잘 나가는 외국계 은행이다.
그런 신한베트남은행에도 어려움은 있다. 풍부한 디지털 역량 고도화 경험을 바탕으로 우위를 자신했던 디지털 전략 측면에서도 그렇다.
김 부행장은 “신한은행이 한국에서는 큰 은행이지만 베트남에서는 외국계 은행, 아주 작은 은행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 시중은행들의 디지털·ICT 변화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며 “상위권 은행앱은 한국 은행앱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시중은행들의 디지털·ICT 투자 규모도 한국 시중은행들 못지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김 부행장은 “베트남 테크콤은행의 디지털·ICT 부문 직원 수는 약 1만5천 명”이라며 “연간 투자 규모도 약 3천억 원으로 한국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과 거의 동등한 수준의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외국계 은행으로서 현지 은행보다 경쟁우위를 점하는 것이 쉽지 않은 베트남 시장에서 신한베트남은행은 ‘정공법’을 택했다.
김 부행장은 “신한베트남은행의 디지털 전략은 ‘이게 무슨 전략이야’라고 할 만큼 가장 기본적인 것들에 집중하고 있다”며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작은 은행이기 때문에 더욱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이 집중하고 있는 첫 번째 기본기는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의 편의성이다.
김 부행장은 “베트남 현지 은행들과 같이 제휴 서비스 등을 모두 제공하는 것은 할 수 없다”며 “저희는 조회와 이체만큼은 빠르게, 그리고 외국인들에게만큼은 좀 더 편하게 하자는 전략을 세워뒀다”고 말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외국계은행으로서 한국어, 영어, 베트남어를 적용했을 때 모두 매끄럽게 전환되는 앱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카드와 포스(POS, 결제단말기)를 꼽았다.
김 부행장은 “십년 전만 해도 베트남은 현금중심 사회였다”며 “지금은 베트남 정부가 ‘캐시리스’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이 정부 주도 아래 현금 없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모든 금융회사가 ‘기본’으로 가져가야 하는 결제 영역을 챙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김대홍 신한베트남은행 퓨처뱅크그룹 부행장이 4일 베트남 롯데호텔 하노이에서 열린 ‘2025 비즈니스포스트 금융포럼 in 하노이’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사례로는 ‘BaaS(Banking as a Service, 서비스형 뱅킹)’이 제시됐다.
김 부행장은 “BaaS의 다른 표현으로는 ‘에브리웨어 뱅크(Everywhere Bank)’, ‘임베디드 뱅크(Emedded Bank)’ 등이 있다”며 “지점 수가 많지 않다보니 큰 플랫폼을 통해 신한베트남은행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은행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행장은 같은 전략의 다른 사례로 ‘오픈이노베이션’도 언급했다. 다양한 스타트업과 협업에서 신한베트남은행의 서비스를 접목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신한베트남은행은 기본에 충실한 성장 궤도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목표는 남다르다.
김 부행장은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1993년 사무소로 출발한 뒤 합병을 거쳐 성장해왔다”며 “지금 신한베트남은행의 목표는 베트남 ‘톱 10’ 은행이다”고 말했다.
김 부행장은 신한은행은 물론 신한금융지주의 디지털전략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신한금융지주 디지털전략팀을 거친 뒤 신한은행 디지털전략부, BaaS사업부 셀장, 디지털사업부 팀장 등을 역임했다. 2025년 1월부터 신한베트남은행에서 디지털, ICT, 페이먼트를 총괄하는 퓨쳐뱅크그룹을 이끌고 있다. 조혜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