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핵추진 잠수함 미국 승인은 "상징적" 외신 평가, 실현까지 갈 길 멀어

▲ 미국 트럼프 정부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승인한 것은 정치적으로 상징적 성과를 거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는 외신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이를 실현하기까지 한국이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 장소로 거론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트럼프 정부의 한국 핵추진 잠수함 개발 승인은 양국의 동맹 관계 변화와 경제 협력 등 측면에서 상징적 의미를 띠고 있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다만 한국의 기술 및 인력, 인프라 한계와 미국의 법률적 절차 등을 고려하면 실제 결실을 거두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미국 정치전문지 더디플로맷은 4일 “미국의 한국 핵추진 잠수함 승인 결정은 실질적 내용보다 상징성이 더 크다”며 “이는 동맹 관계의 균형 변화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월 말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 관련 요청을 받은 뒤 곧바로 이를 승인하겠다고 발표했다.

더디플로맷은 이를 두고 한국과 미국 사이 신뢰가 강력해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다만 핵연료 등 구체적 내용과 관련한 승인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아직 여러 단계의 절차를 거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더디플로맷은 미국 정부의 승인이 실제로 관련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기보다 한국과 단결을 상징하는 정치적 의미가 있다는 측면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이번 결정으로 자국에서 동맹 및 협력 강화 성과를 앞세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우선 한국은 첫 잠수함을 미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데 합의함으로써 국방과 관련한 중요 프로젝트를 미국의 산업 및 정치 환경에 일부 의존하게 됐다.

또한 미국이 한국과 원자력 기술 관련 협업을 추진하려면 관련 협정 내용을 수정해야 하고 기술적 세부 사항도 조율해 확정해야만 한다.

따라서 더디플로맷은 “미국 정부는 이번 결정으로 별다른 비용 없이 정치적 성과를 얻게 됐지만 한국은 장기간의 협상과 투자, 시간을 들이는 일이 불가피하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에도 이번 발표는 국방 강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여론에 응답하며 리더십을 강조하는 효과를 줄 수 있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더디플로맷은 한국 해군이 미국의 지원을 받더라도 핵추진 잠수함 개발에 10년 넘는 시간을 들여야만 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한 이를 위한 원자로 기술과 전문 기술인력, 안정적 자금도 필요한데 이는 한국에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미국 정부가 한국에 핵추진 잠수함 관련 기술을 일부 이전하려 하지만 이는 의회 및 정부 여러 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혔다.

더디플로맷은 이에 따라 “한국이 미국 정부의 조건부 승인을 실질적 성과로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며 “꾸준한 인내심을 두고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