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 분할 직전 전력질주, 김경아 바이오시밀러 확대·신약 개발 '두 바퀴로 간다'

▲ 2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분할을 앞두고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안정적 수익을 거두면서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사진)의 신약 개발 사업 확대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며 ‘홀로서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분할을 앞둔 시점에서 신약개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자금 기반도 한층 탄탄해졌다는 평가이다.

2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3분기 미국 시장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SB17’의 상업 공급을 본격화하며 수익성 확대를 이끌고 있다.

‘SB17’은 상반기 미국시장에 출시된 이후 현지 대형 사보험사와 자체상표(Private Label) 계약 2건을 체결했고, 3분기부터 공급이 본격화되면서 시장 안착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미 안정적으로 매출을 내고 있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 등 기존 제품군의 실적도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5년 3분기 별도기준 매출 4410억 원, 영업이익 1290억 원을 거뒀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3.5%, 영업이익은 89.9% 증가하며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 수익 감소에도 글로벌 판매 확대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 점이 돋보인다.

김 사장으로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할을 앞두고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바이오젠의 합작사로 출범해 자회사 체제를 거쳤으며, 설립 13년 만인 11월1일자로 독립 법인으로 분리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분할 직전 전력질주, 김경아 바이오시밀러 확대·신약 개발 '두 바퀴로 간다'

▲ 삼성바이오에피스(사진)가 11월1일자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분할돼 13년 만에 독립 경영 체제를 시작한다.


김 사장은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만큼 분할 이후에도 회사를 이끌 가능성이 크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오랫동안 고한승 전 대표 체제 아래 운영돼 왔으나, 고 전 대표가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 단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2024년 11월 12년 만에 수장이 교체됐다.

당시에도 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고 전 대표의 뒤를 이어 신약개발 중심의 전략 전환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분할을 계기로 그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 사장은 삼성그룹 내에서 전문경영인(CEO) 가운데 첫 여성 CEO이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전 과정을 이끌어온 핵심 인물로 꼽힌다.

삼성종합기술원 수석연구원 출신으로 공정·품질·인허가 등 사업 전반에 깊이 관여해왔으며, 바이오시밀러 개발 현장을 두루 경험한 실무형 리더로 평가된다.

서울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약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 독성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학문적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겸비한 드문 여성 리더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개발사로 도약을 이끌 적임자인 셈이다.

이미 이를 위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중국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기업인 프론트라인바이오파마와 후보물질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며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나섰다.

앞서 국내 바이오벤처 인투셀과도 ADC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등 차세대 모달리티(약물 전달 기술) 분야에서 협력 폭을 넓히고 있다.

김 사장은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통해 글로벌 유통망과 상업화 경험을 축적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신약개발의 밸류체인 완성을 구상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3분기 실적 상승은 마일스톤이 대폭 감소했음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판매를 확대한 결과”라며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기반으로 신규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